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속 가능성 하이엔드 브랜드, 영앤생 인터뷰

2025 LVMH 파이널 리스트에 오른 영앤생에는 분절될 수 없는 연속성이 있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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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의 작업실로 ‘영앤생(Young n Sang)’을 이끄는 두 사람을 만나러 가는 동안, 아틀리에는 어떤 느낌일지 상상했다. 영앤생과는 이번 인터뷰를 포함해, 벌써 세 번째 만남이었다. 한번은 아주 간단한 서면 인터뷰로, 두 번째는 초대해 주신 팝업 스토어에서, 세 번째에 비로소 아틀리에에서 만났다.  아틀리에가 숲 속에 있을거란 막연한 생각은 그간 봐왔던 브랜드 룩북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 

목적지에서 내려 마주한 작업실은 강을 낀 산책로와 좁은 도로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산속 깊숙이까지는 아니었지만 뒤에는 작은 뒷산을 끼고 있는 영앤생의 아틀리에는 비밀스럽게 닫혀있었다. 

브랜드 영앤생은 홍영신과 이상림, 두 사람이 2018년에 설립한 브랜드다. ‘지속 가능성(Sustainable)’과 ‘에이지 리스(Ageless)’를 표방하는 영앤생은 원단부터 디자인까지 모든게 아틀리에 안에서 손수 다 이뤄지는 쿠튀르로 분류된다. 오늘날의 패션계에서 소재 하나까지 디자이너의 손을 거친 브랜드가 몇이나 될까? 영앤상은 한국에 뿌리를 둔 브랜드라는 점에서 더욱 귀하다. 

이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하기에 앞서, 어떤 말로 수식해야할까 한참을 생각했다. 영앤생에는 분절될 수 없는 연속성이 있다. 무엇 하나만 꺼내서 ‘이렇다’라고 정의하기엔 그 세계가 너무 방대해서 어울리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첫 번째 컬렉션 ‘윙 잇(Wing It)’을 설명하자면?

윙 잇 컬렉션의 뜻이 ‘그냥 하자’라는 뜻이라 특별한 주제 없이 이것저것 시도해봤다. 윙 잇에서 빈티지를 사서 해체하고 재조합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물이 많이 나왔고, 윙 잇의 패치워크에서 발전한 게 두 번째 컬렉션인 ’스트릿 밴더(Street Vender)’의 ’핸드우븐(Hand Woven)’ 작업이다.

지금의 영앤생의 원형이라 볼 수 있을까?

맞다. 보통 컬렉션이나 디자인을 구상하다 보면 바로바로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상상한 이미지와 가장 가까운 원단, 텍스처, 실, 색감. 그걸 그대로 표현하려면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베틀을 가지고 와서 직접 원단을 만들기 시작했다.

트위드와는 또 다르다.

보통 우리의 원단을 트위드라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트위드랑은 좀 다르다. 실을 직접 짜다 보니까 결이 많이 보이는 편이지만 그때, 그때의 컨셉에 따라 다른 형태로 만드는 편이라 핸드 우븐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텍스처가 다른 원사 중에 잘 어울리는 걸 추리고, 베틀에 세로 방향으로 놓고 시작한다. 실마다 두께가 다른 경우가 많아서 어떤 간격으로 할지도 다 다르다. 가로 실은 어떤걸 넣을지, 세로 실은 어떻게 할지. 간격이 달라지면 실마다 장력이 달라서 까다로운 부분이 많다.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

스트릿 밴더에도 직접 만든 원단이랑 빈티지 원단이나 아이템으로 만든 옷들이 섞여있다. 물론 앞으로 나올 컬렉션도 이런 방식을 고집하려 한다. 

빈티지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워낙 빈티지를 좋아해서. (웃음) 빈티지를 좋아한지 10년, 아니 20년은 된 것 같다. 한국에 있을때도, 해외에 있을때도 어딜 가든 꼭 빈티지를 수집한다. 빈티지 옷을 보면 못 입을 것 같은 디자인이나, 시대적으로 지난 패턴들이 많은데 거기에 더 새롭게 전환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느낀다. 물론 빈티지를 재활용하는 것도 의미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속 가능성도 빈티지와 연관성이 있는가? 

확실히 그렇다. 

지난 여름에는 밀란에서 구찌발렌시아가 등의 하우스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케어링 그룹(Kering Group)’과 협업 했다. 2023년은 어느 때보다 바빴을 것 같다. 

