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석 인터뷰: 행복을 찾아서

NCAA 농구 명문 곤자가 대학교에서 첫 시즌을 맞이하는 여준석은 큰 꿈을 꾼다.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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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의 현재이자 미래, 여준석은 대학 농구 명문 곤자가 소속으로 막 찾아올 첫 시즌을 준비한다. 방학을 맞아 잠시 한국에 귀국한 그를 만나 여준석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물었다. 그는 미래를 자신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하며, 결과보다 과정에서 행복을 찾고자 한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화려한 호언장담 대신 결과로 보여주는 사람이었고, 그런 여준석의 ‘드림’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이제부터 본격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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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공은 윌슨.

곤자가 대학교에 편입한 지 약 7개월 정도 됐어요. 그곳 생활은 어때요? 

예전에 한번 호주에서 지낸 적이 있어서, 설렘 반 두려움 반 정도의 맘을 갖고 갔어요. 그런데 코치님, 감독님, 선수들 다 좋은 사람들이라 적응도 빨리 하고 너무 좋아요. 

곤자가 대학교는 학업량이 많고, 면학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유명하기도 해요. 

선수들에게 정말 좋은 환경이에요. 주변에 갈 데가 없거든요. 차분하고 조용한 동네라 운동에 집중할 수 있어요. 

원래 ‘집돌이’인가요?

그렇지 않았는데 거기 가니까 그게 더 편하더라고요. 유튜브 보는 것도 좋아하게 됐고, 친구들이랑 게임도 하고요. NBA 2K 시리즈 토너먼트 저희끼리 만들고. 

NBA 2K 시리즈에 여준석이 등장한다면 선수 능력치 몇 점 정도를 기대하나요?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평균 정도. 게임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미 감사한 일이니까요. 

첫 방학은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다음 시즌이 곧 시작하니까 일단 몸 만들고 있어요. 10킬로그램 정도 체중을 늘리고 싶어서 열심히 먹고.  

몸이 커지면 힘은 세져도, 다소 움직임이 둔해진다는 의견도 있어요. 그래도 ‘벌크업’에 대한 욕심이 있나요?

제가 힘은 좋은데 좀 마른 편이거든요. 저랑 키 비슷한 선수들이 보통 230파운드 정도 나가요. 못해도 220파운드. 그런데 제가 지금 약 212파운드밖에 안 되거든요. 몸싸움이 약간 힘들 때가 있어서 적어도 220파운드, 100킬로그램 정도는 만들어 놓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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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자가는 농구 명문 중의 명문이죠. 존 스탁턴 같은 명예의 전당 헌액자도 배출했고요. 특히 최근 NCAA 토너먼트 결승에 두 차례 진출하는 등 근래 성적이 상당히 좋은데, 입학이 결정된 순간 어떤 기분이었나요?

너무 감사한 기회였고, 절실하게 기다려 왔던 일이라 후회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해요. 모든 걸 쏟아부어야겠다. 

오퍼를 정식으로 받은 거죠?

네 맞아요. 운이 좋았죠. 

곤자가는 고교 시절부터 이름을 날리던 특급 유망주가 잠시 거쳐 가는 대학이라기보다 꾸준히 선수를 성장시키는 끈끈한 팀이란 인상이 강해요. 2019년 드래프트에 뽑힌 현 LA 레이커스 소속 하치무라 루이가 좋은 예일 테고요. 입학을 고려할 때 그런 부분도 감안했나요? 제안을 받아도 결국 선택은 선수가 하는 거니까. 

어느 정도 생각했어요. 일단 애초에 미국 갈 때 1~2년만 생각한 것도 아니고 4~5년까지 길게도 고려하고 간 거라, 오래오래 저를 다지면서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했거든요. 

새 시즌을 2학년으로 시작하죠. 학년별 성장 계획 같은 것도 짜놓았나요?

2학년이긴 해도 첫 시즌이고 미국 무대에 데뷔하는 거니까 솔직히 큰 욕심 없어요. 일단 팀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죠.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열심히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시즌 개막 후 첫 경기에 대해서도 상상해 봤나요? 

제가 경기를 안 뛴 지 오래됐어요. 그래서 일단 많이 긴장될 것 같아요. 경기 초반엔 힘들 수도 있을 텐데, 후반엔 그래도 좀 감을 잡지 않을까. 

첫 경기에서 이것만큼은 보여주고 싶다, 하는 모습이 있나요? 

지금 제일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슛이에요. 팀 외곽 지원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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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대학교에 다녔잖아요. 곤자가 대학교는 팀 분위기나 훈련 방식이 좀 다른가요? 

화이팅이라고 해야 하나? 에너지가 정말 남달라요. 팀원들이 “으쌰으쌰” 하면서 계속 가보자, 이런 느낌으로 운동하니까. 뭔가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느낌이에요.   

할리우드 영화 등에서 운동부는 항상 ‘인싸’잖아요. 그런 에너지일까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그런 성향이 덜했는데, 여기 와서 친구들이랑 지내다 보니 많이 달라지고 있어요. 

미국 농구 매체는 고교 시절부터 이미 선수들의 랭킹을 매기죠. 3성, 5성 같은 식의 별점으로 유망주를 평가하고요. 그에 반해 여준석에 대한 정보는 드물 거예요. 이런 상황이 플레이에 도움이 될까요, 혹은 독이 될까요? 

