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STYLE OPEN’ 워크숍 인터뷰 : 스니커 한 켤레에서 시작된 패션

건국대학교,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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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언제나 미완의 문장 같다. 아직 끝나지 않은 문장처럼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고, 새로운 단어들로 다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 ‘STYLE OPEN’ 워크숍에 참여한 건국대학교,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작업에는 그런 미완의 젊음이 담긴 뜨거운 단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여덟 명의 학생들은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육상 강다슬 선수, 스피드 스케이팅 김민선 선수와 육상 권예은 선수의 움직임을 해석하고, 스니커에서 받은 인상을 패션으로 필역했다. 얼음을 가르는 궤적에서 파도를 떠올린 이가 있는가 하면, 출발선의 응축된 힘을 재단 선 안에 새겨 넣은 이도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흔히 소비되는 ‘산학 연계 프로젝트’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왜 이 디테일이 필요한가”라는 물음과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고백이 겹쳐진 시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마주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시선을 과감히 드러냈다.

처음 경험하는 협업, 처음 완성해보는 결과물, 처음 세상에 내놓는 이름까지. 그날의 긴장과 설렘,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하입비스트>가 들어봤다.

Air Superfly 건국대학교

빙판 위를 가르는 속도, 트랙 위를 밀어붙이는 힘.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은에어 슈퍼플라이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에너지를 의상으로 풀어냈다. 김아랑 선수의 단단한 카리스마, 강다슬 선수의 응축된 폭발력은 각기 다른 해석을 이끌어냈다.

에어 슈퍼플라이는 나이키가 스파이크화에서 영감을 얻어 새롭게 선보인 스니커다. 발레리나 슈즈를 닮은 유려한 실루엣과 공기역학적 곡선, 디컨스트럭티드 디테일과 리버스 심 구조가 겹쳐지며 기능과 미학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스니커는 그저 스니커에 불과할까, 아니면 또 다른 가능성을 여는 출발점일까? 네 명의 학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답을 완성했다.


에어 슈퍼플라이 스니커를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김지향: 가장 먼저 ‘속도감이 떠올랐습니다유선형 실루엣이 물결처럼 흐르는 느낌이었고김아랑 선수의 질주하는 모습과 겹쳐 보였어요이 이미지가 의상 디자인의 핵심 모티브가 되어 ‘파도라는 주제를 설정하게 됐습니다.

양승연: 기존 나이키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이었어요발레리나 슈즈처럼 우아하면서도 펀칭 디테일과 리버스 심 덕분에 캐주얼하게 스타일링하기도 좋은 신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현희: 전체적으로 ‘날렵함과 속도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기존 스니커의 둔한 이미지와 달리 미니멀하고 세련됐고라인의 아름다움이 돋보였습니다특히 제가 배정받은 화이트 송치 소재는 야성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슈퍼플라이의 슬릭한 실루엣과 결합해 오히려 고급스럽게 다가왔어요개인적으로도 꼭 갖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번에 작업한 의상에서 가장 중점을  포인트는 무엇이고선수의 성격이나 스포츠 특성이 어떻게 디자인에 반영되었나?

