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라시이 각코! 인터뷰: 자칭 ‘청춘 일본 대표’
“50년 뒤에도 우리는 인간 피라미드를 쌓고 있을 거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인간의 형상을 한다면 바로 이 네 명의 소녀가 아닐까. 세라복을 입고 무대 위를 거침없이 휘젓는 자칭 ‘청춘 일본 대표’ 아타라시이 각코!가 다시 서울을 찾았다. 코첼라를 거쳐 지미 키멜 라이브까지, 전 세계라는 운동장을 한바탕 휘저어놓은 이들을 마주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 저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토록 식지 않는 에너지가 일렁이고 있는 지를.
“근거 없는 자신감.” 우리의 물음에 아타라시이 각코!는 거창한 이유 대신 명쾌하고도 그들스러운 답을 내놓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온전히 믿고 즐기는 긍정이 이들을 움직이는 무한한 연료인 셈이다. 그리고 이 연료는 네 명의 소녀가 매일 신어온 양말 위, ‘청춘’이라는 두 글자로 실체화된다.
지금 이 순간을 온 힘을 다해 살아내는 태도, 그리고 서로에게 건네는 “내일 봐!”라는 지극히 평범한 약속으로 오늘의 에너지를 내일의 기대감으로 확장하는 것. 그것이 매일을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아타라시이 각코!라는 이름으로 꼬박 10년 동안 몸소 증명해 온 ‘청춘’의 본질이다.
이에 <하입비스트>는 개성과 자유라는 교과서 없는 수업을 자처하는 아타라시이 각코!를 마주했다. 양말에 구멍이 날 만큼 ‘청춘’이었던 순간부터 바밍 타이거와의 운명적인 협업 비하인드까지. 2026년이라는 새로운 학기를 맞이한 아타라시이 각코!의 인터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나서 반갑다. <하입비스트>와는 첫 만남인데, 아타라시이 각코!만의 스타일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아타라시 각코 아니고, 아타라시이 각코 아니고 우리는 ‘아타라시이 각코!’다. 개성과 자유로 기존의 틀을 벗어나 나아가는 자칭 ‘청춘 일본 대표’ 네 명이 모인 그룹이고, 작년에 드디어 결성 10주년을 맞이했다. ‘아타라시이 각코!’ 마지막에 느낌표 꼭 잊지 말아달라(웃음).
코첼라부터 지미 키멜 라이브까지 전 세계를 돌고 다시 한국에 온 소감이 어떤가?
미쥬: 한국에 오면 묘한 안도감이 든다. 일본과 가깝기도 하고, 우리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느낀다. 한국 단독 공연은 이제 두 번째인데, 앞으로 우리 무대를 함께 즐기는 한국 팬을 늘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카논: 한국 아티스트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아 특별히 더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한국 팬들에게 지난 단독 공연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린: 전 세계를 돌며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다시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다.
스즈카: 아시아 투어 중에서도 한국 관객분들의 열기는 특히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는 그때의 열기를 뛰어넘는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싶다. 기대해도 될까?
수많은 무대를 지나 다시 서울을 찾은 격인데, 이번 내한 공연을 아타라시이 각코!의 언어로 소개하자면?
AG!: 우리가 아타라시이 각코!가 된 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멤버 각각의 개성이 쌓였다. 그 정수를 담뿍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테니 기대해도 좋다.
내한 공연 소식이 알려지고 한국 팬들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 한국 팬들만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AG!: 스페셜 게스트로 협업곡 ‘나란히 나란히’를 함께 만든 바밍 타이거를 초대했다. 바밍 타이거의 존재 덕분에 한국을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있다.
‘나란히 나란히’ 협업은 어떻게 성사된 건가?
AG!: 서로 SNS로 알고 지내다 태국의 페스티벌에서 처음 만났다. “언젠가 함께 해보자”던 막연한 약속이 ‘원더리벳’ 페스티벌에서 현실이 됐고, 그때의 첫 불씨가 자연스럽게 협업까지 이어졌다.
두 그룹의 만남이 마치 한 팀처럼 느껴졌다. ‘나란히 나란히’를 아타라시이 각코!만의 단어로 정의한다면?
AG!: 우정.
뮤직비디오 댓글 중 “한일 양국에서 부모님 말 가장 안 들을 것 같은 사람들의 만남”, “놀이터에서 만난 이름 모르는 친구들 같다”라는 평이 있었다. 이런 해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린: 한국 팬들의 비유 표현은 늘 즐겨보고 있다.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작업물을 바밍 타이거와 함께 만들 수 있어 자랑스럽다.
미쥬: 다들 정말 재미있는 표현을 해주셔서 즐거운 마음이다. 지금처럼 자유롭게 받아들여 주길.
카논: 재밌다! 두 팀의 시너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즐겨주길 바란다.
스즈카: 여러분이 느낀 그대로 한일 간의 신기한 만남이자 화학 반응이었다. 운명 같은 콜라보다.
바밍 타이거와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미쥬: 뮤직비디오 촬영 중 애드리브를 주고받는 크리에이티브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처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매끄러웠다. 마치 예전부터 같이 활동해 왔던 멤버 같았달까?
린: 작업에 임하는 프로페셔널한 태도와 뒤풀이에서 보여주는 텐션의 갭이 기억에 남는다.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는 마음이 우리와 통한다고 느꼈다.
스즈카: 작업을 끝내고 도쿄 거리를 산책하며 쇼핑한 순간. 그때는 정말 그냥 친한 친구 같았다.
