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데이프로젝트 인터뷰: 경계 없이 폭발하는 다섯 개의 우주
‘완성된 아티스트들이 모였을 때, 과연 어떤 시너지가 폭발하는가?’

케이팝 씬에서 ‘완벽함’은 오랜 성공 공식이었다. 정교하게 짜인 세계관, 한 치의 오차 없는 군무, 완벽하게 조율된 목소리. 하지만 더블랙레이블이 새롭게 선보이는 혼성 그룹 올데이프로젝트(ALLDAY PROJECT)는 이 공식에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완성된 아티스트들이 모였을 때, 과연 어떤 시너지가 폭발하는가?’
케이팝 대표 안무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현대 무용수, <쇼미더머니 6> 최연소 참가자, 컬럼비아 대학교의 재학생, 오디션 프로그램의 파이널리스트. 올데이프로젝트는 정형화된 트레이닝 시스템이 아닌, 각자의 필드에서 이미 자신을 증명한 다섯 명의 ‘프로’를 한자리에 모았다. 마치 서로 다른 직소 퍼즐 조각들을 억지로 끼워 맞춘 듯, 이질적이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잠재력을 암시하는 조합이다.
이들은 어떻게 서로의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게 되었을까? ‘성공’이 보장된 길 위에서 이들이 증명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팀명처럼 ‘매일매일’ 계속되는 이들의 프로젝트는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하입비스트>가 올데이프로젝트를 만나 그 기묘하고도 매력적인 우주의 중심을 들여다보았다.
더블랙레이블과 테디라는 이름이 주는 거대한 기대감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나요?
베일리: 더블랙레이블의 훌륭한 아티스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은 당연히 압박감을 가져오지만, 저는 그 압박감을 특권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저는 항상 도전과 힘든 시기를 통해 성장하는 것을 꿈꿔왔거든요.
애니: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더블랙레이블과 저희 프로듀서인 테디의 유산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설렜어요. 기대감이 저를 짓누르게 두기보다는, 제 기술을 계속 다듬고 아티스트로서 성장하기 위한 동기 부여로 삼고 있습니다.
영서: 물론 기대에 따른 압박감도 있었는데 그만큼 자신감도 비례했어요. ‘빨리 세상에 우리를 보여주고 싶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갈수록 커져 갔어요.
멤버 각자가 걸어온 길이 정말 다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프로’로 활동하던 분들이 모여 ‘하나의 팀’이 되는 과정에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영서: 물론 각자 살아온 삶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만, 노력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 줬거든요.
베일리: 저는 사실 이게 올데이프로젝트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창의적으로, 문화적으로, 심지어 개인적으로도 정말 다른 세계에서 왔어요. 우리는 그 점을 이용해 더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듣고, 관찰하고, 적응하는 이 과정은 시간이 걸렸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아티스트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어요. 올데이프로젝트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같아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지키면서 하나로 움직이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애니: 우리 모두 다른 배경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했어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는 상호 존중과 의지가 우리가 강하고 단합된 팀이 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바로 그 차이점들이 우리를 잘 어울리게 만들고, 올데이프로젝트를 진정으로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어요.
혼성 그룹으로서 단순히 남녀 파트가 나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시너지가 음악과 퍼포먼스에 어떻게 녹아드나요?
우찬: 멤버마다 확실한 생각을 지녔지만, 결국 ‘멋’을 추구한다는 교집합이 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나 평소에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곡을 만들 때에도 하나의 주제를 두고 서로 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니까 더 풍부한 가사들과 에너지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영서: 관점이 다른 멤버의 의견들이 모여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저희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다섯 명 모두의 취향과 개성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롭게 잘 담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늘 신선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베일리: 혼성 그룹이라는 점은 우리의 창의적인 지평을 정말 넓혀줘요. 남녀 파트를 나누기보다는, 관점, 에너지, 감정을 섞어서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댄스 관점에서는 특히 힘을 얻었어요. 이렇게 다양한 에너지에 둘러싸여 있으니 제 움직임의 여성적인 면과 남성적인 면을 모두 더 자유롭게 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데뷔곡 ‘Famous’는 말 그대로 ‘유명세’를 노래합니다. 올데이프로젝트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가요?
