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앱 스튜디오 인터뷰: 간판없는 플래그십의 등장
“간판은 일부러 안에 달았다.”

아이앱 스튜디오 인터뷰: 간판없는 플래그십의 등장
“간판은 일부러 안에 달았다.”
도산공원, 지금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들의 로고가 커다랗게 걸린 패션 중심지에 간판 없는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섰다. 거침없고 파격적인 선택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은 아이앱 스튜디오의 첫 매장, ‘NAVY : A STORAGE ROOM’이다.
“간판은 일부러 안에 달았다.” 빈지노의 짧지만 단호한 대답은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번 플래그십의 정체성을 그대로 압축한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외관에 큼지막한 간판을 내거는 대신 매장 안쪽 벽 중앙을 감싸는 간판을 걸었고, 빽빽한 진열 대신 여유있게 공간을 남겼다. 플래그십 스토어라면 당연히 따라오는 공식을 의도적으로 비켜간 셈이다.
대신 아이앱 스튜디오는 속을 단단히 채웠다.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튜디오 익스클루시브’ 제품부터 브랜드의 핵심 컬러를 입은 오리지널 라인, 그리고 아이앱 스튜디오 크루가 수년간 쌓아온 취향과 기록이 깃든 아카이브 소장품까지. ‘수장고’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비워둔 여백은 더 묵직한 알맹이로 메워졌다.
이에 <하입비스트>는 압구정 로데오에 첫 둥지를 튼 아이앱 스튜디오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빈지노를 만났다.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이유부터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협업에 대한 힌트까지, 빈지노와 나눈 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아이앱 스튜디오의 첫 매장 오픈을 축하한다.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유가 뭔가?
고맙다(웃음). 지금까지는 온라인과 팝업스토어 중심으로 운영해서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번 매장 ʻNAVY : A STORAGE ROOM’은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첫 정식 공간이다. 현장에서 아이앱 스튜디오의 세계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ʻNAVY : A STORAGE ROOM’의 콘셉트는 뭔가?
수장고.
수장고?
ʻNAVY : A STORAGE ROOM’은 크루원들의 취향과 기록을 보관하면서 동시에 브랜드 아카이브의 성격을 담아냈다. 단순히 옷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앱 스튜디오의 정체성과 우리의 새로운 시도를 가장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장소다.
그렇다면 수장고를 뜻하는 ‘A STORAGE ROOM’ 앞에 붙은 ʻNAVY’는 어떤 의미인가?
브랜드의 핵심 키 컬러다. 앞으로 ‘네이비’ 컬러를 입힌 오리지널 라인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첫 매장인 만큼 인테리어에 대해 가장 몰두했으리라 예상된다. 고택을 직접 신혼집으로 리모델링한 빈지노인만큼 이번 도산 스토어에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이 있나?
유튜브에서 본 건가(웃음). 우리가 가장 신경썼던 거는 공간감이다. 옷이나 소품을 빼곡하게 배치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아, 그리고 간판!
간판?
보통은 가게 외관 전면부에 잘 보이도록 간판을 배치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가게 내부에 큰 간판을 달았다. 나는 그 부분이 되게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남들과 다른 아이앱 스튜디오만의 태도를 보여주는 디테일이니까.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제품도 준비했다고?
매장 전용 ‘스튜디오 익스클루시브’ 제품을 준비했다. 그래서 매장에 오면 ʻ스튜디오 익스클루시브’는 물론 오리지널 라인, 시즌별 인라인 컬렉션, 그리고 다양한 협업 아이템들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직접 셀렉한 다른 브랜드까지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스튜디오 익스클루시브 전용 제품’ 중에서 빈지노가 가장 추천하는 아이템은 뭔가?
아끼는 것들이 몇 개 있지만 단연 풋볼 저지. 내가 직접 입고 싶을 만큼 멋있는 제품이다. 나도 나중에 하나 입으려고 한다(웃음).
아이앱 스튜디오 외에 팀버랜드, 리바이스 등 다른 브랜드의 제품도 눈에 띄는데.
맞다. 이번 매장에서는 우리와 잘 어울리는 일부 파트너 브랜드의 제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셀렉한 브랜드는 차차 라인업 변경도 할 예정이라, 매장에 올 때마다 그 시기에 어떤 브랜드가 우리와 잘 어울리는 지를 알아차리는 재미도 있을 거다.
<포켓몬>부터 오뚜기까지 다채로운 협업으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앱 스튜디오의 협업 기준이 뭔가?
안 어울릴 것 같은데 만나니까 묘하게 재밌는 브랜드. 너무 말이 되는 조합으로 만나면 오히려 나는 그 부분이 아쉽다. 그래서 사람들이 봤을 때 ‘이게, 왜, 진짜?’ 싶은 생뚱맞은 곳들이 끌리고 그들과 협업하는 편이다. 우리는 그런 게 좋다.
예정된 다음 협업에 대해 살짝 힌트를 주자면.
힌트를 노골적으로 주면 계약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웃음). 그래서 내가 조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키워드라도 던질 수 있나?
부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의 오프닝을 축하해준 브랜드들이 있다. 오베이, 칼하트, 퍼킹 어썸, 그리고 브레인 데드. 우리의 첫 시작을 함께한 이들과의 협업 제품도 있으니 매장에 와서 꼭 만나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