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이면에서 시간을 재구성하다: 탄솬(Tan Suan)
이번 디지털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미지와 상징 이면에 자리한 그녀의 깊은 내면세계를 들여다본다.
빛과 그림자 이면에서 시간을 재구성하다: 탄솬(Tan Suan)
이번 디지털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미지와 상징 이면에 자리한 그녀의 깊은 내면세계를 들여다본다.
하입비스트 차이나(Hypebeast China)의 최신 디지털 커버에서 패션 인플루언서의 벼락출세 신화를 반복할 생각은 없다. 그 대신 탄솬(Tan Suan)을 통해 동시대 젊은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스스로를 정의하는지 조명하고자 한다. 개인 크리에이터에서 더 넓은 문화적 존재로 나아가는 그녀의 행보는 중국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세대가 세계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글로벌 패션 및 럭셔리 문화를 어떻게 형성하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한다.
‘꾸안꾸(effortless)’가 하나의 진리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그녀가 세상에 보여주는 미학적 얼굴은 여유로움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장인 정신에 대한 깊은 경외심과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라는 자신만의 과제가 숨어 있다. 외부 세계는 최상위 계층으로의 접근성, 흠잡을 데 없는 세련미, 이상적인 삶을 데이터와 꼬리표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화려한 조명 반대편에는 그녀의 명철한 성찰이 자리한다. 소셜 미디어가 그녀의 현재를 포착할 수는 있어도, 그녀가 어떤 여성인지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다. 겸손함과 집중력,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습관은 소심함이 아니다. 이는 끊임없이 요동치는 시각적 조류의 부표를 피하고 자신만의 미학적 질서와 예술적 관점을 구축하려는 크리에이터의 가장 깊은 본능이다.
이는 비단 탄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보이는 존재’에서 ‘스스로를 표현하는 존재’로 나아가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카메라 앞에서 소음과 수치를 만들어내는 예쁜 얼굴로 남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카메라를 자기표현과 예술적 탐구의 연장선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빠르게 순환하는 팝 문화 속에서 그녀는 렌즈 앞에서는 정확하게 생기와 쿨함을 전달한다. 반면 그 뒤에서는 자신의 콘텐츠에 담긴 미학적 논리, 스타일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을 조용히 다듬어간다.
탄솬의 궤적은 중국 크리에이티브 문화의 변화 양상을 엿볼 수 있는 진입점이기도 하다. 과거 중국의 젊은 크리에이터들은 주로 글로벌 패션과 대중문화라는 맥락 안에서 관찰되고 정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점점 더 많은 중국의 신진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만의 취향과 시각적 언어, 문화적 경험을 무기로 글로벌 패션 및 럭셔리 논의에 참여하며 트렌드를 형성하고 맥락을 설정하는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탄솬은 이러한 서사를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다. 중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외부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젊은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관점을 세계 무대로 가져가며 글로벌 맥락에서 ‘중국에서 왔다’는 것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을까.
따라서 이번 커버는 소셜 미디어의 필터를 걷어낸 심층적인 대화다. 탄솬을 주제로 삼아 이미지와 상징 아래 숨겨진 내면세계를 엿보고, 시간에 의해 형성된 한 여성이 어떻게 진정한 깊이를 가진 영혼과 자아를 성장시키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또한 그녀의 개인적인 여정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중국 신세대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현재 진행 중인 문화적 이동을 다시금 살펴본다. 소셜 미디어에 의해 정의되기를 거부하고 내면의 낮고 깊은 곳으로 물러나는 것은 그녀의 가장 강력한 갑옷이 되었다. 시간을 침전시켜야만 두 발을 땅에 굳게 딛고, 끊임없이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도 트래픽과 세월을 모두 이겨내는 진정한 자신만의 힘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여러 단계로 나눈다면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그 경계를 짓는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 삶은 아직 두 단계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삶을 그렇게 잘게 쪼갤 만큼 충분히 살아보지 않았거든요. 25살 이전이 저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첫 번째 단계라면, 이제 막 저 자신을 알아가는 두 번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죠.
아주 일찍부터 카메라 앞에 섰고,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 엄청난 노출을 경험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대중에게 보인다는 것이 곧 이해받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게 있어 보인다는 것은 종종 오해의 시작과도 같습니다. 인터넷은 화면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필터를 씌우잖아요. 사람들이 보는 것은 입체적이고 진짜인 제 모습이 아니라 압축된 파편들에 불과하죠.
겉으로 보기에 카메라 앞에서의 발랄함은 아주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카메라 뒤에서, 단순히 군중을 따르지 않는 독자적인 미학적 논리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노력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본래 성격은 꽤 차분한 편인데, 온라인에서의 저는 훨씬 더 활발하죠.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부분은 아마도 매일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어떻게 편집하고 대본은 어떻게 쓸지 생각하는 과정일 거예요.
하이엔드 럭셔리든 스트리트웨어든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 냅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은 아이템들을 어떻게 ‘탄솬’만의 뚜렷한 시각적 규칙으로 융합하시나요?
