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모, THE NEW G.O.A.T., 앰비션 뮤직, wonderful days, 독고만수, 래퍼, 힙합
창모, THE NEW G.O.A.T., 앰비션 뮤직, wonderful days, 독고만수, 래퍼, 힙합
창모, THE NEW G.O.A.T.
“지금 우리를 10년 전으로 가져가면, 그때 힙합 신 지붕을 뚫을 걸.”

창모가 입은 재킷과 팬츠는 발렌시아가 by 분더샵, 이너는 릭 오웬스, 신발은 HBA.

창모에게 2023년이 ‘아홉수’더라. 어떻게 이겨냈나?
한 9월까지는 군대에서 탈출하고만 싶었다. 전역하면 제주도나 울릉도처럼 한적한 곳에서 6개월 정도 쉴 예정이었다. 근데 그럴 겨를이 없었다. 나오자마자 바로 공연하고 <Wonderful Days>를 만들었다.

이번 앨범을 군대에서부터 만들었나?
다들 그렇게 생각할 텐데 아니다. 군대에서 만든 음악들은 전역하고 들어보니 가사가 다 ‘강원도 shit’이라 차마 못 내겠더라.

‘강원도 shit?’
‘FREE 창모’ 같은 거다. 몇몇 가사들은 거의 옥중 앨범 수준으로 내용이 깊었다(웃음).

군대에서 공개한 곡 ‘전선을 간다’가 화제였다.
사람들이 내 음악을 왜 좋아하는지 고민한 시간이 있었다. 많은 인기를 얻었던 ‘METEOR’나 ‘아름다워’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거나 겪었을 이야기다. 그걸 내가 짚어주니 사람들이 내 음악에서 힘을 얻은 거라고 결론지었다. 그런 개념으로 ‘전선을 간다’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남자 몇천만 명이 군대를 갔다 왔다. 근데 정작 힙합 신에 군대를 다루는 멋진 곡이 없었다. 그래서 내 개성을 섞어 강하고 힘찬 남자의 모습을 그렸다. 그 곡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다. 아버지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모든 남자다.

군대에서의 경험이 이번 앨범에도 영향을 끼쳤나?
‘병장 마인드’. 병장을 달면 사람이 독선적으로 변한다. 그 상태로 5개월 정도를 지냈더니 남의 얘기를 한귀로 흘리는 능력이 생겼다. 사람들이 뭐라 하든 간에, 트렌드가 뭐든 간에 신경 안 쓰고 스튜디오에 온전히 박혀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했다.

그 결과가 <Wonderful Days>라면, 무엇이 그렇게 환상적이었나?
전역 이후의 날들을 담은 제목이다. 모두가 환상적인 날들이 펼쳐질 것만 같은 마음을 품고 전역한다. 근데 그게 과연 환상적이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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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엇이 가장 아름다워 보이나?
서울 풍경이 참 좋다. 내 행동반경이 평창동 집에서 광화문 사이다. 서울 같지 않은 평창동에서 서울 그 자체인 광화문 사이를 술 마시고 걷다 보면 참 아름답단 생각이 든다.

@photobygrapper 계정에 그런 풍경을 담고 싶었던 걸까?
내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70만 명 정도 될 텐데 그들 모두가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 안 한다. 근데 그중에서 내가 올리는 풍경 사진을 좋아하는 극소수가 있다. 내가 아름답다고 느낀 풍경을 내가 보는 시야 그 자체로 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그들과 나는 시야가 비슷하단 얘기니까. 그래서 군대에서 라이카 Q3 카메라를 샀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 사진을 찍는데 그 비싼 라이카를 쓸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주문을 취소하고 소니 카메라를 구매했다.

그 계정에 래퍼들을 찍고 싶단 설명이 있었다.
사진을 찍다 보면 언젠가 취미 정도를 넘어섰다, 같이 일을 해도 되겠다는 평가를 받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러면 그때 제일 먼저 신인 래퍼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고 싶다. 사진 한 장도 돈이다. 그들의 그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

지금 시점에서 찍고 싶은 래퍼들이 있나?
왈리, 코르캐시는 내 콘서트에서 같이 공연도 했으니까 당연히 찍고 싶다. 그리고 은산이라고, 내 고등학교 후배가 있다. 힙합 신에 뛰어든 지 한 6년이 됐는데 내가 그 친구를 참 좋아한다. 인간적으로도 잘 아니까 제대로 담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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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팬츠는 아미리, 목걸이는 루이 비통과 타이쿤즈, 안경은 젠틀몬스터, 장갑은 에디터 소장품.