밀란에서 열리는 남성복 박람회 ‘피티 워모(Petti-Uomo)’에서 일하는 친구한테 연락을 받았다. 피티 워모 쪽도 그렇고 케어링 그룹도 그렇고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케어링 그룹에서 가지고 있는 친환경적인 재료들을 영앤생으로 보내줄 테니, 기존에 사용하는 재료와 섞어서 만들어줄 수 있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와 케어링 그룹과 컬렉션을 함께하게 되었다.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나라니까 다양한 이야기도 오갔을 것 같다. 

2019년도인가, 2018년도에 해외에서 컬렉션을 처음 하면서 만났던 분을 마침 밀란에서 마주쳤다. 패션에서 지속 가능성이라는게 이슈도 되고,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드는데 막상 실천하기엔 현실적인 벽이 많은게 사실이다. 좋은 얘기 보다는 많은 제약 속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다 얘기했던 것 같다. ‘소비자들은 정말 지속 가능한 패션을 원하는가?’ 이런 얘기들까지 다.

패션에서 지속 가능성은 세일즈를 결합하면 더 까다롭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 숨어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제작에 있어서 원단의 어려움은 항상 있는 일이고, 부자재나 마무리까지 넘어가면 제약이나 한계가 너무 많다. 원단에 오가닉을 사용해도, 다른 부자재들이 어느정도 친환경에 가까워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어디까지 친환경적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항상 난제다. 

기준에 대해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도 끝이 없다. 그래도 최대한 패션브랜드로서 실천할 수 있는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잡아서 지키려고 노력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지 더 들어보고 싶다. 

선택에 한계가 있다 보니 한국에 있는 빈티지 원단과 일반 원단을 레이어링 하는 식으로 원단에 다양한 느낌을 주려고 한다. 빈티지 원단의 지속 가능한 성격을 이용하는 편이다. 

단순히 원단 말고도 브랜드 로고를 살릴 때 어떤 식으로 보여주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플라스틱을 활용하지 않은 방식 중에서 자연물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조개를 사용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컬렉션의 분위기에 맞춰서 자개를 쓸 때도 있고 조금씩 다르다. 그 외엔 단추도 재활용이 가능한 자석이나 쇠로 된 것들만 활용하고, 장식으로 들어가는 체인에도 플라스틱은 안 쓰려고 하고… 택도 웬만하면 오가닉으로 된 라벨을 사용한다.

컬렉션 하나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어갈 것 같다.

영앤생 같은 경우에는 쉽게 갈 수 있는 부분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컬렉션 주기를 좀 천천히 하려고 하는데 패션은 적어도 1년에 두번은 해야 한다. 타협하고 싶지는 않아서 ‘어떻게 하면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가이드라인을 달성할 것인가?’ 그 방법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한 벌의 옷을 제작할 때 고려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점이 있다면? 

재료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준을 다 채우지 못하면 만드는 방식에서 달성하려고 한다. 만약 내추럴 원단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재료 이동을 자동차로 1시간 이내 왔다 갔다 할 수 거리로 제한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어떻게 만들던 넓은 방식의 지속 가능성을 무조건, 하나라도 넣으려고 한다. 

거의 장인정신이다. 어떤 고집같은게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방식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 같다. 

주변에서 영앤생은 지속 가능성 패션 브랜드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니까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웃음) 보그 이탈리아에서 매년 10명 정도의 탤런트를 선정하는데 2020년에 저희가 선정됐다. 그때 보그 이탈리아의 에디터와 디렉터분들이 저희의 이야기를 듣고 브랜드를 설명할 때 ‘지속 가능성  꾸뛰르(Sustainable Couture)’ 라고 말했는데 우리가 만드는 방식에 대해 이렇게 접근해준다고 생각하니, 인정받는 것 같고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 

그래도 요즘에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나 의식이 더 높아졌다. 패션에서는 옷을 버리지 않는 쪽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원단에 힘을 주는 편이다.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디테일이 들어간 옷은 솔직히 2~3년 지나면 입기 힘들기 때문에 지양한다.

영앤생의 옷은 원단부터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소재감 뿐 아니라 컬러감도 돋보인다. 

컬러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유학을 했던 미국 남부 지역 덕분이다. 조지아에 있는 ‘서배너(Savannah)’라는 곳인데 거기는 50% 이상의 인구가 흑인이고 아주 오래된 도시다.  집들도 알록달록하고, 동네에 마차도 다니고 빈티지도 엄청 발달한 곳이다. 보통은 뉴욕이나 미국 동부로 유학을 많이 가는데 여길 발견하고 나니 뉴욕은 너무 식상하게 느껴졌다. 패션에는 인지도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서 오래 고민하다 결국 서배나를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더 만족한 것 같다. 제 2의 고향같은 도시라고 할까. 