반반인 듯해요. 우선 농구화 신고 플로어 딱 들어가봐야 할 것 같은 느낌. 첫 경기 하고 나면 알겠죠. 

투기 선수들은 첫 합만 겨뤄봐도 힘의 차이를 느낀다던데, 한번 붙어보면 바로 느낌이 오나요? 

경기장에서 슛 던지고 뛰는 것만 봐도 대충 느껴져요. 

국제대회를 제외하고는 지금껏 가장 난이도가 높은 환경에서 경쟁하는 셈인데요, 어떤가요? 

너무 좋죠. 이렇게 잘하는 선수들이랑 경기를 치를 수 있다는 게. 고등학교 3학년 때 저는 이미 한 살이 많았고, 대학교 가서도 팀이 막강하니까 당연하게 우승을 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동기부여가 아예 사라진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아무리 이겨도 그렇게 좋지도 않고. 지금은 훈련할 때 아예 ‘인 유어 페이스’ 덩크나 블록을 당해도 행복해요. 

그런 경험이 불꽃을 지피는 건가요? 

승부욕이 있으니까. 다음엔 절대 지고 싶지 않잖아요. 그렇게 자극받고, 그 팀이나 선수에 대해 연구하면서 이길 때까지 계속 붙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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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조기 진출 선언 사례가 많은 만큼 몇 학년까지 다닐지는 알 수 없지만, 남은 재학 기간 중 뭘 제일 해 보고 싶어요?

NCAA 토너먼트 우승이요. 무조건. 

꼭 농구에 대한 질문은 아니었는데(웃음). 

그게 지금으로서는 꿈이에요. 제가 거의 출전을 못하더라도 그런 멋진 무대에서 우승을 해보고 싶어요. 지난 3월 토너먼트에서 우리 팀이 8강까지 갔는데, 선수들이 진짜 멋있는 거예요. 기회가 돼서 그런 자리에서 뛸 수 있다면, 거기다가 우승까지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하곤 했어요. 

팀에 기여할 수 있는 포지션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나요? 

파워 포워드라고 하기엔 제가 몸이 많이 크지 않고, 아무래도 스몰 포워드가 더 적합한 것 같아요. 슛 감각도 많이 올라온 상태고. 

NBA 드래프트 1라운드 29순위로 뽑히며 NBA에 진출한 줄리언 스트로더가 활약하던 포지션이죠. 새롭게 가세한 전학생 포워드 스틸 벤터스와의 경쟁 구도가 생길 수도 있는데, 자신 있나요? 

어쨌든 팀원인 이상 제가 그 친구 때문에 벤치에 앉는 한이 있어도, 누군가가 잘해주기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팀이 잘됐으면 좋겠지, 개인적으로 매 경기 20점, 30점 넣어야겠다는 욕심은 아직까지 없어서. 

2년 전, U19 농구 월드컵에서의 대활약 이후 공개된 한 매체 인터뷰 당시와 마음가짐은 달라지지 않은 듯해요. 어느 정도는 목표 지향적으로 변했을 거라 짐작했거든요. 2학년 때 무엇을 하고, 3학년 때 어떤 성과를 거두고, NBA에 언제 진출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거나. 미 대학 농구 톱 랭커 곤자가 대학교 입학이라는 신분의 변화, NCAA 토너먼트 출전 가능성 등과 별개로 일단은 현재 생활과 순수한 경쟁 자체를 즐기는 상황에 가까울까요? 

저는 항상 NBA에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지 갈 거다, 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못가더라도 거기에 대해선 후회가 전혀 없고요. 지금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거든요. 운 좋게 드래프트에 뽑혀서 NBA에 진출하더라도 한 시즌도 못 뛰어도 돼요. 그 코트를 밟았다는 게 더 중요해요. 그러면 그 후로는 미련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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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드래프트에 언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 같은 건 어렴풋이 있지 않나요? 

제가 준비됐다고 생각했을 때 나가는 게 맞겠죠. 3년 안에 완벽한 선수가 돼서 뽑힌다는 보장도 없고, 신청해서 떨어지더라도 아쉬움은 없을 듯해요. 대학에 있는 동안 내내 최선을 다할 거고, 그런 뒤에 신청한 것일 테니까. 

여준석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엔 이렇게 쓰여 있어요. “Believe in yourself and dream big.” 그렇다면 여준석의 ‘드림’은 무엇인가요? 

행복하게 사는 거요. 어쨌든 제가 그 큰 무대를 바라보는 것도, 어릴 때부터 원했기 때문에 지금 계속 도전하고 있잖아요. 그 과정조차 행복하고요. 항상 자신을 믿어야 하고 그러면서 꿈을 크게 가져야 그 과정을 밟으면서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로 희망도 보고, 잘 안 풀려도 해봤으니까 괜찮아, 라는 마음.

말 그대로 ‘드림 빅’이네요. 특정한 ‘빅 드림’이 있다기보다. 

맞아요. 또 그렇게 하다 안됐을 때 다른 꿈이 생길 수도 있는 거죠. 그 과정에서 잘 될 수도 있는 거고. 저는 딴 길도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내년 이맘때의 여준석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어느 때보다 미친 사람처럼 열심히 코트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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