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파리 최고(最古) 다리 ‘Pont Neuf’를 거대한 지상 동굴로 변신시키다
프랑스 수도 한가운데 24시간 열려 있는 설치 작품 “La Caverne du Pont Neuf”. 일부러 관람객의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들도록 설계된 초현실적 동굴 경험이다.
요약
- 프랑스 아티스트 JR이 신작 설치 작업 “La Caverne du Pont Neuf”를 공개했다.
- 이 설치는 파리 다리를 둘러싼 Christo와 Jeanne-Claude의 1985년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구조물을 천으로 감싸 석회암 동굴을 연상시키는 형태로 연출된다.
- 행인들은 설치물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갈 수 있으며, Thomas Bangalter가 선보이는 대지의 기운이 느껴지는 사운드스케이프와 맞춤형 후각 연출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세느강 위로 돌로 된 동굴이 솟아오른 듯한 풍경이 아티스트 JR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세계 곳곳의 가장 붐비는 랜드마크 위에 거대한 그래픽 개입 작업을 펼쳐 온 이 프랑스 아티스트는, 17세기 다리인 퐁네프를 시각·후각·청각을 동시에 잠식하는 암석 터널로 탈바꿈시키는 신작 “La Caverne du Pont Neuf”를 막 선보였다.
날씨로 인한 훼손과 지연을 겪은 끝에 이 작품은 어제 마침내 공개되었으며, 6월 28일까지 24시간 상시 개방된다. 이 작업은 듀오가 1985년 다리 전체를 황금빛 천으로 감싼 “The Pont Neuf Wrapped”에 바치는 오마주로 기획되었다. 도시 건축의 상당 부분을 이루는 석재가 채굴된 채석장에서 영감을 얻은 JR의 작품은, 1만8,900제곱피트에 달하는 천과 루테시안 석회암 이미지를 활용해 다리를 감싸며 파리의 물질적 역사를 거꾸로 펼쳐 보인다.
총 80개의 팽창식 캔버스 아치로 구성된 길이 120미터의 구조물은 관람객의 방향 감각을 의도적으로 교란하도록 설계되었다. JR은 “이는 상징적인 건너감이자 미지의 세계로 내디디는 한 걸음, 그리고 자기 안으로 향하는 여정이다. 나는 ‘La Caverne’의 건너는 경험을 충만함과 공허가 균형을 이루는 체험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Daft Punk 출신 Thomas Bangalter가 제작한 맞춤형 전자·어쿠스틱 사운드스케이프와 조향 전문가 Sarah Bouasse, Odore Scola의 후각 디자인이 이 비현실적인 체험을 한층 고양시키며, 감각 전반에 원초적이고 대지적인 고대의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JR의 가장 기념비적인 작업들 가운데서도 ‘동굴’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다. “La Caverne du Pont Neuf”는 그가 2020년부터 피렌체, 밀란, 로마에서 대규모 트롱프뢰유 방식의 건축 개입 작업을 통해 고립과 단절이라는 테마를 탐구해 온 연작의 정점을 이룬다. 플라톤의 동굴에 기대어 환멸을 형상화한 이 이미지는 동시에 인류 초기의 동굴 벽화를 환기시키며, 관람자를 예술과 연결의 공동의 역사 속에 단단히 닻내리게 한다. 현재 파리에서 진행 중인 이 작업 역시 마찬가지로, 현대의 랜드마크를 선사 시대의 성소로 탈바꿈시키며 거친 지질학적 역사와 오늘날 도시가 지닌 세련된 우아함을 한데 아우른다.
현재 “La Caverne du Pont Neuf”는 파리에서 선보여지고 있으며, 이를 기념해 갤러리 페로탱(Galerie Perrotin)은연계 전시를함께 열었다. JR의 신작들로 구성된 이 전시는 7월 25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