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하입룸 프레젠테이션 살펴보기
현지 바이어와 숍 대표에게 2023년의 패션 시장에 대해 물었다.






하입룸은 브랜드를 세계 패션 시장과 연결해주는 것을 넘어 전략적인 브랜딩과 유통, 머챈다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하입룸은 통합적인 전략 수립과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유행을 선두하고자 하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티브들에게 합리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3년 가을, 겨울 상하이 패션 위크는 상하이 패션 산업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상하이 패션 위크가 세계 4대 패션 위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포착한 <하입비스트>는 작년에는 하입룸의 개장식을, 올해는 두 번째 쇼룸 프레젠테이션을 상하이에서 개최했다.
하입룸은 브레인 데드와 오클리 팩토리 팀을 비롯해 이미 궤도에 오른 브랜드는 물론, 떠그 클럽, 그레일즈, 카르넷 아카이브 등의 주목받는 국내 브랜드와 아티스트 이규한을 함께 조명했다. 이외에는 브라질의 피_안드라데와 피엣,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 그리고 고품질의 가방을 선보이는 라미더스를 쇼룸에 들였다.
새로운 프레젠테이션을 맞아 <하입비스트>는 패션 관계자들을 초청해 남성복 산업과 하입룸, 그리고 하입룸에 소개된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초청된 관계자에는 ‘I.T 멘스웨어’ 바이어 페인, ‘인빈서블‘ 창립자 지미, ‘엘리먼트‘ 창립자 베니, 마카오의 ‘더 빅 애플‘ 창립 멤버 빌리 쿠옥, ‘엑스’ 창립자 DB 등이 포함됐다.
<하입비스트>의 유통 사업 진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페인 (I.T 멘스웨어)
<하입비스트>처럼 인지도와 전문성을 모두 겸비한 패션 미디어가 패션과 문화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브랜드 유통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하입비스트>가 HBX를 운영하며 얻고 있는 인사이트를 고려했을 때 자체 쇼룸 설립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미 (인빈서블)
인빈서블은 <하입비스트>가 다양한 언어권으로 진출하고 이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봐 왔다.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입비스트>는 특색있는 브랜드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신생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베니 (엘리먼트)
<하입비스트>는 다양한 브랜드와 콘텐츠 자원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리테일 플랫폼인 HBX도 운영하고 있다. 패션 트렌드와 소비자 시장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을 감안했을 때, <하입비스트>의 유통 사업 진출은 타당하다.

빌리 쿠옥 (더 빅 애플)
좋은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하입비스트>는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에게 늘 중요한 매체였다. <하입비스트>의 유통 사업은 소비자들과 잠재력 있는 브랜드를 잇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기존의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주목받는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다.

DB (엑스)
몇 년 전 HBX에 감도 높은 브랜드들이 입점된 것을 보고 셀렉션이 좋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하입비스트>가 쇼룸을 만든다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유통 역시 시장에 필수적인 분야니까. <하입비스트>가 쌓아온 경험을 활용해 유통 사업에 진출한다면 결과적으로 시장의 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하입룸의 쇼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브랜드는 무엇이었나?

페인 (I.T 멘스웨어)
오클리 팩토리 팀과 떠그 클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실 하입룸이 선정한 모든 브랜드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중국의 쇼룸은 대부분 유명 브랜드 위주로 입점시키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입룸의 셀렉션은 확실히 신선하다.

지미 (인빈서블)
분야를 막론하고 작금의 크리에이티브 산업에서 브레인 데드를 모르는 사람은 크리에이티브의 현재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들은 전 세계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을 한데 모아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당장 최근의 가을 겨울 시즌 제품도 획기적인 프린팅을 통해 젊은 세대에 귀감이 되어주고 있다.

베니 (엘리먼트)
쇼룸에서 본 브랜드 중에서는 오클리 팩토리 팀과 그레일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오클리는 소재와 디자인의 참신한 활용을 선보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고프코어 트렌드와 엮이며 수면 위로 떠오른 한국 브랜드, 그레일즈는 실물을 보니 실용성도 꽤 높아 보였다.

빌리 쿠옥 (더 빅 애플)
브라질의 피_안드라데는 무조건 주목해야 한다. 건축과 인테리어, 산업 디자인에서 받은 영감을 가장 실용적이면서 트렌디한 패션 스타일로 녹여냈다. 기능성 의류에 고급스러운 패턴을 프린팅해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형성한 것은 더 충격적이었다. 마카오가 중국과 포르투갈어권 국가들 사이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브라질 브랜드인 피_안드라데는 우리와 일종의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당장 피_안드라데의 제품은 이미 마카오 등지의 숍에 입점되어 있다.

