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존 캐롤 커비

솔란지, 프랭크 오션, 블러드 오렌지가 러브콜을 보낸 피아니스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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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 홍대의 공연장. 관객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시선은 무대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펜더 로즈 건반을 향해 있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LA에서 건너온 음악가,  캐롤 커비다. 캐롤 커비 이름을 처음 듣는 이라면, 존에게 러브콜을 보낸 아티스트들의 목록으로 그를 소개하는 편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솔란지, 프랭크 오션, 블러드 오렌지, 해리 스타일스, 노라 존스 . 그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들이 인정하는 작곡가이기도 하.

낯선 도시에서 공연을 끝낸 다음 날의 기분은 어떨? <하입비스트> 캐롤 커비를 만난 , 서울에는 하루 종일 부슬비가 내렸다. 하지만 우산 대신 손에 커피를 호텔에서 나온 그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20년도 레인재킷을 입은 아침 식사로 비빔밥을 먹었다며 인사를 건넨 그는 시대를 가늠할 없는 패션과 얼굴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가 생전 처음 마주한 서울과 서울 시민들의 인상은 어땠을까? 지구 반대편에서 자신의 음악을 들어온 팬들에게 그는 어떤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을까? 비가 내리는 1월의 서울, 캐롤 커비와 홍대를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LA 비하면 서울의 겨울은 가혹하리만치 춥죠. 이번 여행엔 어떤 옷들을 챙겨왔나요?

사실 한국 오기 전에 일본에 들렀어요. 거기서 등산을 하게 되서 방한용 옷들을 샀죠. 마무트의 윈드 재킷, 고어텍스 소재의 하이킹 부츠 같은 것들요. 랑방에서 나온 근사한 하이킹 부츠가 있는데 그것도 따로 챙겨왔어요.

지난 12일에는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어요. 한국 팬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었나요?

친구 에디 차콘과 만든 ‘Papa’라는 연주했어요. 에디가 없어서 인스트루멘탈 버전으로만 들려드릴수 밖에 없었지만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좋은 노래이고, 무대와 어울리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한국에서는 ‘Papa’ 어떻게 부르나요?

한국에서는아빠라고 해요. 아빠.

아빠. 비슷하네요.

한국 아티스트의 중에 평소 좋아하는 노래도 있나요?

그럼요. 아마 10 전쯤 처음 들었던 같아요. 슈퍼주니어라는 밴드의 ‘Mr. Simple’이라는 곡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노래입니다. 어떻게 따라 부르는지는 몰라요(웃음).

낯선 도시에서 맞는 공연 다음 아침은 특별할 같은데요. 오늘은 일어나서 어떤 노래로 하루를 시작했나요?

오늘은 친구인 코난 모카신의 ‘Charlotte’s Thong’ 들었어요.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MMA 팟캐스트를 틀었어요. UFC 팬이거든요.

의외인데요? 좋아하는 UFC 선수가 있나요?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발렌티나 셰브첸코. 이스라엘 아데산야도 정말 좋아해요. 아데산야를 이긴 알렉스 페레이라를 비롯해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맥스 할로웨이도 정말 멋있죠. , 물론 코리안 좀비도 있고요. 그는 레전드죠.

2017 발표한 번째 앨범 <Travel> 개인적인 여행담을 풀어낸 작품이에요. ‘Socotra’, ‘Shanghai’, ‘Essaouira’ 처럼 실제 도시의 이름을 제목으로 쓰기도 했고요. 1 보통 며칠이나 해외에 머무르나요?

보통 1년에 3~4개월 정도는 외국에서 지내는 같아요. 때도 있고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좋아하거든요. 서울에서도 이것 저것 구경해보려고요.

여행을 떠날 도시는 어떻게 선택하는 편인가요?

