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xx 인터뷰 - 세 뮤지션의 쇼핑메이트가 된 하루

한글 후드 제이미 x 디올 옴므 올리버 x 빈티지 로미.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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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x ‘I See You’ Seoul 2018

뮤지션에겐 숙명처럼 어떤 고유명사가 주어진다. 더 그럴싸한 별명을 만들기 위해 양팔을 걷어붙이는 것 또한 평론가들의 주된 역할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리스너는 과장된 칭찬에 인색한 사람들이다. 요란한 수식은 민망함만 안긴 채 잊혔다. 예외는 종종 있다. 2009년, 런던의 동네 친구들이 모여 결성한 신진 밴드가 평단의 암묵적 합의를 만들어냈을 때다. ‘21세기 가장 주목할 아티스트’. 거창한 찬사 한 줄이 The xx의 이름 앞에 안착했다.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야단스럽지도 않게.

평론가들의 꾸밈말이 그래도 낯간지럽다면, 조금 더 담백한 정의가 있다. 어느 리스너의 감상처럼 The xx의 음악은 ‘몸은 잠겨 가지만 영혼은 절대 죽지 않는 느낌’의 무엇이다. 침잠하듯 부유하고, 담담한지만 농염한 선율과 질감은 혼자만의 우주를 유영하는 상상을 부추긴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앨범 <I See You>는 밴드의 몽환적이고 미니멀한 색깔을 오롯이 담았다. The xx는 이 앨범의 발매를 기념하는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도시로 서울을 선택했다.

The xx 인터뷰 interview i see you seoul tour worksout pop up 2018

#Streetsnaps: Jamie, Oliver, Romy

지난 2월 13일, 한국 최초의 단독 공연에 앞서 The xx는 압구정 웍스아웃 매장을 찾았다. 서울 콘서트를 기념해 웍스아웃과 발매한 투어 굿즈를 직접 보고 싶다며 비공식 스케줄을 요청해서다. 세 아티스트의 쇼핑메이트가 되어 마주 걸으며 물었다. 디올 옴므 컬렉션 모델의 위엄을 보여준 올리버부터 공항에서 한국 팬이 건넨 커스텀 후드를 입고 나온 세심한 제이미, 10대 때부터 끼던 액세서리로 스타일링한 로미까지 The xx의 3인 3색 스타일.

Oliver Sim

오늘 스타일이 아주 멋진데?

재킷과 트라우저는 디올. 캘빈클라인 폴라넥과 아디다스 신발을 스타일링 했지.

그러고 보니 디올 옴므 2016 봄, 여름 컬렉션 쇼에 모델로 섰었잖아.

맞아. 내가 캠페인에 참여했던 그 시즌 제품들이야. (말없이 자신의 양말을 쓱 쳐다보는 에디터의 시선을 따라오며) 이 양말? 그냥 투어 중에 스태프가 구해다 준 걸 신은 건데. (웃음)

그동안 The xx는 여러 패션 브랜드랑 매력적인 협업을 보여 줘여줬잖아. 지난해에 라프 시몬스와 함께한 <I Dare You> 뮤직비디오 협업은 어떻게 성사된 거야?

The xx랑 라프 시몬스는 오랜 친구 사이니까. 그가 캘빈 클라인으로 이적했을 때, 뭔가 새로운 걸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아주 신이 났었지. 우리 둘 다 미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왔기 때문에, LA는 MV 촬영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제격인 곳이었어. Marfa를 배경으로 <On Hold>를 촬영해준 알래스데어 메크렐렌과 다시 한번 작업할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고.

다른 나라 투어 머천다이즈에 비해 한국 머천만의 매력은?

모든 제품에 파란색 색깔이 스며들어 있는 게 멋져. 알래스데어가 우리 앨범 <I Dare You> 전체를 작업해줬는데, 음반부터 뮤직비디오, 사진까지 모든 것에 아름답고 푸른 하늘을 표현했거든. 그거랑 어울려서 좋아.

그러고 보니 오늘도 푸른빛으로 스타일링 했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푸른색이 없는 곳이 없지. 사실 파랑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거든.

가끔 공연에서 로미와 ‘Gosh Dance’에 맞춰서 춤을 추잖아. 오늘 서울 공연에서도 기대해도 될까?