영서: 단순히 ‘유명해지는 것’만이 성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말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 원하는 목표까지 닿았을 때, 그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해요. 저는 무대 위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 드리고, 그렇게 저희의 무대를 본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베일리: 올데이프로젝트에게 ‘FAMOUS’는 명성 그 자체라기보다는, 우리 모두의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과 같아요. 우리는 하나로 뭉치기 전 각자의 길과 커리어를 쌓아왔고, 지금 이 순간이 진정한 출발선이라고 느껴져요.
애니: 저에게 성공이란 팬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교환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에요. 명성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연결’이 중요해요. 저희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되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활동에서 ‘대중의 기대’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찾아갈 계획인가요?
우찬: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걸로 대중들을 설득시키려고 노력 중이에요. 이 멤버들이 처음 모였을 때 케이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자는 목표가 있었고, 기존에 없던 것들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입니다.
타잔: 멤버들이 직접 작곡 작사에 참여하다 보니, 저희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만 흘러갈 때도 있는데 회사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주시는 것 같아요. 그게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과 ‘우리가 하고 싶은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의 중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데이프로젝트는 ‘이미 완성된 아티스트들의 집합’이라는 점이 특별합니다. 각자의 뚜렷한 ‘이전 서사’나 ‘또 다른 정체성’이 지금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 연결고리가 궁금합니다.
베일리: 항상 이런 제 모습을 상상해왔지만, 실제로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 아직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요. 다른 아티스트들의 안무를 만들 때는 그들의 세상에 완전히 몰입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이제 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아티스트가 되니, 더 깊은 주인의식을 느끼지만 동시에 새로운 종류의 취약성과 제가 항상 경험하고 싶었던 바로 그 압박감도 느껴져요.
우찬: <쇼미더머니 6>를 통해 어린 나이에 무대에서의 쇼맨쉽, 순발력을 같은 것들을 배웠어요. 완벽한 ‘실전형’ 트레이닝 상황에 던져진 거나 다름 없어서, 살아남기 위해 했던 모든 것들이 양분이 되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타잔: 어렸을 때부터 힙합에 대한 막연한 열망이 있었어요. 결국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 제가 원하는 꿈을 찾다 보니 가수가 되었고, 지금도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 중이에요.
애니: 학교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는데, 학문적으로 배우는 것과 제 예술성 사이에는 분명한 평행선이 있어요. 무대 위에서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 순간을 즐기고 완전히 현재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요. 한 영역의 스트레스가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눈앞에 있는 것에 완전히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영서: 무대 위에서나 무표정을 짓고 있을 때는 시크하고 차가운 분위기로 봐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일상에서, 무대 아래서는 그냥 꼬질꼬질하고 조금은 맹하답니다.
마지막으로 각자에게 묻고 싶습니다. 우찬에게 ‘데뷔’란, 영서에게 ‘노래’란, 베일리에게 ‘춤’이란, 타잔에게 ‘무대’란, 그리고 애니에게 ‘올데이프로젝트’란 어떤 의미인가요?
우찬: ‘시작 버튼’입니다! 연습 게임이 끝나고 진짜로 본 게임을 하는 ‘시작’의 시간이에요.
영서: 저에게 ‘노래’란, 제가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존재예요.
베일리: 저에게 춤은 테라피가 필요한 이유이면서, 동시에 가장 훌륭한 형태의 테라피인 것 같아요.
타잔: 저에게 무대는 ‘친구’입니다! 자주 보기도 하고, 가끔은 싸울 때도 있고 서운할 때도 있고요.
애니: 꿈이 이루어진 것이요 (A dream come 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