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대중적인 인기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Scum Fuck Flower Boy> 앨범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빌보드 앨범차트 2위에 오른 그의 최신 앨범은 특히 표지로도 관심을 끌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해바라기 언덕, 거대한 꿀벌 그리고 귤색 하늘 등에서 뮤지션의 화사한 스타일을 초현실적으로 풀어낸 것을 볼 수 있다. 앨범 커버를 제작한 아티스트 에릭 화이트(Eric White)는 1990년대에 밴드 콘(Korn), 프랭크 자파(Frank Zappa), 인큐버스(Incubus) 등의 표지를 탄생시킨 인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를 향한 팬심에 12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앨범 표지에 작업했다고 한다. 예술 웹진 <잇츠 나이스 댓>이 탐구한 화이트의 세계를 함께 감상해보자.
그림은 어떻게 그리게 되었나?
어릴 적부터 끝임없이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다. 어머니가 미술학원에 등록해주셨는데, 이곳 선생님과의 만남이 내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그분과 학창시절 내내 함께 작업하며 미술대학을 선택할 때 부모님 설득을 도와 주셨다. 그리고는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 진학했다.
당신의 가장 유명한 작품 시리즈 ‘할리우드’ 유화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처음에는 모호한 하나의 주제 혹은 몇 개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머리 속의 아이디어를 스케치북에 일차적으로 구상하며 조금씩 정제해 나간다. 내가 원하는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축된 이후에는 모델들과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포토샵과 3D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기본적인 구성의 기초공사를 마무리한다. 정해진 것은 여기까지다. 시작부터 최종 이미지를 확정 짓는다는 것은 너무 재미가 없다. 작업 도중의 즉흥적인 전환을 즐긴다. 예를 들어 ‘MINGUS’의 경우, 중앙 주인공의 얼굴만 정해놓고 시작했다. ‘MINGUS’
직접 그린 그림과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를 동시에 사용하는 편이다. 오랫동안 취미로 고정영화를 보며 모아온 수많은 관련 서적과 이미지에도 의존한다. 이 때문에 컴퓨터와 이젤 사이를 끝없이 왔다 갔다 하지. 가장 유연하고 재미있는 유화를 즐겨 쓰지만 소묘, 수채화 그리고 아크릴화도 종종 사용한다. 자그마한 작품은 며칠이면 완성하지만, 상대적으로 방대한 작품은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OUTPOST 2’ 정도의 작품이 딱 한 달 정도 걸린다. ‘OUTPOST 2’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와의 <Scum Fuck Flower Boy> 협업은 어땠나?
그와 함께 직접 작업했는데, 그가 먼저 그린 스케치 몇 개와 원하는 분위기의 사진들을 보여줬다. 이후에는 수많은 문자와 통화로 소통했다.
앞으로도 함께 작업할 계획이 있는가?
없다. 하지만 그가 진행 중인 영상 프로젝트에 인터뷰로 참여했고 ‘꿀벌’ 그림 그리는 튜토리얼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