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라 야스히로 인터뷰 - 스스로 안티테제가 된 자

일본 패션계를 이끌 인물.

패션 

옷을 지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패션 디자이너의 미덕이다. 허투루 듣지 말자. 이러한 도전이 역사를 쓰니까. 스스로 안티테제가 되어 사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있다. 이름은 미하라 야스히로. 푸마 ‘미하라’ 라인 신발 디자이너로도 유명한 디자이너다.

그의 커리어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술 전공자의 첫 시작은 신발. 이후 패션을 시작했다. 미하라 야스히로가 패션 교육과정을 밟지 않은 건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 그의 독창성은 정석을 파괴한 방식으로 구축되었다. 다시 말해 미하라 야스히로가 전개하는 그 모든 것은 오직 그만이 할 수 있고,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행보를 이어온 지 어언 20년. 그가 오직 한 피스만 존재하는 ‘모디파이드’ 컬렉션과 함께 다시 한번 한국을 찾았다. 분명한 어조로 사회현상을 짚고, 흐트러짐 없이 가치관과 철학을 읊은 미하라 야스히로.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경험한 그의 세계관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미하라 야스히로 분더샵 패션위크 인터뷰 2017 mihara yasuhiro boon the shop fashion week interview

분더샵 패션위크에 참여했다. 방한한 목적은?

많은 한국인이 내 컬렉션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궁극의 목적은 한국 대중을 만나기 위해서다. 마침 패션을 좋아하는 이들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서울패션위크가 진행 중이지 않은가. 전시를 통해서 소통하면 좋을 것 같았다.

미하라 야스히로는 해체와 재창조에 능한 디자이너로 평가받는다. 공감하나?

리메이크를 말하는 것 같은데.(웃음) 나는 패션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커리어도 신발로 시작했고. 나에게 패션 스승은 밀리터리, 데님, 코트 등이다. 헌 옷을 분해하고, 봉제를 파악하며 자습했다. 지금도 옷을 제작할 때 평면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어떤 형태일지 생각하고, 만져보고, 판단하는 식으로 진행한다.

전형적인 제작 과정을 거스르는 형식이다.

절대 공장에 바로 의뢰하지 않는다. 아틀리에 구성원과 상의한다. 이렇게 제작한 것이 ‘모디파이드’다.

미하라 야스히로 분더샵 패션위크 인터뷰 2017 mihara yasuhiro boon the shop fashion week interview

분더샵에서 전시로 선보인 ‘모디파이드’?

그렇다. 전시에서 소개한 모든 작품은 아틀리에에서 만들었다. 때문에 오직 한 점뿐이다. 나에게 스승 역할을 한 데님과 밀리터리 제품군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틀리에와 호흡한 이 작업이 곧 나의 대표작이 되어줄 거라 생각한다.

당신이 바라본 한국 패션 시장은 어떠한가?

굉장히 흥미롭다. 일본은 실력 있는 디자이너가 많다. 요지 야마모토, 이세이 미야케 같은 선배 디자이너를 시작으로, 나와 동시대를 산 언더커버준 다카하시, 더솔로이스트의 다카히로 미야시타, 사카이아베 치토세 그리고 젊은 신진까지.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창작자가 있는데도 일본 시장 자체에 흥미가 떨어진다. 현재 일본의 편집숍은 베이식하고 일상적인, 잘 팔릴 만한 물건 위주로 구성된다. 비일상적인 것은 많이 제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패션은 심플해야 한다, 내추럴해야 한다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한국은 도전 정신이 엿보인다. 유럽,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그리고 그 외 아시아 브랜드를 아우른다. 일본과는 다른 셀렉팅이다. 단순히 많이 팔 목적이 아닌, 정말로 패션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자세가 보여 개인적으로 흥미진진하다.

한국의 많은 셀러브리티가 당신의 옷을 즐겨 입는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인물이 있나?

정말 사적인 친분인데,(웃음) 가수 김동률. 아내의 학교 동기다. 그가 일본에 오면 같이 식사를 한다. 나의 패션이 하이 패션과 거리가 있는 창작물이다 보니 한국의 뮤지션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들이 항상 도전을 거듭하고 있어 좋아한다. 같이 작업하면 재밌을 것 같다.

2018 봄/여름 컬렉션은 메시지가 확실하다. 제목이 ‘Black Mirror’다.

‘Black Mirror’는 전원이 꺼진 디바이스의 화면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거울을 들여다보듯, 화면을 바라보며 지속적으로 무언가 추구한다. 손에 쥐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도 하고. 실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가공된 세계에서 나오는 정보를 마치 진실인 것처럼 믿는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그런 현상에 반항하는 흐름을 만들고 싶었다.

디지털 네이티브, 즉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을 접한 세대에게 실존하지 않는 세계의 존재 가치를 질문하는 것 같기도.

요점은 ‘모순’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중요하지 않다. 현대사회에서 모순이 많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할 거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로 인해 개개인의 관념이 좌지우지되지 않기 바라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실상이지 않은가. 깊숙이 자리한 모순과 패러독스를 수면 위로 올려 대중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그러나 이러한 세태에 분노를 느끼거나 문제 삼는 건 아니다.

‘Nothing’ ‘Unlimited’ ‘Do not tag me’ 등의 해시태그 디테일을 삽입해 직접적인 의사 소통을 시도했다.

‘말’을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실제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옷을 만드는 작업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디자인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실루엣, 소재 등을 통해 충분히 표현하고 창조할 수 있지만, 이번 시즌은 이 시대에 맞는 슬로건을 적극 활용했다.

사회현상과 대치하는 컬렉션 주제와 아날로그적인 요소와 해시태그 디테일의 병치. ‘대조’ 장치가 돋보인다. 핵심인가?

1980년대, 즉 인터넷이 없던 10대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카세트테이프를 모티프로 한 자수와 해시태그 장식을 병렬했다. 또 패턴과 실루엣을 바꿔 당시의 코트와 블루종을 재해석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옷에 대한 생각, 오리지낼리티가 더 중요하다. 그것을 중심적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미하라 야스히로 분더샵 패션위크 인터뷰 2017 mihara yasuhiro boon the shop fashion week interview

현 세태를 ‘패션’이라는 매개체로 풀고자 한 이유가 무엇인가?

세상에 제각각의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길 바란다. 현재 패션계의 경우, 터부(Taboo, 금하거나 꺼리는 것)가 존재하기 힘든 구조다. 과거에는 테제(특정한 긍정적 주장을 일컫는 철학 용어)가 있고, 안티테제 즉 창작을 일삼는 우리 같은 안티테제가 번뜩이는 창의성을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지금의 패션은 워낙 아방가르드 색이 강하고, 카테고리화되었다. 지금 시대에서 테제는 정보인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소셜 미디어를 성서처럼 여기지 않나. 그 속에는 뿌리 깊은 모순이 있다. 이 흐름을 거스르는 것도 존재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질문 하나. 디지털 매체인 <하입비스트>에 대한 견해는?

자주 챙겨 보고 있고, 읽을 때마다 재밌다고 생각한다. 잘 알겠지만, 내가 어릴 때 스트리트 패션이 비주류였다. 지금은 카테고리로서 확실하게 자리 잡았지만. <하입비스트>에서 현재의 주류라 해도 무방한 스트리트 패션을 주로 다루지만, 여전히 비주류 관점과 역동성이 느껴져 흥미롭다. 여러 방면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비주류의 의견이 무시되는 사회는 좋지 않으니까.

협업이 뜸하다. 분더샵 전시 이후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계획은 있는데, 지금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을 때 <하입비스트>에 꼭 전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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