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추천하는 20세기 한국 명작 만화 시리즈 탑 10

지극히 주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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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화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각종 콘텐츠 플랫폼들이 연재하는 웹툰은 큰 사랑을 받고 유명 작가들은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하나둘씩 진출하는 중이다. 그들은 세계 시장을 휘어잡을 한류 문화의 차세대 타자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만화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사회에서 하위문화로 푸대접받았다. 한국 정부는 실제로 1961년부터 1997년까지 만화 탄압 정책으로 만화검열제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는 자유로운 창작 활동에 제약을 주었고 간섭의 여지가 적은 명랑 만화와 스포츠 장르 만화의 발전이라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에도 국내 만화는 끝없이 발전해왔고 결국에는 우리 문화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수많은 작품 중 열 개의 시리즈를 채택했다. 검열에 맞서 싸운 시사 만화도, 다른 주제를 통해 사회를 돌아본 장르 만화도 그리고 순수한 독자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작품도 모두 선정했다. 단, 장르 중복은 피했다.
 


<공포의 외인구단>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스포츠
작가: 이현세
발행 연도: 1983
총 권수: 15권 완결

<공포의 외인구단>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주인공 까치(오혜성)가 투수로 성공했으나 부상으로 인한 좌절을 겪고, 외인구단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아 부활하는 내용을 다룬다. 약자들이 벌이는 승승장구의 연승 행진은 사회적으로 억눌려 있던 대중에게 짜릿한 희열을 안겨주었다. 밀당과 희망 고문을 반복하며 까치를 파멸로 이끄는 여주인공 엄지는 ‘발암 주의’.
 

<비트>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학원물
작가: 허영만
발행 연도: 1994
총 권수: 13권 완결

‘정우성 리즈 시절’로 흔히 알려진 영화 <비트>의 원작이다. 세대와 계층 간의 차이와 갈등, 남녀 간의 애정 문제, 폭력 등의 주제를 젊은 주인공 민이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가진 것은 없지만 완벽한 외모와 성품, 운동신경을 가진 민이는 당시 젊은이들의 표상이자 이상향. 하지만 <비트>는 이러한 주인공에게 행복을 끝내 허락하지 않는다. 그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 미적지근한 엔딩이 냉혹한 현실을 대변한다.
 

<힙합>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서브컬처 (춤)
작가: 김수용
발행 연도: 1997
총 권수: 24권 완결

음악 장르로서의 힙합이 아닌 브레이크 댄스와 비보이를 다룬다. 방황을 일삼던 주인공 태하가 춤에 눈뜨고 진정한 댄서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1990년대 당시 생소했던 ‘힙합’이라는 단어를 수면 위의 주류 문화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 실제로 <힙합>은 ‘비보이 입문서’로 불리며 비보잉 서브 문화의 인프라 구성에 기여했고, 2000년대에 세계대회를 휩쓴 비보이들 다수가 이 작품을 통해 춤을 접하기도 했다.
 

<용비불패>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무협
작가: 류기운, 문정후
발행 연도: 1996
총 권수: 23권 완결, 외전 12권 완결

한국 무협 만화의 자존심, <용비불패>다. 캐릭터성, 연출, 적절한 개그까지, 어디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무엇보다 장인 정신으로 한땀 한땀 그려낸 작화가 일품이다. 주인공 용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지만 악역란이 없는 만큼 선악의 구분이 모호하다. 절대적인 선이나 악의 부재 속에 모두가 각자의 욕망에 의해 움직인다. 지금 웹툰으로 연재 중인 <고수>가 같은 세계관을 다루니 참고하길.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액션, 역사
작가: 박흥용
발행 연도: 1995
총 권수: 단행본 3권 완결

서얼(庶孼) 견자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역사물이다. 철학적인 대사와 유려하고 역동적인 그림체, 사회적이고 사실적인 시각이 삼위일체를 이룬다. 조선 시대 한 검객의 이야기지만 그 시대의 권력과 계급의 불평등, 억압받는 이들의 고통 등을 비판한다. 오늘날 만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지극히 한국적인 배경과 그림체가 특히 반갑다.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도깨비 감투>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명랑 만화
작가: 신문수
발행 연도: 1974
총 권수: 4권 완결

꺼벙이와 뚱딴지, 맹꽁이 서당 등과 더불어 고전 명랑 만화 장르를 대표한다. 주인공 혁이가 집 천장에서 귀신, 도깨비의 수염과 머리털을 뽑아 만든 도깨비 감투를 발견하면서 생기는 모험을 다룬다. 차가운 현실과 가치관의 괴리감, 무언의 사회적 메시지 등 우울한 주제와는 동떨어진 작품이다. 모험과 말썽을 일으키는 어린 소년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의 순수함이 독자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바람의 나라>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판타지, 순정
작가: 김진
발행 연도: 1992
총 권수: 26권, 바람의 나라 SE는 6권.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상용 온라인 게임이자 한국 1세대 게임, 바람의 나라의 원작이다. 비슷한 예로는 신일숙 작가의 <리니지>가 있다. 대무신왕 무휼과 그의 아들 호동의 인생을 주로 다루고 고구려 초기의 대부여, 대중국 정세와 설화 자명고 이야기 등을 각색해서 풀어낸다. 1992년도에 연재를 시작했지만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왕초보사냥터’에서 다람쥐를 잡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자.
 

<기계전사 109>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사이버 펑크 SF
작가: 김준범
발행 연도: 1989
총 권수: 38화 완결

1980년대에 유행하던 사이버 펑크 장르를 다룬다. 극 중 술집의 이름을 ‘블레이드 러너’로 짓는 등 <블레이드 러너>의 오마주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사이보그를 지배하는 인간들과 자유를 갈망하는 사이보그들의 대립을 다룬다. 단순한 로봇물이 아닌, 1980년대의 한국 사회가 지니고 있었던 계급투쟁과 근 미래 사회에 대한 불안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이 때문에 ‘한국형 사이버 펑크’ 혹은 SF 코드로 그려진 ‘민중 만화’로 평가받기도 한다. 비교적 짧은 작품.
 

<고우영 삼국지>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삼국지
작가: 고우영
발행 연도: 1978
총 권수: 10권 완결

일간지에 연재되어 큰 사랑을 받았으나 당시 군사정권의 무자비한 검열로 인해 한때 삭제되었던 작품이다. 인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재해석과 입체적인 인물 묘사가 기존의 삼국지와 차별점을 둔다. 당시 군사정권의 모습을 빗대어 비유하고 유쾌한 에로티시즘을 선보이는 등 당시에는 파격적인 행보도 보였다. 한국 남자라면 이미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고우영 작가가 재해석한 삼국지는 다시 한번 읽어볼 만하다.
 

<고바우 영감>
20세기 한국 만화 추천 목록 10 2017 20th century korean comic book recommendation
장르: 4컷 시사 만화
작가: 김성환
발행 연도: 1955
총 권수: 총 14,139회 연재

1955년 <동아일보>에서 시작해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를 거치며 50년간 연재된 최장수 4컷 시사 만화다. 초기에는 개그에 집중했으나 이내 정치, 사회, 문화에 대한 풍자와 날 선 비판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혼란스러웠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만화로 기록한 역사 기록물이다. 군사정부의 탄압을 심하게 받던 시기에는 ‘고바우가 검열된 날은 한국에서 특종이 터진 날’이라고 외신 기자들이 인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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