김지향: 이번 의상에서는속도와 흐름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담아낼지에 집중했어요.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흐르는 궤적이나 파도의 곡선을 참고해, 선수가 움직일 때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살아나도록 했죠. 가슴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곡선 라인과 부드러운 튤 소재 덕분에, 역동적인 움직임이 더 돋보이도록 디자인했어요. 가만히 있을 때보다 움직일 때 더 빛나는 옷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양승연: 김아랑 선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조용한 자신감이더라고요. 그 분위기를 옷으로 표현해보려고 했어요. 선수 본인이 좋아한다고 했던 블루종을 실크와 와인 컬러로 새롭게 재해석했고, 저지 소재 원피스로는 스포티한 느낌을 담았어요. , 경기 중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유연함 속 날카로움을 콘셉트로 잡았죠. 식물에서 따온 유기적인 라인을 통해 부드럽고도 강한 느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박서희: 강다슬 선수는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안에 단단한 힘이 느껴졌어요. 그 내면의 에너지를 옷으로 표현하고 싶었죠. 짧은 재킷과 로우라이즈 스커트를 선택했지만, 소재와 색감, 실루엣에 신경 써서 가볍지 않게 디자인했어요. 상의는 절제된 크롭 자켓으로 단단함을, 스커트는 위빙과 프린지로 응축된 에너지가 터져 나오는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이현희: 강다슬 선수만의 근육 라인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특히 골반과 허벅지 라인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강조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치타의 근육 움직임을 참고해 단순한 형태로 풀어보고, 그걸 나비의 이미지와 연결해프시케라는 주제로 발전시켰어요. 선수 본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생의 전환점에서 더 강인해진 느낌을 받았고, 그 힘을 여성적인 이미지 안에 녹이려고 했습니다. 속도감도 함께 표현하고 싶어서 아래로 흐르는 요소도 더했어요.

나이키 에어 슈퍼플라이의 디자인 요소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

박서희: 불필요함을 덜어낸 미니멀한 구성과 절제된 멋이 인상 깊었습니다조용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스니커라고 생각했고디자인을 하면서 제품에 더욱 매료돼 개인적으로도 구매했을 만큼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현희: 트랙 스파이크를 재현한 아웃솔 디자인이 인상적이었습니다뾰족하게 돌출된 요철이 아닌미니멀하면서 정돈된 방식으로 구현해 세련된 스니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알게  점이나 얻은 인사이트가 있다면?

김지향: 디자인은 예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스토리와 이유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나이키는 작은 디테일에도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담아낸다는 점이 인상 깊었고덕분에 저도 ‘왜 이 디테일이 필요한가를 더 깊이 고민하게 됐습니다이런 과정이 제 디자인 관점을 확장시켜줬습니다.

양승연: 나이키는 늘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선도한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저 역시 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찬 순간을 통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확실해졌습니다다양한 사람들의 열정을 보며 저도 그렇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Air Max Muse 국민대학교

에어 맥스 뮤즈는 무대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태어난 듯한 스니커다. 두툼하게 부풀린 실루엣과 렌티큘러, 메탈릭 소재의 반짝임, 그리고 아웃솔을 따라 이어지는 강렬한 패턴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에너지의 형상을 갖추고 있어, 보는 순간 압도되는 힘이 있다.

국민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은 이 신발의 성격을 곧바로 받아들였다. 권예은 선수의 발랄함과 도전적인 태도, 김민선 선수의 폭발적인 스퍼트와 집중력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옷 속에 옮겨졌다. 드레시한 실루엣, 과장된 구조물, 3D 프린팅이라는 새로운 시도까지. 뮤즈의 과감한 성격은 학생들의 손에서 다시 태어났다.


함께한 선수의 에너지나 스타일이 어떻게 본인의 작업에 영향을 주었나?

김영영: 권예은 선수는 처음엔 조용해 보였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장난기 많고 귀여운 매력이 있더라고요. 아이돌이나 키링을 좋아하는 모습도 정말 평범한 고등학생 같았고요. 그런데 또 의외로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반전이 있어서, 그 양면적인 매력을 의상에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운동선수 같은 옷보다는 시선을 끌 수 있는, 조금 더 화려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시도하게 됐죠.

이수빈: 겉보기엔 수줍고 조용해 보여도, 권예은 선수에게는 뭔가 단단한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보통 선수들은 스타일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는 편인데, 예은 선수는 새로운 시도에 열린 태도를 보여줘서 놀랐고, 저도 덩달아 더 과감하게 제안하게 되더라고요. 교복이나 운동복 외에 다양한 스타일을 입어본 적이 별로 없다는 말에, 오히려 더 특별한 무드를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걸리한 감성과 스포티함이 어우러지도록 작업했습니다.

