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플리키뱅 & 트레이 비

“요즘 래퍼들은 말이 너무 많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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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키뱅은 지난 3월 15일 첫 싱글 ‘My Ninjas’를 공개하며 주목할 래퍼로 떠올랐다. 이후 <쇼미더머니 11> 출연, 드릴 음악의 유행과 릴모시핏과의 합작 앨범 <FLEEKY SEASON>, 정규 앨범 <The Predator>에 힘입어 더 많은 인지도를 쌓았다. 비슷한 시기, 플리키뱅과 함께 옐린 소속인 트레이 비 또한 EP <Way 2 Trazy>와 첫 정규 앨범 <Ready to Tray>를 내며 힙합 마니아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에만 각각 두 장의 음반을 발매한 두 래퍼는 멈추지 않고 지금도 새 작품을 준비 중이다.

#Streetsnaps: 플리키뱅 & 트레이 비, 더티 플레이 레코즈,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옐린, 드릴, 한국 힙합

둘 다 올해에만 각자 두 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트레이 비: 한 장 더 낼 거다. 곡을 쌓는 단계라 어떤 음반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

플리키뱅: 나도다. 지난 앨범 <The Predator>가 포식자로서의 나를 이야기했다면, 다음 음반은 내가 포식자인 이유를 설명하려 한다.

다작하는 편인가?

트레이 비: 평소에 친구들과 음악만 만든다. 음악 만드는 게 곧 노는 거다. 내 인스타그램이나 MV를 보면 노는 데에 미친 멍청이로 보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며 본인의 흥을 따라 즐기고 싶게 만들고 싶다.

플리키뱅: 우리 둘 다 매일 곡을 만든다. <쇼미더머니 11>에 출연하며 <FLEEKY SEASON>을 만들었다. 음악을 만든 후에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이 있지 않나. 그 사이 또 <The Predator>를 만들었다. 다음 앨범도 마찬가지다. 지난 앨범의 후반 작업 과정에서부터 곡을 만들고 있었고, 약 20곡 정도가 쌓여 있다.

올해 발매한 두 음반 중 더 플리키뱅스러운 것은 무엇인가?

플리키뱅: <The Predator>다. <FLEEKY SEASON>은 프로듀서 릴모시핏과의 합작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만들었다. 반면 <The Predator>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장르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사람들에게 드릴 래퍼로 인식돼 있는데 이를 벗어나려는 시도인가?

플리키뱅: 내가 누구보다도 잘하는 스타일이 브롱스 드릴이기 때문에 굳이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My Ninjas’지만, 사실 그 곡은 살면서 세 번째로 만든 드릴이었다. 근데 곡이 잘 돼서 드릴 래퍼가 됐다. 주목을 받아서 좋지만, 다른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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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레이 비는 지난 앨범에서 트랩을 많이 선보였다.

트레이 비: 그때그때 감정에 어울리는 노래를 만든다. 올해는 기분이 신나고 들뜬 시기가 잦았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를 표출하는 음악이 많았다.

트레이 비의 앨범 수록곡 중 ‘Candy Shop Remix’는 제목 그대로 2000년대 메가 히트곡인 50센트의 ‘Candy Shop’ 비트를 빌려왔고, ‘맙소사 (OMG)’는 비슷한 시기 팀발랜드의 곡을 차용했다.

트레이 비: 옛날의 좋은 노래를 지금에 맞게 재구성하는 아이디어가 재밌었다. 대체 사람들이 왜 이걸 안 하지 싶었다.

앨범에서 타 래퍼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트레이 비: 밖에서 보면 내가 그 사람들을 되게 죽일 듯이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가사를 쓰다 보니 재밌었을 뿐이다. 물론 그 대상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부정적인 의견은 다 받아들인다.

플리키뱅도 타 래퍼를 겨냥하는 가사를 자주 쓰는 편이다.

플리키뱅: 여기서 처음 말한다. 오히려 힙합 신에서 그저 버티고만 있는 래퍼들이 나를 부정적으로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드릴이 어쩌고, 갱이 어쩌고 하는 내용은 사실 다 나를 향한 말 아닌가. 그들이 아닌 척 계속 이야기하는 게 짜증 난다.

트레이 비: 약을 안 팔지만 트랩은 하는 래퍼가 많은데, 그들이 말하는 대로라면 다 모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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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플리키뱅: 중학교 친구다. 서로 제일 친한 친구였다. 힙합을 좋아하고 여러 공통점이 많아서 쉽게 친해졌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플리키뱅의 랩은 타격감이 강하다. 플로우 디자인 과정이 궁금하다.

