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이세의 첫 번째 ‘런웨이’
이세가 바라본 서울의 ‘저항’.
당신에게 ‘이세’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테렌스와 케빈 킴 형제는 학생 때부터 스니커즈와 패션을 좋아했다. 집에는 항상 오래된 한국식 장롱과 전통 한지에 그린 그림들이 있었다. 이세라는 이름에는 흔히 ‘교포 2세’를 뜻하는 단어와 과거로부터 영감을 얻은 ‘다음 세대’라는 뜻이 함께 담겨 있다.
IISE Collection 001 – 006 from 2015 – 2018 / IISE
튼튼하게 만든 가방과 액세서리로 시작하여, 2015년 처음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인 이세가 2019년도 봄/여름 시즌, 한국 패션과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컨셉 코리아의 후원으로 뉴욕 패션위크에서 첫 번째 런웨이 컬렉션을 선보인다.
요즘 한국 문화를 논할 때, 사람들은 ‘케이팝’과 아이돌을 필두로 한 대중문화를 떠올린다. 반면 이세는 훨씬 오래전부터 곁에 존재했고, 정작 한국에 사는 이들이 지나치는 한국 전통 요소와 동시대적인 디자인을 자연스럽게 브랜드 안에 드러낸다. 일반적인 한국 패션 브랜드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사실을 생각하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2019년 봄,여름 컬렉션 주제는 ‘저항’이다. 케빈과 테렌스가 영감 받은 전통 요소로부터 출발한 이세는 지금 주변에 일어나는 일상 속의 강렬한 경험을 컬렉션에 반영하기 시작했다.이세가 매일 출퇴근하며 지켜본 광화문과 서울 시청 광장의 모습은 역동적인 도시, 서울의 단면을 상징한다. 실제로 독재, 혹은 불합리한 제도를 향한 ‘저항’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새로운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케빈과 테렌스는 과거 한국의 민주화 운동까지 도달했다. IISE에게 한국의 저항이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발전을 반영한다. 테렌스와 케빈은 “저항은 갈등의 상징이 아닌 커뮤니티의 상징”이라고 했다.
이세가 고전적인 서양 복식 아이템에 한국 문화를 덧입힌 동시대 기성복을 만드는 데 특출한 재능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한국’ 핏줄을 지녔으면서도 ‘이방인’으로서 우리 문화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지녔기 때문이다. 동시대 스트리트웨어를 고전적인 남성 패션과 결합하고, 한국의 전통 실루엣과 소재를 억지스럽지 않게 녹인다. 흥미로운 소재와 정교한 재단, 그리고 이세의 강렬한 로고와 그래픽을 반영한 컬렉션은 이세가 생각하는 ‘Made in Seoul’의 지금이다.
“몇 년 안에 한국 패션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뮤지션과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오롯이 한국적인 것들을 선보일 겁니다. 곧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될 테고요. 우리는 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 중 단지 한 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