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최초로 달에서 가져온 흙으로 식물 재배에 성공했다
우주 농사의 첫걸음.

달에서 가져온 흙에서 처음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의 로버트 펄 교수 연구진은 13일 <네이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달에서 가져온 토양에 애기장대 씨앗을 심어 싹을 틔웠다고 발표했다.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의 흙에서 식물을 재배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1969년 인류를 달 표면에 최초로 내려보낸 아폴로 11호와 뒤이어 달로 간 아폴로 12호, 1972년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이 탑승했던 아폴로 17호가 가져온 토양에 애기장대 씨앗을 심었다. 애기장대는 DNA가 완전히 해독된 식물로 재배 실험에 자주 쓰인다.
이와 함께 나사는 존슨우주센터가 지구의 화산재로 달 토양과 유사하게 제작한 모사토를 배양용기 16개에 넣고 애기장대 씨를 심었다. 애기장대는 달 토양과 지구 화산재 토양 양쪽에서 모두 싹을 틔웠다. 다만, 달 토양에서 자란 애기장대는 지구 화산재 토양보다 생장이 느리고, 잎에 붉은 반점이 생기는 등, 식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여러 요소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에 더 오래 노출된 아폴로 11호 토양에서 식물의 스트레스 반응이 가장 강했다”라며 우주 입자에 노출될수록 식물 생장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달 토양에서 식물이 잘 자라도록 개선하는 방법을 찾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