DB (엑스)
카르넷 아카이브의 최신 시즌은 이전과 대비해 더 큰 변화를 시도했으며, 타 한국 브랜드에 비해 폭넓은 제품군을 선보였다. 청두 신도시에 위치한 스토어인 우리 엑스는 새로운 세대를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엑스는 기존의 스토어에 비해 감도 높은 스타일을 선보여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스트리트 스타일을 정의하는 방식이 예컨데 로마의 코즈모 라제 숍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우리는 문화와 음악, 커뮤니티에 집중하고 있다.
무슨 아이템에 가장 관심이 가나?

페인 (I.T 멘스웨어)
떠그 클럽의 팬츠와 ‘아머 후디’에 관심이 간다. 참신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전반적인 브랜드의 무드 자체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패셔너블하고 유니크하며, ‘서브컬쳐’스러운 젊은 세대에게 잘 맞을 것 같기 때문이다.

지미 (인빈서블)
아웃도어와 캠핑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에게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헬리녹스의 택티컬 시리즈를 주목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헬리녹스의 세 라인 중 가장 전문적인 택티컬 라인은 아웃도어 장비 산업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제품이기도 하다. 우리도 최근 헬리녹스 택티컬 시리즈와 협업해 아웃도어 애호가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리고 조만간 두 번째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 아무튼 헬리녹스는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베니 (엘리먼트)
개인적으로 라미더스와 헬리녹스의 협업 ‘블랙 소울’ 시리즈에 눈이 간다.

빌리 쿠옥 (더 빅 애플)
아무래도 브레인 데드와 오클리 팩토리 팀의 새 협업 스니커가 아닐까. 2022년 가장 화제가 된 스니커 중 하나를 만들어낸 두 브랜드는 Y2K 무드를 청사진으로 활용해 창의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발매할 스니커도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DB (엑스)
헬리녹스의 ‘밀리터리 베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요즘 아무 때나 누워서 편히 쉬고 싶거든.
앞으로 하입룸에 기대하는 점이 있나?

페인 (I.T 멘스웨어)
중국의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현지 쇼룸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하입룸이 해외의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국 시장에 가지고 와 양질의 디자인과 다양성을 주입했으면 한다.

지미 (인빈서블)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능성과 실용성에 주목하는 만큼, 다양한 기능성 의류를 소개해 주었으면 한다.

베니 (엘리먼트)
다양한 해외의 패션 브랜드와 특색있는 한정판 제품을 보고 싶다.

빌리 쿠옥 (더 빅 애플)
현재 하입룸이 가지고 온 브랜드는 <하입비스트>가 즐겨 다루는 패션 트렌드인 고프코어와 기능성 의류 위주인 것 같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스타일을 보고 싶다.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던 시티 보이 룩이라든지, 중국에서 ‘올드 머니’로 불리우는 아메리칸 리조트웨어라든지, 원단에 집중한 의류 브랜드라든지. 더 빅 애플은 관광 도시인 마카오에서 영업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고객층을 상대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인기 있는 스타일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문화와 스타일의 브랜드를 소개할 필요가 있다.

DB (엑스)
의류와 더불어 미술 설치품이나 음악 프로그램과 같은 특색있는 요소도 가미되면 좋겠다.
2023년의 패션 산업, 특히 남성복 시장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페인 (I.T 멘스웨어)
전반적으로 2023년의 패션 시장은 브랜드와 소매점을 불문하고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고 있는 회복 단계에 있는 것 같다. 이를 고려했을 때 시장은 나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 싶다. 남성 패션은 획일화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타일로의 세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대중 시장에 안주하는 브랜드는 손해를 보고, 니치 시장을 공략하는 브랜드는 더욱 성장하게 될 것 같다.


베니 (엘리먼트)
팬데믹이 막을 내리며 리테일러와 브랜드 모두 높은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도메스틱 브랜드는 시장 개척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했다. 아마 2023년에도 중국의 패션 시장에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중국 내 오프라인 남성복 매장은 사업 중심적이거나 도메스틱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는 조만간 다양한 스타일과 세부 시장으로 분화될 것이고, 더 많은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진출할 것이다.

빌리 쿠옥 (더 빅 애플)
홍콩과 마카오는 물론, 세계 전반의 패션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당장 주요 관광 도시의 관광객 수치가 회복세를 보인다. 경제 상황도 점차 나아지며 소비자들의 패션 소비 욕구 역시 강해지지 않을까 싶다. 남성복 시장에서도 소비가 활성화되며 많은 기회가 생기고 브랜드와 디자이너는 적극적인 소통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시장 회복 단계에서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에게 보다 혁신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고 싶다.

DB (엑스)
올해는 시장 전반적으로 창의성이 고갈된 듯한 모습이다. 브랜드들은 서로 다 비슷한 디자인의 컬렉션을 내고 있다. 컬렉션의 컬러와 콘셉트를 막론하고 재미있기는커녕 지루했다. 포스트-팬데믹 시대에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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