과거의 창모는 참 불같았다. 앨범 아트워크의 컬러 팔레트도 주로 레드였다. 그런데 새 앨범의 컬러는 블루다.
그땐 내가 뜨거웠으니까. 사람 안에서 불이 끓어올랐고 그게 밖으로 나와 시야까지 빨갛게 만들었다. 그래서 레드를 선호했다. 지금은 그게 식었고 나 자신이 좀 푸르러졌다. 속에 끓는 불을 끄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불이 타오르는 채로 살기에는 그 상태에선 느끼지 못하는 행복이 크더라.

‘붉은 창모’와 ‘푸른 창모’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야가 변했다. 아티스트로 살아야 한다는 집착이 심했다. 투팍, 커트 코베인처럼 20대 때 불타오르듯이 살고 싶었고, 그렇게 살았다. 근데 지금의 나는 그 사람들이 살아있던 때보다 나이가 많다. 그러면서 사람이 많이 차분해졌다.

30대까지 지난 창모의 모습은 또 다를까?
생각해본 적이 없다. 20대는 불같았지만, 그래서 안 좋은 일도 많았다.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며 얻은 에너지를 원동력 삼았다. 그게 좋을 때도 있지만 결국 마음에 공허함이 남는다. 30대는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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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은 1017 알릭스 9SM, 상의와 하의는 피어 오브 갓, 부츠는 더그레이티스트, 니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전과 비교해 또 변한 점이 있나?
옷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예전부터 옷을 좋아하고 많이 샀는데 정작 그에 대해 고찰할 시간은 없었다. 그냥 나는 유명한 래퍼니까 아미리를 입고, 릭 오웬스가 멋있으니까 그 브랜드의 옷을 사는 식이었다. 패션은 디자이너의 생각에 공감하고 무드가 맞는 아이템을 맞춰 입는 데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데 그냥 입기만 했다. 그러다 군대에서 뎀나의 인터뷰를 읽었다. 그저 럭셔리 하우스라 여겼던 발렌시아가가 현재 뎀나의 생각을 토대로 재구성된 브랜드라는 걸 배웠고, 왜 그 브랜드의 옷이 그렇게 독특한 모양인지 이해했다. 뎀나가 앞으로도 나에게 영향을 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군대 전역쯤 만난 스타일리스트, 독고만수도 내게 영향을 끼쳤다.

패션에 관한 관심이 창모와 친구들의 브랜드, 리빌리에도 변화를 불러올까?
리빌리는 우리가 10대 때 꿈꾸던 형태 그 자체다. 그 브랜드를 ‘031’ 후디가 대표한다. 근데 그 옷이 우리의 꿈이 아니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로고도 중요하지만, 실루엣이나 디테일을 더 파고들고 싶고 그걸 준비 중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우리는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다. 옷을 공부한 적도 없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일본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중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이 설립자인 경우가 많더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패션 공부를 안 했는데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만들듯이 옷에 샘플링 개념으로 접근해 보려 한다. 그런 생각을 토대로 차근차근 브랜드를 전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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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와 하의는 돌체앤가바나, 티셔츠와 부츠는 릭 오웬스.

발렌시아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앨범 수록곡 제목은 ‘Heliot Emil’이다.
발렌시아가의 브랜드명을 쓴 곡은 수십 개가 넘는다. 근데 엘리엇 에밀은 몇 개 없을걸. 그리고 그 곡은 엘리엇 에밀의 2023 가을, 겨울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그 컬렉션의 한 룩에 꽂혀서 MV까지 찍었다.

앨범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나?
250이 ‘뽕’을 찾아다닌 것처럼 나는 전자음을 찾아다녔다. ‘URGS’ 다큐멘터리를 보면 신시사이저를 활용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신시사이저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군대에서 신시사이저의 역사부터 사용법까지 공부하기 시작했다. 신시사이저에도 전설적인 빈티지가 많더라. 누워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게 한 열 개 된다. 그것들을 모아놓고 보니 롤랜드, 코르그, 야마하 등 다 일본 제품이었다. 그래서 일본을 자주 갔다.

