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비스트'가 소개하는 2021 ‘부산 풀코스’ 가이드
부산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맛집, 편집숍, 바, 숙소까지.
흔히 ‘부산 풀코스’라고 불리는 관광 코스가 있다. 부산역에 내려 첫 끼로 밀면을 먹은 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바다 구경을 하고, 민락수변공원에서 포장 회로 배를 채운 다음, 서면 번화가에서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 돼지국밥으로 해장한 뒤 집으로 복귀하는 1박 2일 일정이 바로 그 내용. 하지만 이 여행 코스는 부산 지인들에 의해 수없이 반복된 나머지 이제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오해케 하는 클리셰가 됐다. 진짜 부산은 ‘제2의 도시’라는 수식이 모자랄 만큼 대한민국 그 어떤 도시 못지않게 가볼 곳이 넘치는 도시이기 때문. 부산 여행을 간다면 꼭 가야 할 맛집부터 카페, 바, 편집숍, 숙소까지 <하입비스트>가 소개하는 2021년 버전 ‘부산 풀코스’를 확인해보자.
카페
33게이트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기 전, 일상 속에서 가장 설레던 순간 중 하나는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순간일 것이다. 33게이트는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공항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낸 카페다. 매장 내에서는 실제 공항에서 울려 퍼지는 탑승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며, 주문을 마치면 비행기 팁승권과 동일한 사이즈의 티켓이 제공된다. 33게이트에서는 ‘천상의 맛’이라고도 알려진 터키의 디저트 메뉴 ‘카이막’을 선보이고 있다. 에스프레소 위에 초코 무스를 올린 ‘더티 섹시’, 스타벅스 뉴욕점에서 히든 메뉴 1위를 차지한 음료에서 영감을 받아 믹스베리 스무디와 화이트 초코를 버무린 ‘유니콘’ 역시 이곳에서 꼭 맛보아야 할 메뉴.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전로37번길 20 A 마동 201호
타타에스프레소바
광안리 해수욕장 10분 거리에 정통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를 맛볼 수 있는 가게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걸음마’라는 뜻을 지닌 타타에스프레소바가 바로 그 주인공. 타타에스프레소바는 시간대에 따라 총 2개의 가게로 운영된다.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는 바리스타가 일본식 드립 커피를 내리는 ‘스미스 드립 바’를 만날 수 있고, 점심시간 무렵부터 영업이 시작되는 ‘타타에스프레소바’에서는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즐겨 마신다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비롯해 콘파냐, 플랫화이트를 맛볼 수 있다. 커피의 맛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물의 경도를 매일 체크해 로스팅을 달리할 만큼 그 맛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인스타그램에 넘쳐나는 ‘감성 카페’가 아니라,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내는 카페를 찾는다면 일정을 바꿔서라도 이곳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무학로33번길 57
패션 & 라이프스타일 숍
발란사
발란사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볼캡은 이제 서울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그 뿌리는 여전히 부산이다. 2008년 부산 경성대 앞에 처음 문을 연 발란사는 2018년 무렵 지금의 서면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기자기한 오브제들로 가득 채워진 매장은 김지훈 대표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빚어진 공간이다. 매장 곳곳에는 발란사가 그동안 함께해 온 아티스트와의 협업 아이템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 수트맨, 켄 카가미, 덴 수베니어, 카 서비스가 대표적인 파트너들. 최근 화제를 모은 태극당과의 협업 아이템을 비롯해 여태껏 출시된 특별한 굿즈들도 구매할 수 있다.
주소: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대로255번길 37 1층(서면전포상가 C동)
식당
버거샵
타지 사람들에게 ‘부산’하면 돼지국밥, 밀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겠지만, 정작 부산 사람들이 즐겨 찾는 가게는 따로 있다. 전국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퀄리티의 버거를 선보이고 있는 버거샵이 그 대표적인 가게. 매장 벽면을 가득 채운 각종 포스터를 비롯해 테이블과 의자, 심지어 수전은 뉴욕에서 직접 한국으로 공수해온 것이라고 한다. 모든 직원들이 디키즈 워크 팬츠에 반스 스니커로 복장을 통일한 것도 이곳에서만큼은 서면이 아닌 브루클린에 온 기분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버거샵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두툼한 패티에 치즈, 캐러맬라이즈드 양파를 얹은 클래식 버거다. 버거 패티는 1등급 한우를 쓴 덕분에 베어 물 때마다 근사한 풍미를 자랑한다. 일반 프랜차이즈에서는 맛볼 수 없는 두툼한 감자칩도 준비되어 있으니 꼭 함께 주문하길 권한다.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천로108번길 11
미림양장
미림양장은 훌륭한 북경오리를 맛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식당이다. 북경오리를 선보이는 다른 가게들과 미림양장의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가격이 다른 곳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 하지만 신라호텔에서 경력을 쌓은 박호연 셰프의 손을 거친 덕분에 그 맛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자그마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치 <화양연화> 속 한 장면에 들어선 듯한 감흥을 준다. 미림양장의 마라탕은 북경오리만큼이나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 멘보샤의 식빵은 직영 베이커리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했고, 고수와 파로 향을 낸 꿔바로우는 수많은 테스팅을 거친 반죽 덕분에 매력적인 식감을 선사한다. 중식 메뉴와 어울리는 고량주도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으니, 허기와 취기를 함께 채우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전로68번길 37
바 & 펍
굿타운 캐주얼바
숙소에 짐을 풀고 적적해진 밤을 달래고 싶다면 전포동에 자리한 굿타운 캐주얼바에 들러보자. ‘Listen or Drink’라는 슬로건 하에 운영되는 굿타운에서는 다채로운 음악과 술을 선보이고 있다. 굿타운은 기본적으로 반주를 하는 곳이라기보다 식사를 마치고 2차로 가는 술집을 그리며 완성한 가게다. 때문에 멜론 하몽 프로슈토, 버팔로 치즈 토마토 샐러드와 같은 가벼운 안주들이 메뉴판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술은 사케를 베이스로 한 사와부터, 하이볼, 칵테일, 위스키, 맥주, 와인 등이 구비되어 있다. 굿타운 캐주얼바의 직원들은 ‘부디 두려워하지 말고 이야기를 건네주세요’라며, 홀로 여행을 떠나온 이들이 테이블보다는 바 좌석에 안기를 당부했다. 가족 혹은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예약으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룸을 이용하면 된다.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동성로71번길 38 1층
숙소
웻에버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두 골목만 도심 쪽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조용한 길에 유독 색채가 짙은 3층짜리 건물 한 채가 자리하고 있다. 숙소 웻에버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와 <노스텔지아>에 등장한 1960-70년대 아메리칸 하우스를 떠올리며 만들어낸 공간이다. 물기 섞인 바닷바람에 잔뜩 젖어 있는 듯한 건물의 느낌을 더욱 살리고 싶어 ‘wetever’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독채로 대여할 수 있는 웻에버의 실내 바닥은 오래된 초등학교 마룻바닥을 재활용하여 오랜 시간을 머금은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두 개의 침실,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 영화 감상을 위해 준비한 120 인치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 광안대교가 바라보이는 루프탑 공간은 숙소에 들어오면 밖을 나서고 싶지 않게 하는 요소들. 주인이 건물을 꾸미는 작업을 하며 영감을 받았던 영화 OST, 메모, 스케치들을 곳곳에 남겨두었다고 하니 머무는 동안 보물찾기 하는 마음으로 그 흔적을 찾아보길.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로61번나길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