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의 새 퍼즐형 조립법 '웨지 도웰'
삼가 스크루 드라이버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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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가격, 간단한 조립법을 내세운 이케아는 라이프스타일 시장에 조립식 가구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이 브랜드가 가구 업계의 미래에 제시할 다음 혁신은 ‘종말’이다. 앞으로는 스크루 드라이버나 볼트, 나사 못, 알렌 키 같은 가구 조립 도구가 멸종할지도 모른다. ‘이케아 전문 조립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구 조립 대행업체도 바짝 긴장해야 한다. 이케아가 개발한 새로운 간편 조립법 ‘웨지 도웰’ 때문이다.
웨지 도웰은 장비 하나 없이 퍼즐을 맞추듯 가구를 완성하는 조립법. 조립식 가구 판넬마다 골이 진 홈과 돌출부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각 재료를 그냥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된다. 사실 어떤 이에게는 간편함을 내세운 이케아 가구 조립이 전혀 간단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케아는 2014년에 ‘스톡홀롬 케비넷’과 ‘레기쉐르 스토리지’ 제품을 통해 처음 이 조립 시스템을 선보였고, 올해 초 출시된 리사보 나무 테이블을 시작으로 전 제품군에 새 조립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두 손만 있으면 손쉽게 가구를 만들 수 있는 간편함 외에도 웨지 도웰의 매력은 끝이 없다. 가구를 여러 번 해체하고 재조립하면 가구의 강도나 고정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새 조립법은 제품 손상을 최소화한다. 볼트가 패널을 마모시킬 일이 없으니 더 오래, 더 좋은 상태로 라이프스타일의 에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 사람들은 이사를 많이 해요. 이혼도 많이 하고요. 이젠 아침에 집에서 쫓겨나더라도 저녁이면 새 보금자리에서 다시 테이블을 완성할 수 있죠”.
이케아의 CEO 제스퍼 브로딘이 디자인 웹진 <디진>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생각이 꼭 농담 같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