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디 미니 인터뷰 - 슈프림 x 퍼블릭 에너미 협업의 비하인드 스토리
“이젠 없어, 미안해.”
지난주 서울 공연을 위해 방한한 퍼블릭 에너미 크루를 만났다. 지난 30년간 힙합 대부의 자리를 지켜온 디제이 척 칠아웃, 새미 샘, 제임스 봄, 그리고 척 디. 이들은 다소 다가가기 어려운 화려한 슈퍼스타의 아우라를 물씬 풍겼다. 하지만 그룹의 맏형인 척 디 만큼은 온화함과 차분함을 유지했다. 남자도 아닌 내가 ‘형’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지극히 편안한 척. 그가 <하입비스트>에게 슈프림, 인종차별 그리고 현 힙합 시장에 대한 불편한 생각들을 밝혔다.
한국은 어떤가?
퍼블릭 에너미로 활동한 지 31년 째다. 우린 그룹으로서 112개의 나라를 투어했다. 한국은 처음인데, 오기에 딱 알맞은 타이밍인 것 같다.
슈프림 x 언더커버 협업은 어떻게 성사된 건가?
내 매니저 로리 압둘라가 예술, 패션계에 아는 사람이 많아서 연결된 것 같다. 퍼블릭 에너미의 로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임팩트있는 상징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상징의 의미는 아직 살아있다. 슈프림은 그 중요성을 먼저 알아보고 찾아온 것이다. 브랜드 역시 그들의 의미, 가치관에 충실해서 우린 협업을 환영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한정 컬렉션이어서 남은 재고가 없는데, 친구들이 계속 달라고 조른다. 이젠 없어, 미안해.
<Fear of a Black Planet>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당시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미국에서의 유색인종에 대한 인권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가?
그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세대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우리 앨범을 듣던 팬들은 이제 늙어버렸고 새로운 청년들이 태어났다. 지구는 여러 인종으로 구성되었지만, 시스템이 인종 차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다. <Fear of a Black Planet>은 그 시스템을 향한 반항이다. 인간은 음악을 통해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유행하는 힙합과 랩의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스타일은 스타일일 뿐이다. 80년대는 오직 청각적인 부분만 고려했지만, 이제는 시각적인 것도 신경 써야 한다. 서울의 고층 빌딩만 봐도 큼직한 LED 화면에서 시시때때로 뮤직비디오를 재생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눈으로 보는 요소들이 전체적인 스토리에 중요해졌다. 옛날에는 영상을 보고 싶어서 핸드폰에서 바로 찾아보거나 사진을 캡쳐할 수가 없었는데 말이다.
서울에 있는 동안 무얼 성취하고 싶나?
가장 중요한 건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 아티스트의 음악을 인정하고 널리 알리는 거다. 그리고 ’리얼 힙합’을 가져오는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는 또 다른 지구의 일부를 공격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