저는 여행 가서도 일하는 편이에요. 작은 스튜디오를 꾸릴 있는 방법만 있다면 원하는 만큼 그곳에서 머물 있죠. 도시에 대한 인상을 얻고 싶다면 최소한 일주일에서 열흘은 있어야 되는 같아요. 최근에는 동안 일본에 머물렀는데 펜더 로즈 건반이랑 스튜디오 장비를 조금 준비해 갔어요. 작곡할 있는 약간의 장비만 있다면 저는 어디서든 행복할 있어요.

스타일링 때마다 <원스 어폰 타임 할리우드> 생각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LA 출신이기도 한데,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특정 시대나 도시의 패션이 있을까요?

제가 살고 있는 LA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1970년대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같아요. 제 음악에서도 그런 성향이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단편적으로만 보여지고 싶지는 않아서 빈티지와 모던을 고루 입으려는 편이에요. 물론 1970년대를 너무 사랑하죠. 특히 1970년대 후반. 1990년대도 멋졌어요. 그때 저는 10대였는데 모두가 우탱 클랜 듣고 타미 힐피거 박시 재킷을 입었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멋진 시절이었죠.

오늘은 평소 즐겨 입는 옷들로 입고 와달라고 부탁드렸죠. 착용한 아이템들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선글라스는 친구가 전개 중인보니 & 클라이드제품이에요. 장갑은 최근 일본에서 샀는데 점성술과 관련된 그래픽들이 새겨져 있어요. 손바닥을 뒤집어가며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죠. 목걸이는 LA 차이나타운에서 샀고, 팔찌는 빈티지로 구입했는데 마음에 들어요. 스웨터는 메종 마르지엘라, 바지는 플레먼스, 신발은 구찌. , 목걸이는 어머니 건데 슬쩍했어요(웃음). 귀걸이를 모아두는 상자가 있는데 그냥 가지고 와버렸죠. 재킷은 덴마크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의 제품인데 빈티지로 구입했어요. 아마 20년쯤 됐을 겁니다.

캐롤 커비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계기는 아무래도 스톤 스로우 레코즈에 합류 이후 발매한 번째 앨범 <My Garden> 아닐까 싶어요. 재즈와 앰비언트 색깔이 고루 녹아든 작품이라는 평이 있는데, 본인은 앨범을 스스로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는지 궁금해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장르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같진 않아요. 다만 녹음을 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 앨범의 장르를 정의해야 때가 있어요. 그래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결정 역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때문에 나중에 스스로 앨범이 어떤 앨범인지 자문해 보기도 하고요. 만일 재즈 퓨전 앨범을 만들고 있다고 가정해 보죠.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과정에서 갈피를 못잡고 있다고 느낀다면, 여러분은가장 재즈 퓨전다운 무엇인지 생각하게 겁니다. 그런 면에서 장르의 정의는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한편으로 함정에 빠지게 하는 같기도 하네요.

<My Garden> 이후 발표한 앨범들은 꽤나 제각각 스타일이 달라요. 소울 재즈, 재즈 훵크 스타일의 <Septet>, 피아노로 연주한 앰비언트에 가까운 <Conflict>, 일렉트로닉 색깔을 더한 <Dance Ancestral>까지. 매년 이렇게 다채로운 앨범을 만드는 보통 일이 아닌데 어디서 원동력을 얻나요?

저는 작곡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해요. 그저 꾸준히 작업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 아니 자주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이 나올 수도 있죠.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카테고리 안의 곡들이 충분히 갖춰지면, 그때 앨범의 방향을 결정할 있어요. 저는 작곡을  앨범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일단 작곡을 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고 보는 거죠.

제목 덕인지 노래를 들으면 풍경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By The Sea’, ‘Walking Through A House Where A Family Has Lived’, ‘Dawn Of New Day’ 같은 곡들이 특히 그런데, 주로 어떤 풍경에서 곡을 떠올리나요?

저는 작곡을 하기 때문에 머물고 있는 도시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해요. 매번 의도하는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몸담고 있는 도시가 결정적인 역할일 때가 있거든요. 일본에 있는 여자친구는 신발로 가득찬 옷장을 가지고 있어요. 그곳에 작은 스튜디오를 차렸습니다. 그녀의 신발들은 제게 영감을 줬어요. 아름다운 신발이 많았는데,  역시 누군가의 창조물이니까요.

