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덩크 로우 ‘서울’을 만난, 서울 사람들
나이키와 ‘하입비스트’가 천만 특별시민에게 바치는 헌사.
천만 시민이 둥지를 튼 채 살아가고 있는 도시, 서울.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특별시’라는 수식을 지닌 이 도시를 위해, 나이키가 8월 12일 아주 특별한 스니커를 출시했다. 발매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덩크 로우 ‘서울’이 그것이다.
덩크 로우 ‘서울’은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상징들로 디자인된 신발이다. 밝음과 순수를 뜻하는 ‘하양’, 음양의 상호 작용에 따라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의미를 품은 ‘파랑’, ‘빨강’의 태극 문양, 그리고 하늘과 땅과 물과 불을 상징하는 ‘건곤감리 4괘’까지, 우리나라의 국기인 태극기를 신발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이 도시를 살아 숨쉬게 만드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나이키가 서울과 한국의 감성을 담아 만든 이 신발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입비스트>는 이 질문의 답을 직접 듣기 위해 덩크 로우 ‘서울’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나이든 사람이 뭘 아나. 가볍고 예쁘네, 허허.”
가장 먼저 세운상가 주차장에서 만난 용달화물 운전자 어르신에게 덩크 ‘서울’은 그저 “가볍고 예쁜 신발”이었다. 어르신이 짚은 두 가지 조건은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좋은 신발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부분이다. 을지로의 수십 년 된 철물점에서 마주친 또 다른 사장님은 덩크를 보고 “이제는 다 큰 우리 아들이 20년 전에 엄마한테 사달라고 조르던 신발”이라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실제 덩크가 처음 출시된 것은 1985년. 아이코닉한 모델이 갖는 힘은 시대와 트렌드의 변화와 무관하게 지속되며 확대된다.
홍대의 셀프카메라 스튜디오에서 만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덩크 ‘서울’은 “친구들과 함께 눈독을 들이던 신발”인 동시에 “애초에 살 수는 있는건지” 궁금한 존재다. 명동에서 20년 넘게 수선집을 운영하며 셀 수 없이 많은 명품 옷을 수선해온 사장님의 눈에도 덩크 로우 ‘서울’은 특별한 신발인 건 마찬가지다. “내가 발이 안 좋아서 수술을 몇 번이나 했어. 그런데 이건 너무 가볍고 예쁘네. 출시가 내일이면 벌써 애들 텐트 쳤겠네?” 한편, 공항철도를 타고 퇴근 중이던 20대 회사원은 신발을 신어보더니 반대로 질문을 건넸다. “이건 리셀가가 얼마나 될까요?”
경복궁에서 만난 세 형제에게 덩크 ‘서울’은 “신기한 신발”이었다. 로마와 피지에서 살다 왔다는 세 형제는 신발을 번갈아 구경하며 영어로 대화를 나눴지만 마지막에는 한국말로 “이거 저희도 살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옆에 계신 어머님은 멀찍이 다른 곳을 보고 계셨다. 서교동에서 유치원생들을 가르치던 태권도 사범은 신발을 신은 채 완벽한 품세와 발차기를 선보였다. 맨발일 때와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을지로의 다방에서 만난 이모님은 “오늘 내 바지랑 잘 어울리네. 출퇴근 용으로 딱이겠다”라는 말과 함께 칡차와 각얼음이 넘치도록 담긴 유리잔을 건네셨다.
모두가 일면식 한번 튼 적 없는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서울 시민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의 이름을 딴 신발을 꺼내자 모두 흔쾌히 인터뷰를 수락했다. 가벼우면서도 예쁜 신발과 그런 마음을 지닌 사람들. 새로운 덩크 로우 발매를 이틀 앞두고 <하입비스트>가 만났던 ‘서울’의 존재들은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특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