전수진: 김민선 선수는 밝고 활기찬 에너지가 참 인상 깊었어요. 그런데 또 경기에서는 엄청난 집중력과 강인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 두 가지 모습을 다 담고 싶었어요. 특히 경기 중 드러나는 탄탄한 하체 라인에서 오는 힘은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가 됐고요. 평소 웃을 때 보이던 따뜻한 분위기는 파스텔톤 스우시 로고로 표현해서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느낌도 함께 담았어요.

조경원: 민선 선수가출발할 때 에너지를 거의 다 쏟아붓는다고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그 말을 듣자마자폭발로 시작해 유연함으로 완주한다는 콘셉트가 떠올랐죠. 워낙 강렬한 이미지라 작업 방향도 자연스럽게 잡히더라고요. 디자인도 그 흐름에 맞춰 풀어내면서, 민선 선수의 파워풀한 면과 그 안의 섬세함을 함께 담고 싶었어요.

에어 맥스 뮤즈 스니커를 처음 접했을  어떤 인상을 받았고, 제품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이 있다면?

김영영: 처음 봤을 때, 실루엣이 굵고 소재나 컬러 조합이 무궁무진하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워크숍에서모두의 시선을 끄는 신발이라는 말을 듣고, 그 순간 의상이 신발을 더 돋보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촬영 구도도 신발에서 시선이 시작해 위로 올라가도록 구성했어요. 특히 아웃솔의 독특한 패턴이 눈에 띄었고, 그걸 의상에도 녹여서 나이키만의 느낌을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전수진: 제가 받은 첫인상은소재감볼륨감이었어요. 글레이셔 블루 컬러는 파스텔 계열이지만 묵직하고 단단한 힘이 느껴졌고, 부드러우면서도 조용한 에너지가 인상적이었어요. 뮤즈는 컬러에 따라 소재도 달랐는데, 글레이셔 블루는 특히 질감이 독특했죠. 그 상반된 이미지가 제가 표현하고 싶던 방향과 잘 맞았어요.

조경원: 첫 인상은 강렬했습니다. 부드럽고 잔잔한 느낌보다는, 스타트 라인에 선 김민선 선수처럼 순간적으로 집중되는 힘 같은 인상이었죠. 둥글고 묵직한 매스감 위에 메탈릭 그린과 블랙이 반복되며 강한 인상을 주고, 아웃솔의 등고선 같은 패턴이나 어퍼의 리듬감도 눈에 띄었어요. 이런 요소들을 나눠서 의상 안에 조화롭게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나이키 브랜드의 정체성은 어떤 것이었나?

이수빈: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나이키는디자이너의 시선을 진짜 중요하게 여긴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제 아이디어를 믿고 밀어줬기 때문에, 저도 더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었죠.

전수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느꼈습니다특히 창작 경험을 통해 도전과 성취의 가치를 체험하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조경원: 저에겐도전개방성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나이키는 다양한 스타일과 표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브랜드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본인의 창작 활동이나 커리어에 있어 어떤 영향을   같나?

김영영: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자신감이 생겼습니다특히 아트피스나 무대의상처럼 과감한 시도가 필요한 영역에도 관심이 커졌습니다이번 경험이 제 창작 방향을 넓혀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수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정답보다는 ‘나다움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게 됐습니다권예은 선수와의 작업을 통해 패션이 한 사람의 정체성과 태도를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느꼈습니다앞으로도 사람에 집중하는 디자인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전수진: 사람과 제품그리고 이야기가 결합될 때 디자인이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평소 저는 일상 속 이야기와 공감할 수 있는 순간에서 영감을 얻는 편인데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저의 창작 과정과 맞닿아 있어 앞으로의 작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조경원: 지금까지는 제 방식에 집중해왔다면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착용자와 그들이 속한 문화까지 고려하는 시야를 가지게 됐어요앞으로는 동시대적 맥락을 반영한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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