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토모 나라의 '대두 소녀들', 뉴욕을 점령하다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 두 곳에서 약 10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요시토모 나라의 '대두 소녀들', 뉴욕을 점령하다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 두 곳에서 약 100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마침내, 요시토모 나라가 돌아왔다. 새로운 갤러리와 50점 이상의 신작을 들고 나타난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답게 뉴욕에서 엄청난 기대 속에 복귀전을 치르며 ‘나라 열풍’의 정점을 찍고 있다. 데이비드 즈위너의 갤러리 두 곳을 점령한 이번 전시는 오프닝 날 밤 첼시 일대를 가득 메운 수백 명의 대기 줄이 증명하듯, 그가 한 시대를 풍미하는 아티스트이자 여전히 진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12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동명 전시는 나라가 지난해 페이스 갤러리와 결별하고 데이비드 즈위너에 합류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19스트리트와 20스트리트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시에서는 매혹적인 드로잉, 회화, 조각 컬렉션과 함께 작가가 직접 선정한 80~90년대 작품 몇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완벽한 회고전은 아니지만(회고전은 2027년 SFMOMA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그의 스타일적 진화와 초기 아이디어의 영향,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그의 예술 세계를 흥미롭게 엿볼 수 있다.
회화와 드로잉이 전시된 20스트리트 공간은 그의 신구 ‘대두 소녀들’을 한데 모아 놓은 듯하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응시하거나 무장한 채 나타나기도 하지만, 마냥 달콤한 소녀는 없다. 앳된 외모와 달리 나라의 피사체는 결코 장난스럽지 않으며, 그의 작업 이면에 자리한 정치적 의식이 담긴 반전 테마와 펑크 태도를 통해 소녀다움, 순수함, 강인함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에 도전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Matryoshka’(2026), ‘Guns in hands’(2025), 봉투 뒷면에 그린 드로잉 시리즈, 그리고 직설적인 문구인 ‘F*cking War / War Birth’와 나란히 배치된 클로즈업 초상화 ‘War Birth’(2026) 등이 있다. 그 외에 ‘Untitled’(1988)와 같은 초기작은 덜 천진난만한 그의 모습을 보여주며, ‘Hairstyle 1’(2026), ‘Afterwords’(2026), 그리고 쌍둥이 같은 ‘Stillness Heights’(2026) 회화 작품 등 새로운 작품에 맥락을 부여한다. 이는 형식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오히려 과거로의 회귀처럼 느껴진다.
‘Midnight Tears’(2023)의 팬이라면 6피트가 넘는 대형 초상화 3점이 전시된 갤러리 공간에서 특별한 감동을 느낄 것이다. 반투명 아크릴 물감을 색연필 위에 겹쳐 칠하는 새로운 기법과 차분한 색감, 굵은 붓 터치가 어우러져 작품에 한층 더 빛나는 유령 같은 분위기와 깊이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가 최근 진단받은 녹내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블록을 돌아 즈위너의 19스트리트 갤러리에 들어서면, 그의 조각 세계가 펼쳐진다. 13점의 거대한 눈 ‘괴물’ 두상들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어린 시절 핫코다산 근처에서 겪은 폭설에서 영감을 받은 이 조각들은 회화와 드로잉에 비해 더 촉각적인 느낌을 주며,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작가의 정신에 질감적인 차원을 더한다. 무광 흰색 페인트가 칠해진 청동 형태는 2024년 작가가 손으로 직접 빚은 후 크기를 10배로 키운 것이다.
‘나라 마니아’ 현상은 뉴욕에서 그치지 않는다. 같은 시리즈의 조각 3점이 워싱턴 D.C.에 새롭게 단장한 허쉬혼 조각 정원에 설치되었으며, 그의 가장 큰 회화 작품 중 하나인 ‘In the Milky Lake / Thinking One’(2011)은 11월 19일 페어 워닝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다. 예상가는 1,000만 달러에서 1,500만 달러에 달한다.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미술품을 구입할 여력이 없는 이들을 위해 스텔라 맥카트니와 함께한 세 번째 협업 컬렉션 ‘로큰롤 포레스트(Rock ’n’ Roll Forest)’도 출시되었다. 특히 아트 프린트가 돋보이는 아디다스 SPW64 스니커즈와 제작에 40시간이 소요되는, 나라의 캐릭터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핸드 니트 스카프는 꼭 소장해야 할 아이템이다.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그의 작품을 보면 그를 보고 느낄 수 있다”고 적었다. 그녀는 나라를 2025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왜 평화 대신 전쟁을 해야 하는지, 왜 자연과 조화롭게 살지 않고 파괴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순수한 보석과 같다.”
요시토모 나라 전시는 12월 12일까지 뉴욕 데이비드 즈위너 19스트리트와 20스트리트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