플리키뱅: XXX텐타시온과 스키 마스크 더 슬럼프 갓의 ‘Take a Step Back’처럼 사운드가 강한 노래를 좋아했다. 그러다가 브롱스 드릴을 들었다. ‘이건 내 거다’ 싶었다. 그때부터 ‘My Ninjas’를 내기까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긁는 목소리를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을지 연구했다.

트레이 비의 톤이나 플로우는 또 다르다.

트레이 비: 가사를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사람들은 웃긴 가사나 멋진 펀치라인을 들었을 때 래퍼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듣는 음악의 느낌을 나만의 정서, 목소리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계속 고민했다. 지금은 내 가사와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랩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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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수준을 높이면 더 좋은 래퍼’라는 평가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플리키뱅: ‘좋은 가사’에 대한 생각이 다른 한국 래퍼들과는 다르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가사를 정말 잘 쓴다. 사람들은 마약, 여자, 돈 얘기만 하는데 어떻게 잘 쓴 가사냐고 하지만, 그의 가사에는 재미가 가득하다. 폴 블랑코는 좀 더 세련된 다른 방향으로 잘 쓴다. 반면 대부분의 한국 래퍼들 가사는 진짜 재미없다. 물론 내가 지금보다 더 발전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트레이 비가 말하는 ‘겁쟁이 래퍼’, ‘홍대 래퍼’는 누구인가?

트레이 비: 몸을 너무 사리는 래퍼들. 누구나 본인이 지키고 싶은 요소나 옳다고 생각하는 길이 있다. 그에 상반되는 사람을 만나도, 꾹 참고 사이좋게 지내려는 모습이 맘에 안 들었다. ‘홍대 래퍼’는 특정 시대나 인물을 겨냥하는 말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홍대 방구석 래퍼’ 같은 밈이 많았다. 그런 애들이 모여서 이상한 짓을 하고 래퍼인 척하는 게 싫었다. 재미도, 멋도 없는 ‘래퍼’들은 빨리 은퇴하길 바란다.

다른 인터뷰에서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음악을 굳이 들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 적 있다.

플리키뱅: 클래식을 꼭 들어야만 한다는 룰을 만드는 게 이상하다고 느껴진다. 나도, 트레이 비도 듣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음악만 들었다. 릴 펌처럼 통통 튀는 힙합 음악이 가장 잘나가던 때에 음악을 듣기 시작한 세대다. 그 전 음악들은 크게 흥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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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힙합 하기 어렵다고 말할 거면 집에나 가’라는 가사를 썼다. 한국은 힙합 하기 좋은 나라인가?

트레이 비: 한국은 힙합을 할 수 없는 나라라고 말하며 찡찡대는 모습들이 꼴 보기 싫다. 그 시간에 어떻게 음악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으면 좋겠다.

플리키뱅: 힙합을 못하는 나라는 없다. 일본도 일본만의 힙합이 있고, 최근 이탈리아 힙합도 전성기를 맞이하는 중이다. 한국에서 왜 힙합을 못하는지 모르겠다. 음악을 못하는 래퍼들이 본인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내 음악이 안 팔리는 걸 보면, 한국에서는 힙합 못한다’라고 말하는 거 같다.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금까지 한 말에 설득력이 있으려면 둘의 음악이 모두가 인정할 만큼 좋아야한다. 그 단계까지 왔다고 자평하나?

트레이 비: 당연히 사람들이 인정할 만한 위치에 올라가면 지지를 받겠지만, 그걸 위해 음악을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내 기준과 취향을 충족하는 좋은 음악을 계속 보여줄 거고, 그걸 통해서 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을 뿐이다.

옷은 평소 어떤 스타일을 즐겨 입는가?

트레이 비: 좋아하는 흑인 래퍼들이 입는 옷을 자주 산다. 오늘 입은 후디는 겟 음 곤(Get Em Gone)이라는 미국 스트리트브랜드다. 바지는 세레네데라는 데님 브랜드인데,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래퍼들이 입는다. 신발은 베이프스타다. 오늘 입은 후디 그래픽과 컬러팔레트를 맞췄다. 모자나 신발 컬러를 맞추는 식의 포인트를 좋아한다. 선글라스는 오프 화이트다.

플리키뱅: 핏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들은 내가 작은 옷을 입고 다닌다고 하는데, 오히려 몸에 딱 떨어지게 입는 옷이 내가 보고 자란 힙합이었다. 오늘 입은 후디는 아크네 스튜디오에서 샀고, 바지는 릭 오웬스에서 구매했다. 벨트는 펜디다. 펜디의 F가 ‘플리키뱅’의 이니셜처럼 보였다. 신발은 에어 조던 4를 신었고, 팬티는 PSD라는 미국의 언더웨어 브랜드를 입었다. 패턴이 화려해서 새깅으로 입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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