카논: 우리가 직접 안무를 만들었는데 어려운 동작들이 꽤 있었다. 한 번에 숙지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촬영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도 열정적으로 연습해주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카논의 대답처럼 ‘나란히 나란히’ 속 개성 있는 군무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멤버들이 직접 안무를 구상한다고?
AG!: 맞다. 곡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퍼포먼스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안무를 구상할 때 네 명이 다 같이 모여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미팅을 한다. 평소 인상 깊게 봤던 댄스 영상을 서로 공유하기도 하고, 그 후에 스튜디오로 가져와 거울 앞에서 세션을 진행한다.
동영상을 보며 안무 영감을 얻는다고 들었다. 최근 멤버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힌 영상이 있나?
미쥬: 시르크 뒤 솔레이유(Cirque du Soleil)의 릴스 영상.
카논: 최근 본 것 중에는 <웬즈데이>의 댄스 신. 그리고 이니드와 아그네스가 함께 춤추는 장면이 정말 멋졌다.
린: 거울 앞에서 안무를 만드는 쌍둥이의 세션 영상이다. 미묘한 동작의 일치와 완벽한 호흡이 인상적이었고, 춤의 즐거움이 그대로 전해졌다.
스즈카: 원작 캐릭터보다 훨씬 과장된 퍼포먼스를 하는 한국 소년의 영상을 봤다. 기술적인 완벽함보다 중요한 건 결국, 에티듀드와 정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타라시이 각코!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작은 체구 어디에서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뿜어 나오는 걸까 생각했다. 그 이유가 뭔가?
AG!: 근거 없는 자신감(웃음).
하지만 사람이기에 방전되는 순간도 분명 있을 거다. 어떨 때 ‘힘듦’을 느끼나?
미쥬: 우리 퍼포먼스가 워낙 격렬하다 보니 공연 후 근육통이 심한데 다음 날도 공연이 있을 때. 그런데도 라이브가 시작되면 다 날아간다. 관객들의 에너지를 받으면서 다시 고조된달까.
카논: 갑자기 당이 떨어졌을 때? 하지만 멤버들과 있으면 이유 없이 힘이 난다.
린: 졸음과 싸울 때. 그럴 때면 하늘을 향해 크게 손을 들어 올린 뒤 “하—!” 하고 외치며 기운을 얻는다.
스즈카: 원숭이처럼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하지만 도심에서 멤버들과 서로 기합을 넣으면 치유된다.
신곡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2025년 끝자락에 공개된 ‘Sailor, Sail On’은 어떤 곡인가?
AG!: 10주년을 지나 지금까지 만난 팬들의 에너지를 바람 삼아, 우리가 탄 배는 세계를 향해 계속 항해한다는 마음을 담았다.
항해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 ‘세라복’은 아타라시이 각코!의 시그니처다. 수많은 하이엔드 브랜드의 러브콜 속에서도 결국 이 교복으로 돌아오는 이유가 있나?
린: 우리에게 교복은 정장이자 일본 문화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존재다. 교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는 우리가 가장 아타라시이 각코! 답다.
미쥬: 네 명이 같은 교복을 입고 있기에 각자의 개성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고 느낀다.
카논: 교복이 주는 분위기나 에너지 자체가 정말 좋다. 무대 위 움직임과 비주얼이 교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의 ‘아트 피스’로 승화되는 지점이 즐겁다.
스즈카: 여전히 세라복에 푹 빠져 있다. 세라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구상하는 과정 자체가 정말 재미있고,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교복이 있음에도, 굳이 이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AG!: 결성 초기에는 특별한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며 전 세계가 이 모습을 일본을 상징하는 아이코닉한 이미지로 받아들인다는 걸 깨달았다. 최근에는 기본 디자인뿐만 아니라 곡과 타이밍에 맞춰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교복의 완성은 단연 ‘청춘’이 적힌 하얀 양말이다. 무대가 끝난 뒤 양말이 더러워져 있을수록 더 ‘청춘’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
미쥬: 라이브 무대는 아니었지만 최근 공개된 ‘Sailor, Sail On’ 뮤직비디오 촬영 때 절벽과 해변에서 춤을 추며 정말 심하게 더러워진 적이 있다. 우리의 열정을 증명하는 전리품 같아서 오히려 뿌듯했다.
카논: 야외 페스티벌 공연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는데 그 와중에도 전력으로 퍼포먼스를 했다. 양말이 흠뻑 젖었는데 그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다.
린: 2024년 월드투어 때는 짐이 제한적이라 양말 몇 켤레를 구멍이 날 때까지 세탁하며 신었다. 수많은 땅을 밟았던 흔적이라 그때의 양말을 잊을 수 없다.
스즈카: 공연 중 객석으로 내려갔을 때가 정말 심해진다. 발바닥이 새까매져서 결국 버리게 되지만, 그만큼 즐거운 순간이다.
아주 먼 훗날, 50년 뒤에도 네 명은 여전히 세라복을 입고 인간 탑을 쌓고 있을까?
AG!: 체력은 조금 약해졌겠지만, 50년 후에도 세라복을 입고 인간 피라미드를 하고 있을 거다.
아타라시이 각코!에게 ‘청춘’이란?
AG!: 지금 이 순간을 온 힘으로 사는 것!
마지막으로 협업하고 싶은 한국 아티스트가 있다면?
AG!: 빅뱅, 보아, 소녀시대, 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