‘더 퍼스트 슬램덩크’ 북산고 멤버들이 착용한 농구화 7
‘강백호’부터 ‘안선생님’까지.

올타임 레전드 만화로 손꼽히는 <슬램덩크>가 신작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돌아온다. 1990년 연재를 시작한 <슬램덩크> 속 캐릭터들이 당대 NBA 최정정상 선수들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건 팬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 실제로 원작 작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한 인터뷰에서 주인공 강백호와 서태웅을 데니스 로드맨과 마이클 조던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슬램덩크>는 탄탄한 스토리만큼 세심한 고증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그만큼 주인공들이 착용한 농구화는 <슬랙덩크>에 큰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 강백호를 비롯해 <슬램덩크> 속 캐릭들이 신었던 농구화들은 실제 출시작들로, 해당 모델들은 지금까지도 ‘강백호 신발’, ‘서태웅 신발’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1월 4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 국내 개봉에 앞서, 강백호부터 안한수 감독까지 북산고 멤버들이 원작에서 착용한 일곱 켤레의 농구화를 확인해보자.
강백호 & 에어 조던 6 ‘인프라레드’
강백호의 첫 번째 농구화. 에어 조던 6 ‘인프라레드’만큼은 ‘마이클 조던의 신발’보다도 ‘강백호 신발’이라는 수식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판만화 기준 <슬램덩크> 49화에서 강백호는 신발 가게 점원이 신고 있던 농구화를 실수로 밟게 되는데, “중고품이니까 깎아줘요” 라는 말과 함께 30 엔(약 3백 원)을 주고 거의 빼앗다시피 에어 조던 6를 얻어낸다. 참고로 강백호의 신발 사이즈는 280으로, 그는 능남고를 꺾고 전국 대회 진출을 확정 짓던 당시 이 모델을 착용했다.
강백호 & 에어 조던 1 하이 ‘블랙/레드’
“빨강과 검정…북산의 색이다!” 강백호가 신발 가게 아저씨로부터 받은 에어 조던 1 하이 ‘브레드’는 오늘날 모든 에어 조던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로 손꼽힌다. 강백호에게 에어 조던 6를 빼앗겼던 신발 가게 아저씨는 “장식되어 있는 것보단 자네가 신어주는 편이 이 농구화도 기뻐하겠지”라는 말과 함께 고이 모셔뒀던 에어 조던 1을 건넨다. ‘브레드’는 다른 에어 조던 1에 비해 구하기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 이 점을 감안하면 신발 가게 아저씨가 강백호를 얼마나 진심으로 응원했는지 느낄 수 있다.
정대만 & 아식스 젤 PTG MT ‘화이트/레드’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의 애착 신발. 정대만이 착용한 아식스의 농구화 ‘파브레 포인트게터 L’은 지난 1983년 처음 출시됐으며, 현재는 약간의 디자인 수정을 거쳐 ‘젤-PTG MT’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신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아웃솔이다. 아웃솔에 총 3개의 원형 디테일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는 농구 선수들이 발바닥을 좌우로 쉽게 회전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서태웅 & 에어 조던 5 ‘파이어 레드’
마이클 조던을 모티브로 탄생한 캐릭터, 서태웅과 함께 코트를 누볐던 바로 그 신발. 강백호에 뒤지지 않는 그의 인기 덕에 에어 조던 5 ‘파이어 레드’는 <슬램덩크> 팬들과 스니커 마니아들 사이에서 ‘서태웅 신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슬램덩크> 전편을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서태웅과 강백호의 하이파이브 장면에서 서태웅이 바로 이 신발을 착용했다. 강백호의 에어 조던 1과 마찬가지로 시카고 불스를 상징하는 화이트, 레드, 블랙 컬러 조합으로 완성됐다.
송태섭 & 컨버스 엑셀레이터 미드
북산고 5인방 중, 송태섭과 채치수는 컨버스 농구화를 신었다. 송태섭의 착용 모델은 엑셀레이터 미드로, 발목까지 올라오는 미드톱 실루엣과 어퍼 측면에 배치된 컨버스 로고가 특징이다. 브랜드는 다르지만 송태섭의 컨버스 역시 강백호의 에어 조던과 마찬가지로 화이트, 레드, 블랙의 심플한 컬러 조합으로 완성됐다. 참고로 송태섭의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은 1990년대 피닉스 선즈의 대표 포인트 가드 케빈 존슨으로, 그 역시 현역 시절 컨버스 농구화를 신었다.
채치수 & 컨버스 프로 컨퀘스트 하이
지금은 NBA에서 컨버스 농구화를 신는 선수를 거의 보기 힘들지만, 마이클 조던의 에어 조던이 인기를 끌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래리 버드, 매직 존슨과 같은 리그 최정상 선수 중 다수가 컨버스 농구화를 신었다. 강백호와 서태웅의 선배이자 북산고 주장인 채치수는 컨버스의 프로 컨퀘스트 하이를 착용했다. 프로 컨퀘스트 하이는 뉴욕 닉스의 포워드 버나드 킹의 시그니처 농구화인데, 작가가 여기까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채치수와 버나드 킹의 외모 역시 상당히 닮았다.
안한수 & 아디다스 프로 모델
‘안 선생님’으로 불리는 북산고 농구부 감독 안한수가 신었던 신발은 아디다스 프로 모델이다. 프로 모델은 ‘슈퍼스타의 하이톱 버전’으로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슈퍼스타보다 일찍 출시된 아디다스 최초의 농구화다. 참고로 1970년대 NBA 선수 중 절반 이상이 아디다스 농구화를 착용했는데, 안한수의 나이와 커리어를 생각하면 그가 다른 브랜드의 농구화가 아닌 아디다스를 선호하는 것이 고증의 측면에서 역시 더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