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수민 & 슬롬

“이렇게 흘려보내는 게 사랑일 지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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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snaps: 수민 & 슬롬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수민: 노래하고 노래 만드는 수민.

슬롬: 노래 만들고 노래 트는 슬롬.

<MINISERIES 2> 공개하기 신호등트랙을 먼저 공개했다. 이유가 있나?

수민: 우리가 새롭게 제시하는 <MINISERIES 2> 수록곡 중 가장 새로움을 전달할 수 있는 트랙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들었을 때 과연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건지 알 수 없는 트랙이기도 하고. 정규 앨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가장 알맞았달까.

슬롬: <MINISERIES 2>에 수록된 모든 트랙을 전면에 내세워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수민의 목소리가 돋보이는 곡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수민의 목소리가 솔로 아카펠라로 시작되는 ‘신호등’을 선택했다.

#Streetsnaps: 수민 & 슬롬

앨범 이야기를 빼놓을 없다. 이번 앨범 <MINISERIES 2> 소개해달라.

수민: 앞서 발매했던 앨범 <MINISERIES>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달콤하고, 위트있게, 그리고 저돌적으로 얘기한 앨범이다. 이번 <MINISERIES 2>에서는 이별 후에 성숙해진 두 사람의 태도를 그렸다.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성숙해져야 하니까.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표현했는데, 슬롬의 프로덕션 안에서도 <MINISERIES>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더 ‘멜로’해진 구석이 있는 반면 디테일이 강화됐달까? 그 부분도 성숙해진 거겠지(웃음).

슬롬: 수민의 말처럼 <MINISERIES>는 사랑을 시작한 두 사람이 자기주장을 드넓게 펼치면서 통통 튀는 연인 관계의 모습이라면, <MINISERIES 2>에서는 이별 이후 서로를 담담하게 놓아주는 어른의 연애를 담아내기 위해 집중했다.

이번 협업은 어떻게 시작됐나? 

수민: 너가 말할래?

슬롬: 술 한잔하고 전화했다(웃음). 장난이고, 내가 예전에 만들었던 앨범을 듣다가 <MINISERIES>가 흘러나왔는데, 문득 그 앨범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수민에게 연락했다. “우리 이 앨범 기세 좋게 잘 만들었네”라고. 오랜만에 한 연락이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자연스럽게 “그래서 언제 작업할래?”가 됐고, 여기까지 왔다.

서로 작업할 스타일이 맞는 편인가?

수민: 잘 맞다.

슬롬: 우리는 원격으로도 작업을 자주 한다. 내가 어느 정도 작업한 파일을 수민에게 보냈을 때, 수민도 본인의 작업을 정리해서 다시 넘겨주는데 그 과정이 반복될 수록 작업물이 점점 완성돼 가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 앨범을 완성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달까. 작업할 때 ‘티키타카’가 잘 되는 편이라고 느낀다. 

#Streetsnaps: 수민 & 슬롬

지난 7, 앨범 발매 전에 음감회를 열었다. <MINISERIES 2> 앨범을 작업한 스튜디오에서 개최한 이례적인 일인데. 

수민: 슬롬은 방송에도 자주 나와서 친근한 이미지이지만 나는 조금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팬들과 마주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의 투 샷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아서 얼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슬롬: 우리가 아무리 해상도 좋은 스피커를 사용해서 앨범을 만들어도, 모든 사람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비로 청취하는 게 아니지 않나. 그래서 우리가 작업했던 장비로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다. 또한 스튜디오가 우리에게는 익숙한 공간이지만 팬들에게는 쉽게 경험해 보지 못할 공간이기에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

음감회에서롤러코스터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장 영감을 받은 곡이 있나?

수민: ‘습관’. 이번 <MINISERIES 2>에서 우리가 표현하는 게 모두 그 곡에서 흘러나왔다고 생각한다. 주제, 작법, 코드 진행, 양가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는 감정선까지. 신나지만 슬프고, 뜨겁지만 차가운. 새소년의 소윤 씨가 우리 앨범을 듣고 이렇게 표현했다. ‘이모’ 해지는 느낌이라고. 그 느낌이 바로 우리가 지향했던 지점이다. 

