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 독일 국제문학상 수상
한국인 최초다.

김혜순 시인이 시집 <죽음의 자서전>으로 독일 ‘세계 문화의 집’이 수여하는 2024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해당 상은 독일 및 유럽권에서 번역문학 분야에 특화된 권위 있는 상으로, 한국인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상에는 독일어 번역을 맡은 번역가 박술과 울리아나 볼프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상금은 총 3만5,000유로, 한와 약 5,600만 원으로, 이 중 2만 유로는 작가에게, 1만5000유로는 번역가에게 각각 수여된다.
<죽음의 자서전>은 2015년 김혜순 시인이 지하철역에서 갑작스레 쓰러졌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등 한국 사회의 집단적 비극을 시로 풀어낸 작품이다. 해당 시집에는 총 49편의 시가 수록됐으며, 국내에서는 2016년, 독일어 번역본은 2024년 2월 출간됐다.
김혜순은 앞서 해당 시집의 영어 번역본으로 2019년 캐나다의 ‘그리핀 시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수상은 그 문학적 성취를 다시금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로 평가된다. 심사위원인 데니츠 우틀루는 “김혜순의 시는 죽음을 이해 불가능한 것이 아닌, 이해 가능하도록 만드는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한편 김혜순 시인은 최근 <죽음의 자서전>을 포함해 ‘죽음 3부작’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를 출간했다. 이 트릴로지에는 <날개 환상통>,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그리고 미발표 산문 <죽음의 엄마>도 함께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