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조작이 근절될 수 없는 이유는?
연간 최소 한화 약 1조3천 원이 스트리밍 조작으로 유실된다.

<빌보드>가 음원 시장에서 스트리밍 조작 문제를 근절할 수 없는 이유를 조사해 발표했다. 주된 문제점으로는 음반사와 스트리밍 플랫폼의 협력과 정보 공개 거부가 꼽혔다.
스트리밍 조작의 정의는 광범위하다. 바이럴된 싱글의 부트렉 리믹스를 업로드하는 것부터, 음원을 차트에 올리기 위해 봇을 이용해 ‘음원 사재기’를 하는 것, 저작권료를 위해 음원을 가장한 백색 소음을 올리는 것까지가 스트리밍 조작의 범주에 포함된다.
2022년 5월 독일 음악 산업 협회(이하 BVMI)는 음악 스트리밍 조작 문제를 주시했다. <빌보드>가 입수한 BVMI의 내부 문건은 “스트리밍 조작은 차트 순위를 왜곡하고 저작권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으로써 음악 산업의 주된 우려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문건을 근거로 BVMI는 스트리밍 조작을 탐지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우려는 독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월 프랑스 정부는 세계 최초로 스트리밍 조작에 대한 국가 조사를 실시했다. 프랑스 문화부 산하 단체 CNM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프랑스의 전체 음원 스트리밍 수치 중 1%에서 3%는 조작된 스트리밍이 차지했다. <빌보드>는 프랑스의 수치를 세계 시장에 동일하게 적용할 시 최소 1억7천5백만 달러에서 5억2천5백만 달러, 한화 약 2천3백억 원에서 6천9백억 원의 저작권료가 유실되고 있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발각된 스트리밍 조작 비율에 한정된 수치이다.
음반사를 위해 스트리밍 조작 탐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 비트댑은 전 세계 음원 시장에서 조작된 스트리밍이 차지하는 비율을 10%로 산정했다. 이 수치를 적용할 시 전 세계적으로 유실되는 저작권료는 약 10억 달러, 한화 약 1조3천억 원에 달한다. 비트댑의 공동 창립자 모건 헤이덕은 “스트리밍 조작은 디지털 음원 시장을 조작해 추가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가 주도한 CD를 ‘굽던’ 2000년대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밝혔다.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빌보드>는 업계 종사자와 기업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지 않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매체가 인터뷰한 한 대형 음반사의 임원은 “굳이 해결하려고 들 문제가 아니다”라며 “스트리밍 조작 탐지 기술의 전면적인 도입은 음원 시장에 추가적인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빌보드>는 “전 세계의 음원 구독 서비스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애플 뮤직과 유튜브, 아마존은 플랫폼의 스트리밍 조작 현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히며 문제의 복잡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