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 오브젝트 인터뷰 - 하나의 예술이 모두의 예술이다

월요병이 없는 10명의 아티스트.

미술 
12,554 Hypes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이슈는 오히려 사소한 대화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스펙트럼 오브젝트 역시 평소 자신의 영감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즐기던 한 아트 디렉터와 디자이너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10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예술창작집단이다. 각자가 가진 영감을 공유하며 작품의 영역을 확장하는 목적으로 구성되었다. 2주마다 모임을 반복하기를 벌써 3년. 함께 총 55개의 영감을 통해 400여 점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주로 시각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만 있던 스펙트럼 오브젝트는 최근 글 쓰는 작가를 영입하며 팀의 정체성과 존재감을 차츰차츰 키워가는 중이다.

이런 행보를 보이는 집단이 스펙트럼 오브젝트가 유일하거나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활동하는 팀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팀원 각자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들의 진짜 성장 동력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서로 다른 취향과 경험을 가진 10명의 아티스트가 공유하는 광범위한 영감의 스펙트럼이다. 음악, 영화 그리고 인문학 강의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한정 짓지 않는 다양한 영감은 팀의 작업에 훌륭한 자양분이다. 아래 이들이 꼽은 각자의 베스트 스펙트럼 오브젝트 작품에 대해 알아보자.

장준오(스팍스에디션)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디자인과 운전기사를 담당하는 장준오는 어지혜 작가와 스팍스에디션을 운영 중인 디자이너다. 그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디자인과 입체 미술을 결합한다. 자신의 10대부터 20대까지의 시간을 전반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51. Metallica(The Black Album) by Metallica>를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팀의 베스트 프로젝트 중 대부분이 장준오가 발제한 영감이라는 점은 그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을 짐작게 한다.

김완진(Willeys)

김완진은 주로 인체를 소재로 그림을 그린다. 지극히 사실적이고 세밀한 묘사에 몽환적인 색감이 더해진 그의 화풍은 인체를 아름답다 못해 신비롭게 보이게 한다. 특히 피부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는 최근 들어 인체의 회화적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43. 파란 돌 by 한강>이며, 이미 너무 유명해져서 망설였던 <On the nature of daylight by Max Richter>를 다시 꺼내서 팀과 나눠보고자 한다.

한지혜(람한)

한지혜는 고양이, 꽃 그리고 인물 등 다소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그린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유독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의 작품은 한 번 보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매력이 있다. 그녀는 다음에 발제할 영감으로 김정미의 <햇님>을 준비 중이다. 분명 따뜻하고 밝은 느낌의 곡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항상 슬퍼서 새벽에 들으면 꼭 울게 되는 노래라며, 이 노래가 가진 신비함을 공유하고 싶다고. 위 사진은 그녀가 <서영이 by 피천득>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이다.

조민준(Grafire.cho)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중추 역할을 하는 조민준은 평소 광고 아트 디렉터로 일하며 언제나 자신만의 표현법과 메시지를 갈망해왔다. 팀의 창립 멤버인 장준오와 함께 팀의 창립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멤버다. 그는 <#41.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by Marvin Gaye>를 개인 작업의 방향성이 명확해진 곡이라고 말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꼽았다. 최근 즐겨듣는 <Imagine Dragons>를 팀에게는 물론 하입비스트 독자들에게도 추천한다.

곽명주

팀에서 간식을 담당하는 곽명주는 주로 산과 바다 같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래서 그림이 계절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색연필과 과슈, 마카, 포스카 등.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자신이 팀에 합류한 뒤 첫 주제였던 <#38. Fordlandia by Johann Johannsson>이다. 작품을 향한 욕심 때문에 2주를 꼬박 채워 많은 고민을 하고, 실제 유리잔을 몇 차례 깨는 시행착오 끝에 작품이 완성되기도 한다.

최영훈(NK49)

최영훈은 주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41.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by Marvin Gaye>를 꼽았는데, 이유는 강아지 쿠로 때문이다. 소중한 가족이었던 쿠로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게 된 후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웠는데, 마빈 게이의 노래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 실제 쿠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캐릭터로 만든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미래

가장 최근에 팀에 합류한 김미래는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유일한 글 쓰는 작가다. 팀에서 발행하는 출판물을 비롯한 콘텐츠를 편집하고 갈무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룹명과 동명 앨범이 가지는 의미를 탐구하고 고민하는 계기가 된 <#51. Metallica(The Black Album) by Metallica>를 베스트 스펙트럼 작품으로 꼽았다. 주로 리뷰나 에세이를 써왔지만, 스펙트럼 오브젝트를 통해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자기검열이 없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해보는 것이 목표라고.

이규태(Kokooma)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인 이규태는 하나의 장면보다는 그 안에 담긴 분위기를 그린다. 팀에서 개그를 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팀이 쉽게 인정하지 않는 눈치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5. Nude by Radiohead>. 작업할 당시 완성된 그림이 곡과 닿은 정도가 아쉬워 몇 번이나 작업을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지혜(스팍스에디션)

이규태와 마찬가지로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초창기 멤버이자 디자인 스튜디오 스팍스 에디션의 디자이너 어지혜는 팀에서 시각디자인을 담당한다. 추상화된 인체와 꽃을 소재로 한 회화 작업도 함께 선보이는 중. 그녀는 현재 자신의 작업 원천을 <#42. Aad Guray by Deva Premal>로 소개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손꼽았다. 또한, 팀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하는 멤버이기도 하다.

최재훈(Plato_q)

흑백 펜과 잉크로 주로 작업하는 최재훈도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초창기 멤버다. 그에게 <#6. O Father, O Satan, O Sun! by Behemoth>는 그림에 있어서 과감하지 못했던 지점을 넘어서게 한 기점이다. 더불어 데스메탈에 가진 편견도 해소해준 곡이다. 최재훈 특유의 입담 덕분에 스펙트럼 오브젝트의 모임에는 정적이 흐를 새가 없다. 그 덕에 월요일마다 모임을 가지는 스펙트럼 오브젝트에겐 월요병이 눈곱만큼도 느껴지지 않는다.

 

매일 성장을 이어가는 스펙트럼 오브젝트는 지난 3년간의 활동을 총망라하는 전시 <SPECTRUM OBJECT>를 진행 중이다. 일정은 아래의 주소에서 5월 26일까지.

갤러리 ERD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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