복잡한 규칙 같은 건 없어요. 그저 본능과 제 취향에 따를 뿐이죠. 많은 경우, 어떤 조합이 저에게 더 잘 맞고 더 나답게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브랜드의 토털 룩을 입어야 하는 패션쇼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평소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럭셔리 브랜드로 치장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현실에서 지치고 길을 잃은 기분이 들 때조차 카메라 앞에서는 가장 멋지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요. 그럴 때 ‘탄솬’과 ‘좡페이(Zhuang Fei)’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시나요?
지치거나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는 잠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사람들에게 온라인으로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지 않거든요. 제 안의 감정들이 정리되고 나면 다시 시작하죠.
알고리즘과 트래픽이 모든 것을 수치화하는 오늘날, 크리에이터는 주체성을 잃은 ‘모델’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언제부터 자신이 단지 관찰의 대상이 아니라 통제력을 가진 크리에이터라는 사실을 깨달으셨나요?
게시물을 올릴 때 트래픽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을 때, 비로소 제가 진정으로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트래픽에 쫓겨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자신만의 고유함을 잃고 언제든 대체 가능한 상징표로 전락해 버리거든요. 콘텐츠를 촬영하든 패션 위크에 가든, 제가 흥미를 느끼는 일에 온전히 몰입하고 있다면 외부 요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온라인 ‘큐레이터’로서 지금 보여줄 가치가 있는 것은 어떻게 결정하시나요? 좋아하지만 절대 올리지 않을 만한 것도 있나요?
제 개인적인 스타일을 일상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녹여낼지 고민합니다. 절대 올리지 않을 것에 대해 말하자면, 제가 남몰래 춤추는 걸 좋아하는데요, 제 춤 실력이 솔직히 조금 ‘무서운’ 수준이라 온라인에는 절대 올리지 않을 거예요, 하하하.
주요 패션 위크에 수차례 초대받았고 대형 럭셔리 하우스의 캠페인에도 등장했습니다. 오늘날 글로벌 패션이라는 맥락 안에 스스로를 둔다면, 본인이 실제로 어떤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평범한 소녀의 개인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키가 크지도 않고, 전통적인 기준에서 흠잡을 데 없는 ‘전형적인 미인’도 아니거든요. 하지만 세상의 미의 기준은 다양해야 한다고 믿어요. 세상에는 저 같은 소녀들이 셀 수 없이 많고, 그들 역시 주목받을 자격이 있으니까요.
초 단위로 모든 것이 뒤바뀌는 콘텐츠 전쟁터에서, 시간과 나이가 여성 크리에이터를 어떻게 형성한다고 보시나요? 더 젊고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대체될까 봐 두려운가요, 아니면 시간이 더 깊은 경험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하나요?
여성은 모든 연령대마다 그 시기 특유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10년 전만 해도 제가 패션 위크 쇼에 가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거든요. 알고리즘에 의해 밀려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시간이 제게 가져다줄 경험과 시야가 더 기대됩니다.
고등학교 때 타오바오(Taobao) 모델을 했을 때는 단지 “용돈을 좀 벌고 싶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 당신의 목표에는 어떤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나요?
솔직히 큰 변화는 없어요. 어릴 적 제 꿈은 마음에 드는 옷을 사고 가보고 싶은 도시를 여행하는 거였거든요. 지금도 그 마음은 비슷합니다.
소셜 플랫폼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논리에 맞추고 그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만들도록 끊임없이 강요합니다. 이러한 ‘권위’에 압박감을 느낀 적이 있나요, 아니면 전혀 개의치 않으시나요?
다소간의 압박은 분명 있죠. 예를 들어, 플랫폼이 새로운 트렌딩 토픽이나 캠페인을 시작하면 정해진 템플릿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하기를 원하거든요. 저는 거절을 잘 못하는 편이지만, 그 틀 안에서도 제 방식과 제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고집하는 편이에요.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수많은 카메라를 벗어나,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개인 시간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렇게 기록되지 않는 시간들이 당신의 작업에 어떻게 피드백이 되나요?
아마 일을 하지 않을 때 집에서 뒹굴거리며 배달 음식을 잔뜩 시켜놓고 영화를 보거나, 친구 집에 가서 수다를 떨고 게임을 하며 그저 멍때리는 시간일 거예요. 그런 오프라인 시간은 제게 무척 중요합니다. 카메라 앞에서의 긴장된 상태로만 지낸다면, 디지털 네트워크 속에 사는 가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테니까요.
훗날, 이 복잡한 시대에 사람들이 탄솬의 어떤 면을 기억해주길 바라나요?
꽤 괜찮은 스타일 크리에이터였다는 사실이면 충분합니다.
포토그래퍼: Xie Wenhao
디렉터: Pashiko
촬영 감독: Rayclay, Mars
편집장: Phil Gong
부편집장: Buzz Lee
부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필름 포토그래퍼: H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Kevin E. Wong
브랜드 파트너십 부디렉터: Jamie Chan
프로듀서: Noora, Yildiz
그래픽 디자인: Shin Tian, Forrest Grenfell
스타일리스트: Cvalda Xie
메이크업: Xandra X
헤어: WENAOMING
스타일링 어시스턴트: Chen Ling
조명 감독: Bai
리터처: Zhuzhu
에디터: Rayclay
사운드 디자인, 컬러 그레이딩 및 AIGC: Pashiko
편집 어시스턴트: hermitttcarb
프로덕션 코디네이션: Guan Luyan
특별 감사: CHAN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