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로그가 해석한 르 코르뷔지에의 모듈러 이론
“집은 살기 위한 기계다.”































올해 초,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 전: 4평의 기적> 전에 다녀온 지인들은 종일 그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주변의 성화에 밀려 전시를 감상하고 곱씹고 또 곱씹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한 건축가. 글로 철학을 풀어내는 건축가. 뚜렷한 원칙 속에서도 자신을 반영하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다.
이스트로그의 2017 가을, 겨울 컬렉션의 테마는 모듈러. 르 코르뷔지에가 신체의 척도와 비율을 기초로 황금 분할을 찾아내 건축학적으로 수치화시킨 건축 이론을 뜻한다. 의의는 옷이란 인간이 사는 최소한의 집. 옷은 집이며 그러므로 좋은 균형이 필요한다는 것이 이스트로그의 모듈러 이론이다.
실제 이번 시즌은 이제껏 컬렉션 중에서 균형에 가장 초점을 둔다. 큰 예로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디테일을 무채색과 낮은 채도의 색 팔레트로 중화한 것. 입는 이의 취향을 간파하기보다는 모두의 취향을 망라했다. 이와 같은 세밀함은 컬렉션의 주요 소재인 ‘블랙 히든 도트(Black Hidden Dot)’ 원단에서 드러난다. 블랙 히든 도트는 빛의 양과 방향에 따라 상이한 시각적 요소가 첨가된 원단. 도트 무늬의 발랄함을 무난히 소화했다. 이 외에도 이스트로그의 방식으로 균형에 대해 연구한 이번 모듈러 컬렉션은 10월 중순까지 총 6차 딜리버리를 통해 솔티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