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로스-서튼이 말하는 '나쁜 갤러리가 갤러리가 없는 것보다 나쁜 이유'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가 갤러리의 변화하는 역할, 아티스트의 독립성, 그리고 오늘날 의미 있는 갤러리 소속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요약
'State of Art'는 아티스트, 큐레이터, 컬렉터 등 미술계를 선도하는 인물들을 초대하여 현대 미술을 형성하는 아이디어와 논쟁, 그리고 문화적 변화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HypeArt의 새로운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사적인 질문과 개인적인 추천을 통해 현재 미술계를 설레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어디인지, 그리고 앞으로 미술계가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지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오늘날 아티스트에게 가시성은 더 이상 갤러리의 발견에 의존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는 과거 아티스트를 컬렉터, 큐레이터, 관객과 분리했던 많은 장벽을 무너뜨렸고, 직접 판매와 자체 기획 전시는 전통적인 갤러리 시스템 밖에서 커리어를 구축하는 것을 점점 더 가능하게 만들었다.
데스티니 로스-서튼(Destinee Ross-Sutton)에게 이는 갤러리가 쓸모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갤러리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할렘 출신의 큐레이터이자 로스-서튼 갤러리(Ross-Sutton Gallery)의 설립자인 그녀는 하입아트에 “모든 아티스트에게 갤러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나에게 맞는 갤러리는 필수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안다”고 전했다.
‘스테이트 오브 아트(State of Art)’ 최신호에서 로스-서튼은 아티스트와 딜러 간의 권력 역학 변화부터 점점 더 논쟁의 여지가 되고 있는 50%의 갤러리 수수료에 이르기까지, 2026년에 소속된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고찰한다.
그녀는 소셜 미디어가 전체 지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한다. 이제 아티스트는 딜러, 비평가, 또는 큐레이터가 접근을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업을 소개할 수 있다. 자신의 시장이 실시간으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고, 컬렉터를 식별하며, 빠른 속도로 작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다.
“갤러리는 더 이상 진정한 문지기가 아니다” – 데스티니 로스-서튼
하지만 그녀는 가시성과 지속성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진지한 커리어를 위해서는 단순히 구매자를 찾는 것을 넘어선 인프라가 필요하다. 갤러리는 최상의 상태에서 전략, 신뢰할 수 있는 관계, 기관 접근성, 그리고 오늘 내린 결정이 5년 또는 10년 후 아티스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그녀는 “좋은 갤러리는 몇 년 앞을 내다본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다음 작품이 어디에서 팔릴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예술을 위한 최적의 장소는 어디인지, 어떤 컬렉션에 들어가는지, 어떤 전시와 기관이 합리적인지, 시장이 어떻게 책임감 있게 발전하는지, 아티스트의 인지도가 커짐에 따라 그들의 작업이 어떻게 보호되는지에 대한 문제다.”
관심 있는 컬렉터에게 이미 직접 접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티스트가 판매액의 절반을 갤러리에 계속 넘겨야 하는 이유를 재고할 때, 이러한 구분은 특히 중요하다. 로스-서튼에게 이 비율은 갤러리가 단순히 거래를 촉진하는 것 이상의 의미 있는 역할을 할 때만 타당하다. 전시, 제작, 운송, 아트 페어, 언론, 컬렉터 개발, 미술관 관계 등이 모두 갤러리 패키지의 일부다. 그녀는 진정한 척도는 당장의 판매가 아니라 그 판매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무엇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라고 말한다.
독립적인 커리어 역시 점점 더 실행 가능해지고 있다. 하지만 로스-서튼은 전통적인 갤러리 소속 없이 성공적으로 활동하는 많은 아티스트가 스튜디오 매니저와 행정, 전시, 컬렉터, 기관을 담당하는 팀으로 둘러싸여 사실상 자신만의 갤러리를 구축했다고 지적한다.
“독립성이란 모든 것을 혼자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면 더 시급한 문제는 소속이 발전적이지 않고 거래 지향적이 될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일 수 있다. 로스-서튼은 커리어의 불가피한 기복에도 아티스트에게 헌신하는 갤러리와, 수요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나타나 판매 수익을 챙기고 기세가 꺾이면 사라지는 갤러리를 구분한다. 그녀에게 소속은 작품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사람과 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해야 할 의무를 수반한다.
그녀는 약 30년 동안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온 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아티스트가 로스-서튼에게 자신의 작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직접 남아공을 방문한 갤러리는 로스-서튼 갤러리가 처음이라고 말했던 것을 회상한다.
“작업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아티스트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철학은 갤러리 자체 프로그램 이상으로 확장된다. 2020년, 로스-서튼은 스톡홀름에서 ‘블랙 보이스/블랙 마이크로코즘(BLACK VOICES/BLACK MICROCOSM)’을 큐레이팅하며 흑인 디아스포라 출신의 아티스트 31명을 한자리에 모았고, 신진 아티스트와 기성 아티스트, 정규 교육을 받은 작업과 독학으로 이룬 작업, 그리고 시장 인지도 수준의 차이를 의도적으로 허물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그리고 이후 베니스에서 ‘변명하지 않는 여성: 꿈은 진실이다(Unapologetic WomXn: The Dream Is the Truth)’를 큐레이팅하는 동안 반복되는 문제에 부딪혔다. 참여하고 싶어 하지만 소속 갤러리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이었다. 후자의 전시는 결국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동안 30명 이상의 여성 아티스트를 모았다.
로스-서튼에게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보호하는 것이 그것을 통제하는 것과 동의어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아티스트를 대변하는 것과 소유하는 것은 다르다”고 그녀는 말한다. “때로는 자신들 울타리 밖에서의 기회가 그 아티스트의 커리어에 가장 적합한 것일 수 있다.”
이는 그녀의 주장의 핵심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 관계가 아티스트의 커리어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아티스트가 갤러리를 위해 존재하는가?” 만약 로스-서튼이 지금 신진 아티스트라면, 여전히 갤러리 소속을 목표로 하겠지만 오직 올바른 상황에서만 그럴 것이다. 그녀는 갤러리가 자신의 작업을 이해하는지, 컬렉터는 누구인지, 어떤 기관과의 관계를 제공할 수 있는지, 외부의 기회를 환영하는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장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인지를 알고 싶을 것이다.
“나쁜 갤러리를 가질 바에는 차라리 갤러리가 없는 편이 낫다”고 그녀는 말한다. “하지만 올바른 관계는 여전히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