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초능력자 영화 7

<스파이더맨>, <슈퍼맨>, <엑스맨> 등 초능력을 갖고 활동하는 히어로 영화는 많다. 그렇다면 한국의 히어로 영화는 어떤 게 있을까? 무술 고수부터 염력 사용자, 사람을 조종하는 초능력자, 도술을 쓰는 도사 등 초인을 다룬 한국 영화 일곱 편을 소개한다.

<화산고>(2001)

교실에서 분필이 총알처럼 날아다니고 운동장에서는 학생과 선생이 공중에 떠 무술을 겨룬다. <화산고>는 전교생이 무림 고수인 ‘화산고’에 타고난 공력을 주체하지 못해 여덟 번이나 퇴학을 당한 문제아 김경수(장혁)가 전학을 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찻잎이 용의 형상을 그리며 움직이거나,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아도 유리창을 가루로 만드는 등의 사건은 대수롭지 않은 학교에서 초인과도 같은 학생들이 펼치는 액션이 특징.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도시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무림 고수들의 코믹한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힘없는 말단 경찰 상환(류승범)이 우연히 장풍을 배우러 갔다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성장 서사를 다룬다. 이 영화의 묘미는 류승완 감독 특유의 유머와 중국 무협 영화에 나올 법한 소재를 한국을 배경으로 담아낸 판타지적 요소에도 있다. 장풍, 경공술, 점혈, 공중 부양 등의 중국 무술이 서울에서 펼쳐지며, ‘태초의 도인’도 등장해 세상을 위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우치>(2009)

봉인된 요괴들이 현대 사회에 나타나 세상을 어지럽히자 신부, 승려, 점쟁이로 은둔 생활을 즐기던 신선들이 모여 천관대사의 망나니 제자 전우치(강동원)와 초랭이(유해진)를 불러내 요괴들을 잡아 오면 약 5백 년간 족자에 갇히게 된 봉인을 완전히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전우치는 마지못해 요괴 사냥에 나서지만 완전히 달라진 세상 구경에 흥미를 느끼고, 도술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장난도 친다. <홍길동전>과 함께 대표적인 한국 고전 영웅 소설로 꼽히는 <전우치전>에서 캐릭터 모티브를 따와, 현대를 주요 배경으로 재창조한 이야기.

<외계+인 1부>(2022)&<외계+인 2부>(2024)

<외계+인> 시리즈는 서울과 우주를 오가고, 630년 전에 활동하던 도사와 천둥을 쏘는 인물이 함께 등장하는 ‘동서양 혼합 판타지’다. 2022년 공개된 1부와 지난 1월 10일 개봉한 2부로 구성된 시리즈이며, 본편과 속편이 아닌 두 편이 교차하는 이야기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 리드미컬한 이야기 전개, 자유분방한 캐릭터의 매력, 능청맞은 액션 활극과 같은 최동훈 감독의 장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흡혈형사 나도열>(2006)

처음부터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처럼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물로 기획된 한국 영화가 있다. 이름하여 <흡혈형사 나도열>. 트란실바니아에서 한국에 온 드라큘라의 피를 먹은 모기에 물려 괴력을 얻은 나도열(김수로)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흥분하면 흡혈 장사로 변하는 코믹한 영웅이다. 사랑하는 연인 연희(조여정)와 동료를 위해 악당이자 스크린 경마장 악덕 업주인 탁문수(손병호)에 맞서 목숨을 건 대결을 펼친다.

<초능력자>(2010)

<초능력자>는 오른쪽 다리가 없는 장애인이자, 다른 사람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자 초인(강동원)의 이야기다. 그는 어느 날 돈을 훔치러 전당포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사람들을 조종해 도난을 시도하지만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전당포 직원 규남(고수)이 있었고, 당황한 초인은 다른 사람을 죽이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쫓게 되고, 두 사람은 목숨을 건 대결을 벌인다.

<염력>(2018)

평범한 은행 경비원 석헌(류승룡)이 하루아침에 염력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 석헌은 영문도 모른 채 얻은 초능력을 그간 아버지 역할에 소홀했던 것에 대한 속죄의 의미로 딸 루미(심은경)와 힘없는 시민들을 위해 사용한다. 길거리에 내몰린 시장 상인들의 투쟁에 가담하고, 무장한 용역 깡패들이 맨손의 상인들을 위협할 때 그들을 염력으로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자본과 결탁한 경찰 병력이 상인들을 위협할 때 추락의 위험에서 구출하기도 한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판타지적 요소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