서배너 에서의 생활에 대해 더 들어볼 수 있을까? 

학교가 종합예술을 다루는 곳이라 다양한 예술이랑 함께 배우면서 더 폭넓게 경험했던 것 같다. 마을 자체도 독특한 구석이 많았다. 동네 가운데 큰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심령스팟으로 다크 투어를 오는 경우도 많고 오래된 건물이 많아 귀신 보인다는 소리도 많았다.

심령현상 경험은? 

있다! 서배나의 빈티지 숍에서 엄청 예쁜 군복을 발견해서 입으려고 샀을 때의 일이다. 그걸 옷걸이에 걸어두고 그대로 낮잠을 잤는데 모르는 군인이 나오는, 둘이 똑같은 꿈을 꿨다. 그래서 결국 못입고 그대로 돌려 드렸다.(웃음)

그간 들었던 도시 일화 중 가장 흥미롭다. 

당시의 도시의 분위기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흡수된 것 같다. 흑인들은 색감이 다채로운 옷을 많이 입다보니 가게에도 컬러풀한 옷이 많았다. 지금의 색감은 확실히 거기서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옷을 보면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인 느낌이 동시에 느껴진다. 

영앤생의 옷에 그런 오묘한 믹스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학교를 다닐 때 자유롭게 이것저것 해봤던 경험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사실 학교 다닐 때도 착실하게 다니지는 않았다. 4학년까지 5년이 걸렸다. 갑자기 한국에 와서 작품하다가, 6개월 쉬기도 하고. 

오히려 패션 외의 이색적인 경험도 많이 했다. 패션 디자이너 협회에서 하는 ‘CFDA(Council of Fashion Designers of America.)’의 시상식에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고 갔다가 디렉터에게 스카우트를 받아 슈퍼볼의 협업 디자이너로 발탁된 적도 있다. 슈퍼볼과 CFDA가 협업해서 공을 디자인하는 행사였는데 출품된 공은 뉴욕의 NFL 본사나 엘에이에서 전시도 하고 옥션으로 판매도 했던 기억이 난다.  

메인에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우리를 더 자유롭게 만들어준 것 같다. ‘꼭 우리가 메인 위치에 있을 필요 없다. 우리가 꼭 뉴욕에 있을 필요 없다.’ 만약 뉴욕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컬렉션 형태가 나왔을 것 같다. 

뉴욕은 컬러풀보다는 날렵한데? 

그래서 지금의 디자인 형태가 서배너 에서의 경험에서 나왔다고 믿게 된다. 마침 지금도 남들은 다 서울에 있는데 우리만 안양에 있다. 

안그래도 아틀리에에 관한 묻고 싶었다. 안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둘다 안양이 고향이다. 영앤생의 디자인 방식이 어디에 맡기는 것보다는 손을 타는 부분이 많다 보니 최대한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집과 아틀리에의 거리가 중요했다. 또 공간의 크기도 중요했다. 베틀을 놓을 공간도 필요하고, 최대한 아틀리에를 낭비하며 쓰고 싶었다. 공간에 제약을 받기 보다는 자유롭게 펼쳐놓고 싶다고 할까? 생각도 하고, 쉬기도 하고 감성에 계속 영향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고보니 영앤생 하면 바로 떠오르는 시니어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영신 실장님의 할아버지다. 스트릿 밴더 컬렉션을 만들 때, 할아버지들이 장사하는 모습이나 전통적인 상인회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 모델을 골라야 하는 상황에서 완전히 벙쪘다. 여기까지 와서 일반적인 모델을 쓰기에는 컨셉과 너무 대비되는 것 같았다. 밤에 둘이 얘기하다가 ‘할아버지 한번 피팅해볼까?’ 하고 곧바로 할아버지네 댁으로 갔던 게 시작이었다.

카메라 세팅하고 한번 해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머리를 깨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지, 이런 느낌이었어. 우리가 원하는게 이런거였어.’

다시 컬렉션 이야기로 돌아와, 준비 중인 다음 컬렉션 얘기도 좀 더 들어볼 수 있을까? 

아직 만드는 과정 중에 있다. 형태가 잡힌건 아니다. 시간이 많이 없긴 한데. (웃음) 

컬렉션 과정이 두 달이라고 가정하면 10%, 10%, 단계를 밟아가면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아이디어적인 부분에서 난항을 겪을 때가 있어서 주춤하다가 하나라도 틀이 잡히면 거기서부터 50%까지 순식간에 완성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디자인은 각 잡고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머리를 비우는 식으로 해야 어느 날 탁, 떠오를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아직은 때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럼 보통 작업을 시작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는 편인가? 일상에서 툭 튀어나오는 쪽? 

