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 차바리아 단독 인터뷰: 우정과 사랑
“진정한 너의 모습을 보여줘.”
윌리 차바리아 단독 인터뷰: 우정과 사랑
“진정한 너의 모습을 보여줘.”
거대한 숄더 라인과 극단적인 실루엣, 그 속에 피어난 빨간 장미 한 송이. 윌리 차바리아는 현재 뉴욕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디자이너자, 옷을 통해 사랑과 인간의 존엄을 논해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라와 손을 잡았다.
컬렉션의 타이틀은 ‘바티시모’. 치카노 커뮤니티에서 유대감을 상징하는 단어 ‘바토’에 최상급 접미사를 붙였다. 하이엔드 테일러링과 스트리트 무드가 공존하는 본인의 세계관을 조금 더 많은 이들의 옷장에 집어넣기로 결심한 걸까?
이에 <하입비스트>는 윌리 차바리아를 만나 물었다. 가장 높은 단계의 우정과 사랑을 의미하는 이 단어를 전 세계에 내건 이유부터, 그가 이번 컬렉션에서 추천하는 아이템까지. 그의 담백하고도 단단한 답변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윌리 차바리아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고,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디자이너다.
자라와의 협업은 어떻게 시작됐나?
우리 브랜드의 팬들에게 보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제시하고 싶었다. 나와 우리 팀은 항상 더 넓은 관객에게 다가가길 원했고, 자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품질과 장인정신을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거대 리테일 브랜드와 협업할 때 정체성이 희석될까 우려하곤 한다. 하지만 윌리 차바리아는 ‘확장’이라고 표현했다.
나와 팀은 파트너십을 맺을 때 매우 신중하다. 협업 역시도 윌리 차바리아 브랜드의 일부로 생각하기 때문에 디자인과 메시지 모두에서 우리의 원칙을 고수하는 편이다. 이번 협업에서는 우리의 철학을 유지하면서도 자라의 글로벌 인프라까지 더해졌으니 ‘확장’이라는 표현이 맞았다.
그렇다면 평소 시도하기 어려웠던 실험에 도전하기도 했나?
자라는 대기업으로서 훌륭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품질과 디테일에 대한 집요함을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임해주어 기뻤다. 이탈리아 고급 원단부터 큐프로, 데님까지 소재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과정에서 자라의 인프라는 큰 도움이 됐다.
자라의 존중 덕분일까. 평소 브랜딩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자라기에 윌리 차바리아의 시그니처 ‘붉은 장미’ 디테일이 더욱 눈에 띈다.
장미는 윌리 차바리아의 상징이자 멕시코 문화의 중요한 일부다. 내 가족과 그들이 준 영감, 열정과 사랑, 연민과 따뜻함을 담아낸 거다.
독창적인 하이엔드와 글로벌 파급력을 지닌 두 브랜드의 만남이기에, 윌리 차바리아를 대중에게 설득되도록 디자인하는 게 중점이었으리라 예상된다. 가장 신경 쓴 점은 뭔가?
가치. 브랜드를 더 넓게 선보일 기회였지만 품질과 타협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라 팀과 손잡고 장인정신과 고급 소재에 집중했다.
보이지 않는 내부 라벨과 마감 디테일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
디테일이 모든 차이를 만든다. 고객이 윌리 차바리아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만들고 싶었다. 우리의 시그니처는 요란하게 드러나지 않기에, 이런 디테일이야말로 윌리 차바리아가 살아 숨 쉬는 지점이다.
그렇다면 이번 협업 컬렉션의 이름인 ‘바티시모’에 대해 묻고 싶다. 치카노 커뮤니티의 최상급 표현을 사용한 점이 윌리 차바리아의 공동체를 전 세계 무대에 알리고자 하는 포부처럼 들리기도 했다. 이 단어를 타이틀로 내건 이유가 있나?
‘바티시모’는 우정과 사랑을 기념하는 이름이다. 치카노 커뮤니티에서 친구, 동료,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구어체 표현인 ‘바토’의 최상급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모두가 느낄 수 있는 유대감과 결속의 감각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나의 치카노 문화적 정체성을 현대적인 패션의 관점으로 그려낸 초상화”라고 표현한 바 있다. 윌리 차바리아가 정의하는 ‘가장 현대적인 치카노 스타일’은 어떤 모습인가?
‘바토’. 직역하자면, 자신을 잘 알고,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표현을 드러내는 사람. 옷이라는 건 외부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표현의 형태이지 않나. 우리 커뮤니티는 옷을 정체성과 저항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에도 참여한 ‘텔레노벨라’ 캠페인 비주얼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네 남녀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가 펼쳐졌는데.
컬렉션과 캠페인은 긴밀하게 맞물려서 진행됐다. 나는 이번 컬렉션을 구상할 때 멕시코의 한 저택에서 매력적이고 역동적인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떠올렸고, 그게 캠페인에 반영된 거다. 그 화려함과 드라마틱한 무드를 시각화하기 위해 글렌 러치포드와 함께 세계관을 구축했다.
201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번 자라와의 협업은 윌리 차바리아의 커리어에서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윌리 차바리아의 현재를 보여주는 이정표. 여전히 작은 독립 레이블이지만, 이번 협업은 우리가 더 다양한 예술 형태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거다. 창립 원칙인 사랑, 포용, 인간의 존엄성을 향한 또 하나의 단계지.
패션 이외의 영역에서도 윌리 차바리아의 미학을 확장할 계획이 있나?
물론. 나는 항상 패션 안팎을 넘나들며 예술, 영화, 음악에 깊은 열정을 느껴왔다. 지난 몇 년간 아티스트 친구들과 음악 퍼포먼스를 만들고 영화를 연출할 기회를 얻게 된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매체를 잇는 다리가 되어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감동을 주고 싶다.
어떤 사람들이 이번 컬렉션을 입었으면 하나?
이번 협업은 우리 메인 컬렉션의 럭셔리 가격대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 세계 고객들을 위해 기획했다. 마음껏 실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길 바란다. 매장에서 직접 입어보며 자신을 강하고 아름답게 느끼게 만드는 조각이 무엇인지 찾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고. 스타일리시함과 자신감은 결국 착용자에게서 나오는 법이니까.
윌리 차바리아가 직접 입고 싶은 단 하나의 아이템이 있다면?
함께 착용했을 때 완벽한 두 가지 아이템, 큐프로 소재의 워크웨어 치노 팬츠와 더블 포켓 워크 셔츠다. 클래식한 워크웨어 룩이지만 고급스러운 소재로 구현되어 특별하다.
전 세계의 모든 ‘바토’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자신감 있게 입어. 그리고 진정한 너의 모습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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