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철학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애플, 무엇이 달라질까?

애플이 저명한 철학가를 풀타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철학가가 어떤 업무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는 점이다.

지난 2014년 故 스티브 잡스는 사내 연수를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 ‘애플 유니버시티’를 위해 저명한 정치 철학가 조슈아 코헨을 최초 초빙했다. 이후 스티브 잡스의 프로젝트에 여러 영감은 전한 것으로 전해지는 조슈아 코헨이 최근 애플의 선임 연구원으로 정식 고용된 것이다. 예일대 학장인 조엘 포돌리와 전 하버드대 경영학자인 리차드 테들로우 등 기라성과 같은 여러 지성이 ‘애플 유니버시티’를 위해 자문 위원으로 활약했지만, 선임 연구원으로 정식 채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 <뉴욕 타임즈>는 ‘애플 유니버시티’에 재학 중인 직원 인터뷰를 통해 과연 그곳에서 무엇을 가르치는 지 보도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직원들은 ‘애플 유니버시티’에서 피카소의 작품와 애플의 제품을 나란히 비교하며, 둘 모두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순함의 미학’에 대해 토론했다고 한다.

물론, 조슈아 코헨이 애플에서 위와 같은 강습을 펼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애플 유니버시티’에서 벌어지는 일은 지금까지 대부분 비밀에 부쳐졌고, 따라서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하게 될 조슈아 코헨이 무슨 목적으로 고용됐는지 역시 철저하게 가려졌다. 애플은 앞으로도 이에 대해 공개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조슈아 코헨의 인터뷰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바는 있다. 그는 고전 음악 전문지 <ludwig-van.com>과의 인터뷰에서 “글렌 굴드가 첨단 기술을 포용함에 따라, 그의 음악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전파되었고 따라서 더욱 더 숭고한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조슈아 코헨은, 결국 기술과 문화의 어떤 조화로서 애플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애플은 대대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범하며, 콘텐츠 퍼블리셔로서의 야심을 내비쳤다. 공교롭게도 이와 함께 애플은 철학자 조슈아 코헨을 선임 연구원으로서 고용했다. 이것을 과연 우연으로만 볼 수 있을까? 조슈아 코헨은 최근 애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철학의 부재’에 과연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애플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