그 결과가 ‘FWB’의 사운드였겠다.
그렇다. 그 곡도 시티팝, 마이애미 베이스 등의 장르와 스키장 감성 등 여러 가지를 섞은 ‘짬뽕’이다. 창모가 만든 케이팝이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 좋게 들은 음악은?
일본 시티팝 클래식들.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직접 만든다. 음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패션도, 음악도 트렌드가 계속 변한다. 새로운 형태가 매일 나온다. 그래도 다 뜯어보면 본질이 있다. 패션의 본질은 ‘내가 입은 옷이 거리에서 가장 멋있어야 한다’일 것이다. 음악도 똑같다. 들었을 때 다른 곡보다 좋아야한다. 듣는 사람이 2~3분 들었을 때 이미 만족해야 한다. 모호한 대답이지만, 그런 음악들이 있지 않나? 딱 들었을 때 좋은 음악.

딩고의 ‘킬링 시리즈‘를 통틀어 창모의 영상이 아이유, 성시경, 마마무 다음으로 조회수가 높다. 그 또한 ‘딱 들었을 때 좋아서’일까?
한국에서 그렇게 랩만 하는 영상이 유명해진 적이 있나? 그냥 보기 편해서 그런 거 아닐까? 틀어놓으면 신나고, 내가 랩도 준수하게 하고, 음악도 듣기 불편하지 않으니까 그런 부분이 사람들에게 스며들었나 싶었다. 그때 영상을 세 번 찍었는데 첫 테이크 때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수건을 달라고 했다. 그런 말이 사족처럼 별로지 않았나 싶었는데 현장감이 느껴져서 좋다고 하더라. 사람들도 재밌는 요소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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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모가 왼쪽 사진에서 입은 재킷과 이너는 릭 오웬스, 스커트는 베르사체, 신발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른쪽 사진에서 입은 카디건은 메종 마르지엘라 by 무이, 팬츠는 베트멍 by 무이, 신발은 마르니, 셔츠와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런데 ‘언더그라운드 락스타’라는 말을 줄인 ‘URGS’라는 시그니처 사운드를 쓰고 있다. 근데 이 말이 창모를 ‘언더그라운드’에 한정하고 있진 않을까? <쇼미더머니> 관련 곡을 제외하면 2020년 이후 음원 월간 차트 1위를 기록한 래퍼는 지코와 창모, 단둘뿐인데.
똑같은 생각을 했다. 내가 ‘UGRS’를 2018년부터 썼는데 그땐 내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 몰랐다. 나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했고, 좋아하던 래퍼들과 비슷한 인지도를 얻어서 쓴 말이었다. 그러다 ‘METEOR’가 잘 되고 나서부터 언더그라운드라는 말을 빼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UGRS’만큼 발음이 찰진 게 또 없다. 이 기회에 괜찮은 시그니처 있는지 공모받는다고 좀 써달라.

릴러말즈는 <하입비스트> 인터뷰에서 “한국 힙합 신 왕좌가 비어있다”라고 말했다. 군대가 아니었다면 그 왕좌가 사실 창모의 것 아니었을까?
음악으로 번 돈을 기준으로 ‘왕좌’를 이야기하면, 앰비션 뮤직 애들이 하나씩 앉아있지 않나? 릴러말즈, 애쉬 아일랜드 등은 하나의 스타일마다 대표 격으로 불릴 만한 놈들이다. 사람들은 도끼 형 같은 사람들의 이미지를 기억하며 랩스타가 없다고 말하지만, 지금 유명한 래퍼들을 10년 전으로 데리고 가면 신 전체 규모를 뛰어넘는다. 지금은 힙합 신이라는 지붕이 높아져서 다들 그 아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정도 규모를 옛날 힙합 신으로 가져가면 지붕을 뚫을 걸?

그렇다면 ‘Smoke Remix’에서 “오랫동안 비웠는데 왜 아직도 그대로”라는 가사는 어떤 의미였나?
랩은 내게 스포츠다. 스포츠 선수들처럼 이 게임을 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들은 경기장 밖에선 서로 존중하고, 경기할 때는 피 튀기게 싸운다. 게임 중에는 그 경쟁이 용납된다. 그래서 그 라인이 나의 동년배들에게 “야, 우리 잘해보자. 이 게임 피 튀기게 만들어보자”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한다.

창모가 레이블을 차린다는 소문에 답한다면?
별생각 없다. 지금 나는 일을 벌이기보다는 리빌리를 키우고, 내 음악을 더 잘하는 게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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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셔츠, 팬츠, 구두는 모두 버버리. 자동차는 맥라렌.


Credits
에디터
Eunbo Shim
헤어 아티스트
Jihye Oh
메이크업 아티스트
Sol Lee
스타일리스트
Jongddee
포토그래퍼
Wontae Go
비디오그래퍼
Ma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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