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장마철 추천 아이템 8

장마가 돌아왔다. 젖고, 습하고, 찝찝한 시기다. 외출이 꺼려지고, 옷과 신발을 고르기도 쉽지 않다. 이 축축한 시기를 덜 불편하고 유용하게 만들 아이템은 뭘까? 패션, 시계, 전자제품, 액세서리, 스포츠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칼렉 멘즈 에어 블레이드 슬리브리스

Kaleg

“무더운 장마철에 러닝을 할 때면, 주변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등과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는 싱글렛을 주로 입곤 한다. 처음 싱글렛을 입었을 당시만 해도 누가 나를 쳐다볼까 하는 시선에 전전긍긍했다. 그런 생각이 칼렉의 에어블레이드 싱글렛을 만나고 바뀌었다. 감탄이 나올 만큼 빠른 속건 기능과 화려한 컬러감에 부끄러움은 저멀리 사라졌다. 가끔 이 제품 없이 러닝을 할 때면 아쉬울 정도다. 특히 가볍고 얇은 소재는 비가 오는 날에도, 땀이 비처럼 흘러도 걱정이 없다. 올가을 출전 예정인 마라톤 대회에도 함께할 예정이다.” 박준희, 스포츠 브랜드 기획 MD

오리엔트 레이

Orient

“중요한 자리를 갈 때보다 비 오는 날 아침에 어떤 시계를 찰지 더 고민한다. 방수 성능이 약한 시계라면 침투하는 습기에 당해 내부에 김이 서리고 말아서다. 이런 날엔 오리엔트 레이만한 게 없다. 이 시계는 폭풍이 몰아치는 날에도 신뢰할 수 있는 진지한 오토매틱 다이버 워치다. 20기압 방수 성능을 갖춰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어도 수분 침입을 원천 봉쇄할 정도. 애쉬포드 같은 ‘그레이마켓’에서 150달러 남짓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험하게 굴려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오리엔트는 무려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족보 있는 브랜드다. 가성비, 오토매틱, 그리고 근본. 궁극의 삼위일체가 이 레이 안에 담겼다.” 이재현, 시계 칼럼니스트

샤넬 2022 가을, 겨울 레인부츠

Chanel

“방수는 기본, 투습에 통풍 기능성까지 갖춘 레인 슈즈. 웨더 웨어 브랜드들이 선보이던 레인슈즈를, 몇 년 전부터는 하이패션 브랜드들에서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종잡을 수 없이 변덕을 부리는 날씨도 그렇지만, 팬데믹 이후 사람들의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기능성은 기본이고, 하우스 특유의 디자인 요소와 완성도가 더해져 더욱 매력적인 럭셔리 하우스의 레인부츠 중 내가 고른 건 샤넬 2022 가을, 겨울 컬렉션의 레인부츠. 선명한 로고가 시선을 사로잡고, 종아리 중간까지 올라오는 길이감은 양말과의 조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눈, 비에는 물론 사계절 내리 신고 일치감치 ‘뽕’ 뽑았다.” 이선영, 프리랜스 에디터

울테 캣 2024 봄, 여름 티셔츠/후디 인 블랙

Urte Kat

“재능 넘치는 디자이너 친구가 운영하는 울태 캣이라는 여성복 브랜드 후디 블랙 톱은 비 오는 날에 유독 더 생각난다. 장마철에도 롱 레인부츠와 함께 매치하면 장대비가 내려도 패셔너블함을 잃지 않고 기분 좋게 외출할 수 있다. 소장하고 싶은 아이템이 넘치는 2024 봄, 여름 컬렉션 제품으로, 케이프로도 착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율성도 높다.” 윤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스타일리스트

샥즈 오픈핏

Shokz

“귀에 이어폰을 꼽고 비를 바라본다. 빗줄기는 물웅덩이를 드럼처럼 두들기고, 풍경은 로큰롤 스타의 야심 찬 무대처럼 흐릿해진다. 빗소리만 지워도 장마는 예년과 다른 기운으로 다가온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물에 약하다. 그런데 샥즈의 오픈핏은 골전도 방식의 오픈형 이어폰으로 생활 방수를 지원한다. 빗물이 좀 튀어도, 물에 좀 젖어도 골전도 방식이라 고장나지 않는다. 귀를 막는 형태도 아닌 것이 노이즈 캔슬링도 지원한다. 놀랍지 않은가? 외부 소음을 99.7% 차단한다고 한다. 또한 골전도 방식인 만큼 착용감도 뛰어나다.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며 비가 몰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진혁, 프리랜스 에디터

불레또 2023 봄, 여름 컬렉션 23b04 브레이슬릿

Bulletto

“진정한 멋쟁이라면 장마철에도 스타일링의 완성이라 말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액세서리의 역할이란 허전한 신체 부위를 근사하게 채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섬세하게 신경 썼다는 점에서 나의 가치를 높혀주는 기분. 유독 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제품은 불레또의 2023 봄, 여름 컬렉션 중 23b04 브레이슬릿이다. 개인적으로 마스터 피스라 생각하는 에르메스의 ‘샹달 체인 브레이슬릿’을 향한 존경을 담은 오마주 제품이다. 에르메스의 H를 불레또의 시그니처인 ‘더블 T’를 넣어 완성했다. 묵직한 볼륨감이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차광호, 액세서리 브랜드 디렉터

벤나이 크림 루즈 휠 네추럴 글로우

Ben Nye

“화장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 것이다. 장마철에는 이 꿉꿉함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우산을 써도 비와 땀에 의해 나의 초췌한 얼굴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이왕 맨얼굴을 드러낼 거라면 가능한 예쁘게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케이크 타입 하드 블러셔보단 크림 제형의 블러셔를 선호한다. 오일 베이스의 제형인 크림은 물과 섞이지도 않을 뿐더러 지속력도 높고, 야외에서 수정하기도 용이하다.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사람의 얼굴색이 다르기에 파운데이션도 매일 다른 호를 사용해보는 걸 추천하는데, 블러셔 또한 톤의 밝기, 채도에 따라 안색과 분위기를 다르게 연출할 수 있다. 벤나이 크림 루즈 휠 네추럴 글로우는 여섯 가지의 컬러가 한번에 들어있어 블러셔, 립, 쉐도우의 대체용으로 사용 가능해 더욱 유용하다.” 최민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 EL-X

Vibram

“어느 신발과도 비교할 수 없다. 발가락에 자유를 선물하는 기분. 젖어도 찝찝하지 않고, 지면을 발로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아웃도어 및 레저 용도로 제작된 신발인 만큼 걱정 없이 험하게 신어도 좋다. 게다가 젖어도 통풍이 잘 되는 소재로 제작돼 발 냄새 걱정도 없다. 하이킹시엔 접지력이 높은 등산화로, 서핑을 비롯한 물놀이를 즐길 때는 아쿠아 슈즈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남다른 멋을 낼 수도 있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신발이다.” 최진수, 서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