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의 종말, 일본에서 51년 만에 '포켓벨'이 사라진다
0910102는 무슨 의미의 호출이었을까?

2019년부터 일본에서 무선호출기 ‘삐삐’가 51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사라진다. 일본의 유일한 삐삐 사업자인 도쿄 텔레메시지가 내년 9월 부로 서비스를 종료할 전망이라서다. 한국에서는 ‘삐삐’, 일본에서는 ‘포켓벨’이라 불렸던 무선 호출기는 1968년에 처음 일본에 도입되었다. 외근이 많은 영업 사원들을 호출하기 위해 벨만 올리는 형태로 시작해, 1985년에는 단말기에 숫자를 표시하는 기능이 추가되는 형태로 발전했다. 당시에는 문장을 발음이 유사한 숫자로 바꾸어 삐삐를 호출하는 것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이었다. 일본의 ‘14106(아이시테루/사랑한다)’가 단적인 예다. 한국에서는 ‘0910102’가 ’09(공부)10(열)10(심)2(히)’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후 숫자 대신 문자를 직접 보낼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되면서 삐삐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휴대폰의 보급과 함께 인기가 급락했고, 1996년에 1,061만 명에 달했던 가입자가 현재 이용자가 1,500명 아래로 줄어들었다. 이에 도쿄도,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치바현에 한정해 서비스를 이어온 일본도쿄 텔레메시지는 마침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한편, 한국의 마지막 삐삐 사업자는 2009년에 폐업한 리얼텔레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