아, 그 춤! 글쎄 한국 공연만을 위한 케이팝 댄스를 연구해봐야겠는데?

The xx 인터뷰 interview i see you seoul tour worksout pop up 2018

Jamie xx

오늘 입은 후드가 좀 특별해 보이는데? 뒷면에 한국어가 쓰여 있네.

이 챔피온 후드는 인천 공항에서 어떤 팬이 준 건데, 우리 노래 가사가 등 부분에 새겨져 있어. 신발은 반스 클래식, 데님은 아워 레가시. 스카프는 서울 투어 기념 컬렉션 제품이야.

서울 투어 굿즈 중에서 데일리 아이템으로 쓰고 싶은 한 가지를 고르자면?

지금 착용하고 있는 이 스카프가 좋아. 투어 내내 두르고 다니고 있어. 파란 모자도 맘에 들고.

The xx 인터뷰 interview i see you seoul tour worksout pop up 2018

제이미와 로미는 스케이트보드를 꽤 오래 탔잖아. 보더로서 좋아하는 브랜드는? 평소 블랙을 고수하는 로미의 스타일이나 The xx의 미니멀한 무대의상으로는 상상이 잘 안 돼.

물론 캐주얼 하게 입을 때도 많지. 난 슈프림을 즐겨 입고, 로미는 쓰레셔와 ‘엑스걸(X Girl)’을 좋아해.

DJ로서 월드 투어 도중 세계 곳곳의 바이닐을 수집할 것 같은데. 최근에 특별한 아이템 좀 건졌어?

도쿄에 갈 때마다 ‘빅 러브’ 레코드에 꼭 들르거든. 이번에도 거기서 멋진 음반들을 많이 샀어.

서울 공연을 마지막으로 드디어 월드 투어의 막이 내렸어. 2018년의 넥스트 스텝은? 어떤 활동들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우리 다음 달에 열리는 코펜하겐 다큐멘터리 페스티벌 ‘CPH:DOX’에서 프로그램을 큐레이팅하거든. 재밌을 것 같아 기대하고 있어. 여름에는 페스티벌 시즌이니까 그 준비로 바쁠 예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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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y Madley Croft

오늘의 스타일은?

내가 맨날 입고 다니는 리바이스 청바지.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해. 얼마나 오래됐는지 모르지만 엄청 빈티지야. 상의는 엑스걸 후드와 아크네 가죽 재킷을 함께 스타일링 했어.

액세서리들이 멋진걸?

재킷의 조그만 장식은 팬이 준 건데 귀여워서 달았어. 밴드 SAVAGE의 배지랑 같이. 손의 액세서리는 10대 때부터 항상 하고 다니는 빈티지 중의 빈티지지.

서울 투어 굿즈 중에서 데일리 아이템으로 쓰고 싶은 한 가지를 고르자면?

난 후드. 소매에 이렇게 자수를 새긴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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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어차 여행한 도시에서 산 특별한 기념품이 있다면?

뭐니 뭐니 해도 한국 팬들이 직접 만들어준 팬 아트가 아닐까. 재능이 넘치는 팬들이 정말 많아서 ‘어메이징’ 했다니까.

작년 여름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에서 제이미가 드럼 타이밍을 놓쳤을 때, 로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제이미~’하고 불렀던 순간 기억해? 많은 팬이 이 달콤한 핀잔이 오가던 순간을 명장면으로 꼽더라. 역으로, 한국 팬들한테 감동했던 순간이나 인상 깊었던 기억은 없었어?

이번 공연 중에 한국 팬들이 ‘Say Something Loving’을 쓴 시그널을 드는 이벤트를 준비해줬거든. 진짜 대단한 장면이었지. 지금껏 어느 공연에서도 본 적 없는 광경이라 너무나 특별했어. 마침 서울 공연이 이번 투어의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다들 좀 감상적이었달까. 엄청 감동했어.
2013년 옥타곤 사건 이후 다시는 서울에서 제이미 xx의 디제잉을 볼 수 없으리라 우려했던 음악팬이라면, 가슴을 쓸어내려도 좋다. 그날 밤, 이태원에서 열린 애프터파티에서 그의 디제잉도 이어졌다. 신중현, 김정미의 명곡 ‘햇님’을 플레이한 제이미 xx의 디제잉 영상을 위에서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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