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쓰레기통 브랜드 빕이 지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 디자인 그룹 빕(Vipp). 조명부터 주방용 가구, 테이블웨어 그리고 모듈러 주택까지, 라이프스타일의 에지를 전방위적으로 수호하는 브랜드다. 이들을 설명하기에 앞서 쓰레기통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매끈한 금속 소재와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한 디자인, 앙증맞으면서도 절도있는 원형 패달까지. 쓰레기통계의 명품이라 불리며 ‘디자이너 쓰레기통’이라는 전에 없던 영역을 개척한 ‘페달 빈(PEDAL BIN)’이다. 과장을 조금 섞어 스타워즈의 R2D2 로봇 같기도 한 깜찍한 자태를 보면 그 누구라도 집안에 들이고 싶은 마음이 일 것이다. 크기 별로 28만 원부터 56만 원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가격만 제외하면.

빕이 디자인 세계의 지평을 또 한 번 열었다. 마이크로 주택의 가치를 호텔 서비스로 옮겨왔다. 지금껏 디자이너가 만든 호텔은 여럿 존재해왔지만, ‘쓰레기통 디자인 회사가 만든 호텔’이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마이크로 빕 호텔은 스웨덴에 자리를 잡았다. 마이크로 호텔이라고 좁고 협소한 공간을 떠올린다면 오산. 전면 슬라이딩 유리창이 탁 트인 ‘파노라마 뷰’를 약속하는 경관이다. 투숙객을 위한 전용 부두는 어딘가 특별한 느낌마저 든다.

다락방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하는 빕 로프트(Vipp Loft)도 있다. 빕 본사 바로 위에 있는 오래된 인쇄 공장의 오크 지붕 아래 빕의 디자인 철학을 가득 담은 공간을 지었다. 연구실과 도서관을 수용할 만큼 넓고, 근사한 회오리 형 계단이 다용도 거실과 주거 공간을 연결한다. 빕 호텔은 11월 1일부터 브랜드 공식 웹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빕 호텔의 숙박료는 약 130만 원, 빕 로프트는 약 195만 원이다. 덴마크 레고 하우스 숙박권을 쏘는 에어비앤비의 이벤트 소식이 아직이라면, 여기서 확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