저는 고전적인 스튜디오 환경을 피하려고 합니다. 창문 없이 검은 가죽 소파가 놓인 말이에요. 물론 어떤 이들은 던전 같은 스튜디오를 선호하고 그곳에서 집중할 있다는 알아요. 그것도 멋지지만 제게는 창문과 햇살이 있다는 환경이 훨씬 중요해요. 실제로 LA 스튜디오는 저희 침실에 있어요. 그곳에서 LA 시내의 아름다운 전망을 바라볼 있습니다.

서울을 주제로 곡을 쓴다면 어떤 노래가 나올까요?

서울에 대한 인상은 멋진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표현력이 풍부하며, 친절하다는 점이에요. 같은 이방인에게는 감사한 일이죠. 높은 빌딩과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요. 그런데 가끔씩 저는 이상하게도 정말 바쁜 장소 한가운데서 편안함을 느끼곤 해요. 수많은 군중 속에 있을 비로소 혼자가 듯한 느낌이 드니까요. 그런 점에서 릴랙스곡이 수도 있겠네요. 물론 반대일 수도 있고요.

솔란지, 블러드 오렌지, 프랭크 오션  유명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도 유명하죠. 아티스트마다 존 캐롤 커비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제각각 달랐을텐데, 그중에서도 가장 보람을 느꼈던 작업은 무엇이었나요?

제가 함께 일했던 뛰어난 사람들에게는 상대방이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강점은 무엇인지 한눈에 있는 능력이 있었어요. 그들은 저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 자신들의 음악에 최선의 형태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이해하고 있었죠.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아요.

솔란지는 능력이 가장 탁월한 사람 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제가 자유롭게 작업하길 원했고, 평소의 저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들을 있게끔 이끌어줬습니다. 저조차 몰랐던 것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줬어요.

본인의 앨범 가장 아끼는 노래가 있다면요?

Rainmaker’. 멜로디가 좋아요. 번은 맨체스터에서 곡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팬들이 축구 경기장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것처럼오오오하고 멜로디를 따라 부르더라고요. 그때 내가 멜로디를 썼구나생각했어요(웃음).

캐롤 커비와 최근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는 에디 차콘 가장 먼저 떠올라요. 단순 보컬과 연주자의 협업보다, 에디 차콘의 목소리를 악기 삼아 작업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내릴 있을까요?

진정 아름다운 관계라고 생각해요. 에디는 저의 절친이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우리는 서로를 무척 신뢰하죠. 그가 저를 프로듀서로 활용하는 만큼, 저도 그를 악기처럼 활용하고 있어요. 그게 우리 협업의 본질인 같아요. 서로가 원하는 것을 음악 안에서 아주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달성하고 있는 거죠.

피아니스트 건반 연주자로도 알려져 있지만, 평소 다양한 악기를 자주 사용하더라고요. 최근에는 어떤 악기에 가장 관심이 있나요?

인스타그램에서 바순 연주자들을 팔로우하고 있어요. 베이스 클라리넷과 플루트도 좋아합니다. 앨범에는 대부분 플루트 연주가 들어있어요.

올해에도 새로운 앨범을 기대해 봐도 좋을까요?

그럼요. 약간 귀띔해 드리자면 <Septet> 비슷한 방향이 거예요.

앞으로 사람들에게 캐롤 커비 어떤 뮤지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기억했으면 하는 , 그리고 제가 스스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음악 안에서 정직해지는 거예요. 트렌드를 따라갈 필요 없이요. 또한 만일 누군가 팬이 되어준다면, 그분들이 제가 음악을 통해 변화해나가는 점들을 이해해 주길 바랄 겁니다.

음악은 스스로를 위한 치료제예요. 점을 사람들이 알아봐 준다면 기쁠 같아요. 단지 어떤 순간에 음악이 뜨겁게 다가왔다거나, 혹은 누군가와 작업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요. 인간으로서도 마찬가지예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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