슬롬: 애시드 재즈 사운드를 내는 곡들에 모두 영감을 받았을 거다. 하지만 그런 사운드를 한국의 정서와 노랫말로 가져온 롤러코스터 선배님들에게 가장 깊은 영감을 얻었다.

이상순에게도 노래를 들려줬다고 하는데, 어떤 노래를 들려줬나?

수민: ‘보통의 이별’부터 모든 트랙을 순서대로 들려드렸다. 우리가 롤러코스터 선배님들에게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상태로 앨범을 들으셨는데 이렇게 말씀하셨다. “으응, (롤러코스터) 느낌 있네.” 

슬롬: 마치 친한 친구의 아기를 보고 친구한테 “으응, 얘 너 얼굴 있다.” 이런 느낌으로 말씀하셨다(웃음).

#Streetsnaps: 수민 & 슬롬

과거 인터뷰에서 당시 수민은사랑 안에서 아직 유일하게 모르는 감정이권태’”라고 밝힌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권태로운 연애 이야기를 가사로써 풀어냈는데, 이제는 권태 알게 건가?

수민: 난 아직도 권태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없다. 권태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슬롬: “서로에 대한 표현도 충분치 않고, 인지도 안 된 상태로 문제를 미루는 상황”. 방금 챗GPT에게 물어봤다.

이어 해당 인터뷰에서 <MINISERIES> 수록된내가 편한 곳은 테크노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곳이지만, 만나러 네가 좋아하는 합정동 클럽에 있어라는 발칙한 가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앨범 <MINISERIES 2>에서도 기억에 남는 가사가 있나?

수민: ‘빙글빙글 아침이 싫어. 지겹기만 해 나의 이별. 몇 바퀴 돌아도 너는 보이지 않고, 잔을 비우더라도 넌 없네 아직도’. ‘왜, 왜, 왜’ 후렴 가사다. 밤새 술을 마셔서 천장이 빙글빙글 돌아갈 만큼 숙취에 절어있는 상태까지 갔지만 내 옆에 너는 없다는 가사가 퍽 처절해서. 

슬롬: ‘이렇게 흘려보내는 게 사랑일 지도’. 

그렇다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나?

수민: 오늘 기준으로는 ‘째깍째깍’. 유난히 지독한 느낌의 곡이다. 분명 멜로한 곡이지만 강렬한 화성 악기의 사운드와 내 목소리가 맵게 배치됐다. 그리고 ‘째깍째깍’은 <MINISERIES 2>의 중간 매개체가 되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을 듣고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 중 어느 것을 들어도 이야기가 연결이 된다. 그래서 타이틀 곡으로 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관뒀다. 오히려 사람들이 들었을 때 “이게 왜 타이틀 곡이 아니야!”라는 느낌을 받길 바라면서. 우리처럼 변태적인 감성을 가진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슬롬: ‘보통의 이별’. ‘아티스트가 빛날 수 있는 프로덕션을 만들자’는 나의 프로듀서로서의 목표점이 확실히 드러난 곡이다.

<MINISERIES>부터 <MINISERIES 2>까지, 결국은 가사 화자들의 사랑과 이별을 다뤘다. 수민, 슬롬이 생각하는 사랑은 뭔가?

수민: 그 사람이 싫어하는 행동을 구태여 하지 않는 것. 좋은 것은 누구와도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자발적으로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게 사랑 아닐까?

슬롬: 잘 모르겠다. 사랑의 범위가 넓기도 한데, 이걸 또 좁히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도 잘 안 쓴다. 

그렇다면 이별은 뭐라고 생각하나.

수민: 이별은 다시 만나는 것. 어떤 형태로든. 이별을 해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게 이별은 영원한 안녕의 의미가 아니다.

슬롬: 관계 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서로에게 쌓아왔던 정을 포기하는 순간. 

#Streetsnaps: 수민 & 슬롬

마지막 질문이다. 이번 앨범을 단어로 정의하자면?

수민: ‘만남’. <MINISERIES> 속 화자들이 만났기 때문에 <MINISERIES 2>에서 헤어졌으니까.

슬롬: 이게 ‘만남?’(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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