무작위로 머리 속에서 떠올리는 거 하나에 가깝다고 할까? 지난 컬렉션이었던 ‘이누이트’ 같은 경우에는 우리와 이누이트의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이누이트의 생활 환경이 극한에 있다보니 옷 하나에도 신중하다. 사냥을 하다가 갑자기 물에 빠질 수도 있고,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보니 옷 하나하나를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옷 자체도 신성하게 여긴다고 한다. 그 점이 우리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만약 이누이트가 옷을 만드는 아틀리에가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렇게 상상이 시작됐다.

이누이트의 옷을 만든다가 아니라, 아틀리에를 상상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래야 연속적인 부분이 더 살아난다고 생각했다. 옷 디자인 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을 미술도 직접 만들고 사진도 다 직접 촬영했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아는 사람은 우리 자신 뿐이고, 컬렉션을 시작할 때부터 에너지가 많이 들다보니까 마지막까지 가는데 하나라도 망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상상하는 모든 걸 담아내려고 한다. 이누이트가 된 할아버지나, 물고기라던가…

패션 외에도 정말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평소에 패션이 아닌 예술작품이나 생활에도 넓게 관심이 많다. 원단을 직접 만들다 보니까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용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때도 있다. 쓰다보면 자꾸만 고치고 싶은 부분이 보여서 뚝딱뚝딱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런 고집이나 연구가 브랜드 정체성과 마냥 동떨어져 있지 않다. 전부 이어져 있다. 

결국 바탕부터 시작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했을 때, 그냥 캔버스를 사서 그림을 그리면 아티스트는 공장에서 만든 천에 그림을 그리게 된다. 머리 속에 생각했던 느낌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래서 ‘원하는 텍스처를 직접 만들어서 그 위에 원하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생각 하는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과정들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영앤생이 된 것 같다. 

늘 바쁠 것 같다. 또 부지런하고. 

게으른데 이것도 안움직이면 안나오니까 어쩔 수 없다. 생각은 계속 나오고, 좀 궁금하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이런 느낌일까?, 지금 가서 또 해볼까?’ 

그래도 행동으로 옮긴다는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옷도 해야 해, 디자인도 해야 해, 커스텀도 해야 해… … 

빈티지도 해야 한다.(웃음)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매력적이다보니 지금도 꾸준히 사서 모으고 있다. 옷으로 재탄생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일단은 가지고 있기만해도 영감이 된다. 지속 가능성 브랜드를 하고있다보니 내추럴 원단, 리사이클도 좋지만 빈티지를 섞어서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까 디자인을 할 때 떠오르는 걸 더 중시한다고 했는데 직감적으로 하다 보면 불안하지는 않은가?

오히려 직감이 안떠오르면 불안하다. 일단 스스로에게 창피하지 않은 컬렉션을 만드는 게 가장 첫 번째다. 그래서 자기 만족이 가장 중요하다. 옛날에 했던 작업을 봤는데, ‘나 왜그랬지?’ 이러면 안 되니까. 

확실히 좋은 작품은 나중에 봐도 꾸준히 좋다. 

그래서 디자인에 있어서도 직감을 우선하고 그 안에서 다시 고민을 한다. 떠올랐는데 좋으면 해보고, 지금은 예쁘지만 나중에 보면 이상하겠다 싶으면 빼버리고. 무조건 직감을 따라간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름다움(Unexpected Beauty)’, 그게 우리에겐 정말 중요하다. 

컬렉션이 끝나고 돌이켜 봤을 때 어느정도 만족하는지 궁금하다. 

진짜 미련 없다. 다음에 또 하고싶은게 생기기 때문에 굳이 힘을 아껴둘 필요가 없었다. 후회하는 게 더 싫어서 최선을 다해서 밤늦게까지 작업하게 된다. 그럼 그 시간이 말해주는 것 같다. ‘너 다 할 만큼 했어.’ 

내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기가 10개라고 하면 이번에는 5개 보여주고, 다음에 5개 보여줄까,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경험상 10개를 다 써도 어차피 10개가 또 남는다. 그래서 아끼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원동력이 될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감사한게, 패션은 사이클이 정해져 있어서 늘 보여줄 타이밍이 있다. 데드라인이 있으니 그때까지 어떻게든 끝내고 마무리 해야 한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만 보이는 미세한 차이가 우리 눈에는 보이니까 계속 하게 된다. 그래서 ‘더 할 수 있는데.. 더 할 수 있는데..’ 마감일이 있으면 그 안에서만 온 힘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마감일이 끝나면 같이 끝. 

아니면 계속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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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Jimin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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