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 ‘OG’들이 소개하는 주목해야 할 영 제너레이션
음악 프로듀서부터 스케이트보더까지, 다양한 인물을 꼽았다.
각 분야 ‘OG’들이 소개하는 주목해야 할 영 제너레이션
음악 프로듀서부터 스케이트보더까지, 다양한 인물을 꼽았다.
최재천 교수는 자신이 집필한 책에 항상 “알면 사랑한다”라는 문구를 적는다. 그 말이 그가 자주 주제로 삼는 ‘생명’에만 해당되지는 않을 테다. 실제로 특정 분야에 헌신한 사람들은 거기에 큰 자부심 혹은 애정을 갖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해당 ‘신’을 위한 애착이 되어, 함께 흥미로운 사건을 벌일 만한 새로운 인물을 찾는 데까지 뻗치기도 한다. <하입비스트>는 스케이트보딩, 스트리트 아트, DJ, 프로듀싱, 사진 등의 분야에서 긴 시간 동안 종사한 사람들에게 ‘지금 주목해야 할 영 제너레이션’에 대해 물었다.
DJ – 세컨플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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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플로어는 그가 모데시의 스태프로 들어왔을 때 처음 만났고, 지금은 모데시 레지던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이제 시작한 신인이라기보단 크고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아주 어릴 적부터 수년간 천천히 쌓아왔고, 다양한 플로어의 바이브를 몸으로 느끼며 성장한 DJ다. 세컨플로어는 특유의 재치 있는 사운드를 중심으로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변칙적인 셀렉션을 통해 자신만의 흐름을 만든다. 항상 인상적인 믹스셋과 에너지 넘치는 댄스 플로어를 만드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여담으로 모데시에 내한한 많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과 호흡하며 ‘따봉’을 가장 많이 받은 친구이기도 하다. – 황재국, 모데시 대표
리테일숍 – 사운즈굿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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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리테일에 몸담아서 그런지, 최근 국내 여러 오프라인 숍들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저마다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상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운즈굿 스토어는 연남동에 위치한 레코드숍이다. 직접 고른 재즈, 훵크, 소울 등의 음반을 다루는 동시에 국내외 레이블의 머천다이즈를 취급한다. 비정기적이지만, 주인장들의 음악 취향이 듬뿍 담긴 자체 브랜드 상품과 비주얼을 눈여겨보길 추천한다. 그 외에도 웝트샵, 더차일드후드홈, 가스스테이션 등을 언급하고 싶다. 이은혁, 카시나 대표
스케이트보더 – 김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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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스케이트보드 강습을 수년간 받아도 대부분 결실을 보지 못한다. 그들과 반대로 한국에서 스케이트보드 강습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할 무렵, 친구들과 놀면서 스케이트보드를 배우며 주목받은 소년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당당히 “독학”이라고 적었던 꼬마는 이제 중학생이 됐지만, 스케이팅에 있어서는 어느 성인 못지않다. 특히 스케이트보딩에서 멋의 척도라 불리는 ‘스타일’의 성숙도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렇게 등장한 ‘재능충’들은 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나는 그런 친구들을 많이 봤고, 그런 상황을 또 겪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두렵다. 이런 보석 같은 친구들이 계속해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고, 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세대의 숙제이기도 하다. 조광훈, <데일리 그라인드> 디렉터
스트리트 아트 – 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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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20대 친구들이 자기 멋에 빠지는 경향이 많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런 친구들은 친해졌다가도 싫어지고, 멀리하게 됐다. <하입비스트>의 요청을 받고 어떤 사람을 추천할지 고민하던 끝에 직접적인 교류가 없더라도 평소 눈여겨봤던 셰드를 골랐다. 셰드는 그래피티 라이터와 올드스쿨 타투이스트로 활동한다. 그는 그래피티의 와일드한 면모와 올드스쿨 타투에서 주로 사용되는 컬러를 잘 조합한다. 누군가는 단순한 조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글자 사이의 균형감을 잡고 이를 스프레이로 그리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어느 순간부터 그의 그림에서 글자 모양을 위한 스프레이 스킬, 형태감, 플로우 등에 대한 치열한 고민, 글자를 얼마나 반복해서 그렸는지 등이 느껴졌다. 앞으로 셰드의 그래피티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졌고 그를 응원하게 됐다. 그래피티든, 타투든 간에 그만두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조대, 스트리트 아티스트
아티스트 – 락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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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타는 음악과 이미지, 글을 연결하는 작업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래서 플레이어들의 비주얼 디렉팅을 맡아왔다. 또한 락타는 소설을 쓰며 머릿속으로 다양한 인물의 외양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를 그린다. 그리고 대형 엔터테인먼트 사업 안으로도 뛰어든다. 대단한 용기를 가지고 말이다. 나는 편집적인 기술이나 인위적인 각본, 교육화된 가수나 배우 같은 요소보다 인간적인 개성을 중시한다. 그 관점에서 락타를 아티스트로 소개하고 싶었다. 내가 추구하지 않는 9가 있어도, 1이 너무 맘에 든다면 그 사람이 너무 멋져 보이기 때문이다. 락타는 얼마 전 Y2K92에 합류하며 더욱 매력적인 아티스트로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시모, 래퍼
포토그래퍼 – 이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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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흥미롭게 보고 있는 모델이자 포토그래퍼다. 나의 20대를 돌아보면 음악 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서 자연스럽게 공연이나 파티를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들이 앨범 아트워크가 되고, 포스터가 됐다. 이호진이 지금 찍는 사진들은 모델이라는 본인의 직업과 연결되어, 해외 패션위크의 쇼 시작과 끝에서 여러 셀러브리티나 모델의 모습을 흑백으로 담아낸다. 멋진 포즈로 채워진 여타 스트리트 포토와 달리 그들에게 좀 더 가까이 접근하고, 표정에 느껴지는 생동감을 포착한다. 또한,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모인 다른 모델들의 포트레이트도 좀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관점으로 찍는다. 사진은 많이 찍을수록 본인의 스타일을 찾아간다고 생각한다. 이호진은 꾸준히 아카이브를 쌓아가며 작업하고 있기에, 그를 오래 지켜보고 싶다. 솔네, 포토그래퍼
프로듀서 – 제프리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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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필드 소속 팀 오카시는 최근 정규 앨범 <ANTI-VANDALISM>를 냈는데, 이 앨범을 들으면서 멋과 에너지, 케미스트리와 사운드 등에 크게 감명받았다. 오카시의 곡은 주로 제프리 화이트가 프로듀싱한다. 그리고 그의 곡은 쭉 뻗은 직선 같이 잘 서있다. 무광보다는 유광, 나무보다는 금속 같은 느낌이다. 여기에 보컬 이펙팅을 잘 활용해서 2030년의 세상처럼 미래적이고 환상적인 청각적 이미지를 만든다. 더불어 음악을 향한 제프리 화이트의 사랑을 말하고 싶다. 그와 같이 음악 작업을 하며 봤던 ‘음악을 미친 듯이 사랑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소리 하나하나에 자극받고, 그 자극을 가지고 노는 것을 정말로 재밌어한다. 한국에서는 이런 면을 온몸으로 발산하는 프로듀서를 만나기 어려운데, 제프리 화이트가 있어 기쁘다. 진보, 뮤지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