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6월 추천 전시 11선
부산행 대신 전시행.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여름은 평소와 다름없이 찾아왔다. 매년 이맘때면 다가올 여름 휴가를 계획하며 설레었을 테지만, 올여름 분위기는 기약 없이 길어지는 코로나19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다. 이로 인해 잠시나마 개방된 국공립 미술관도 다시 기한없는 휴관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행히도, 봄에 비해 다소 완화된 규제 아래 조심스럽게 관객의 발걸음을 기다리는 전시들이 많이 보이는 추세다. 아래의 전시들이 반복되고 고립된 일상에서 숨통이 트이는 여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6월에 감상하기 좋은 추천 전시를 소개한다.
<그림일기>
서동주 작가의 개인전은 공간으로 확장된 작가 노트이자 자화상이자 편지이자 그림일기다. 작가의 노트 안에 담긴 내밀하고 사소한 텍스트와 드로잉은 종이를 잠시 빠져나와 형상, 소리, 이미지, 움직임을 지닌 신체가 되어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 관객을 만난다. 영상, 소리, 설치, 그래픽, 텍스트의 형식으로 제시된 전시 작품은 각각 독립적인 제목과 소재를 지니지만, 그것은 뚜렷하게 구분된 이야기이기보다는 소설 혹은 수필의 챕터처럼 기능하며 일련의 감각적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작가: 서동주
일정: 6월 28일까지
장소: 탈영역우정국 | 서울 마포구 독막로20길 42
정보: ujeongguk.com
<Imagine Utopia>
삶을 만끽하기 위해 창조된 낙원에서 사소한 유혹이 화근이 되어 인간이 신을 노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낙원은 영원히 닫혀버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동경 속에 여전히 그것은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다. 작가는 ‘코로나19’라는 사소하지만 거대한 바이러스로 인해 빼앗긴 낙원을 상상하며, 우리들의 기억에 강력히 자리 잡은 유토피아를 끄집어 내 관객과 소통한다.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감정일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전시를 통해 주고받는다.
작가: 백향목
일정: 6월 28일까지
장소: 갤러리 스탠 | 서울 강남구 학동로 12길 45
정보: www.gallerystan.com
<자신을 돌봄: 일기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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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2는 2020년 첫 기획전으로 뉴욕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교육자, 활동가 최태윤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정체성(the self)’, ‘돌봄(care)’ 등을 주제로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작가의 질문과 답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전시는 진행되며, 작가가 작년부터 뉴욕과 홍콩 등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떠올린 생각을 담고 있다. 홍콩에서 일어난 시위를 보며 정치, 기관, 사회 운동에 대해 생각하고,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맞물린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다루며, 비장애중심주의와 장애인을 위한 정의, 신체의 중립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 최태윤
일정: 6월 28일까지
장소: 팩토리 투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0길 15
정보: factory483.org
<Inner peace: New York>
도시를 지나다 보면 익살스럽게 날름거리는 혓바닥 모양의 그래피티가 종종 발견된다. 모두 ‘Mr. Tongue’ 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프로젝트로, 최근 그가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세계의 혼란과 소란으로부터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을 당시에 기도로 얻은 평화를 그려낸 컬렉션과 작가가 처음 스트리트 아트를 시작했던 뉴욕에서의 영감을 담은 컬렉션, 두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작가: Mr. Tongue
일정: 7월 4일까지
장소: Art Delight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7 2층 아트딜라이트
정보: www.galleryartdelight.com
<절친 Next of Kin>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VSF)는 여섯 명의 미국 작가들의 첫 서울 데뷔인 <절친> 전시를 개최했다. 현재의 불안정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편적이고 변함없는 가족에 초점을 맞추었다. 가족이라는 생물학적 정의를 뛰어넘어 예술가들은 친밀함과 애정에 대한 고집과 전례 없는 우선순위 변화의 시대를 반영해 가족 구성원, 그들이 선택한 동료들, 그리고 상상 속 조상들을 친밀한 초상화로 담아냈다.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미국의 현 상황에서 지나 비버스, 디드릭 브라켄스, 제시 호머 프렌치, 체이스 홀, 신디 지혜 김, 그리고 칼리다 라울스는 사회적 혼란 속 핵심 인물들을 고려한다.
작가: 지나 비버스, 디드릭 브라켄스, 제시 호머 프렌치, 체이스 홀, 신디 지혜 김, 칼리다 라울스
일정: 7월 4일까지
장소: VSF(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 |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79
정보: www.vsf.la
<Final Touch>
작가는 자신의 불안을 달래는 행위로 신물을 자주 구매했다. 염주나 묵주반지, 종교적 상징 같은 것들이 이러한 구매품에 속한다. 종교와 관련된 상품을 소비하며 신 안에 있다는 안정을 구매한 셈이다. <파이널 터치>는 내면의 공허함을 느낄 때, 자신도 모르게 찾게 되는 신(혹은 신물)에 대한 갈구를 주제로 한다. 개인의 불안 앞에서 안정 혹은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은 이 시대의 자화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마련이다.
작가: 이빈소연
일정: 7월 9일까지
장소: 전시공간 | 서울 마포구 홍익로 5길 59
정보: www.instagram.com/all_timespace
<왼쪽회화전>
전시는 조각적 회화의 특징인 운동성과 시간성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그리기’에 대한 근본적인 의미를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기라는 신체적 행위는 어떤 의도를 전제로 하지만, 빈 캔버스 앞에서 붓질을 하는 작가의 신체적 행위는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우연한 형상을 만들거나, 혹은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서로 다른 예상 밖의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그의 조각적 회화는 물감과 붓이라는 재료를 통해 신체적 움직임이 우연히 만들어낸 기록이자 어떤 서사 구조의 부분이 아닌 형상적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작가: 박경률
일정: 7월 11일까지
장소: 두산갤러리 서울 |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15
정보: www.doosanartcenter.com
<MY CUP OF TEA>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림들은 모두 작가가 네덜란드에 머물렀던 시기에 완성한 작품이다. 지난 2년간 작가는 미국에서 그룹 전시를 몇 차례 가졌으며, 프랑스 파리의 아티스트 레지던시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 후 네덜란드 흐로닝언에서 1년 반 동안 거주하며 작업에 매진하였다. 장콸 작가의 지난 전시에서는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파고드는 호기심에 가득 찬 소녀들과, 자신을 가두는 사회적 시선이라는 틀에 내 식대로 저항하는 거침이 없는 소녀들이 등장했었다. 강렬한 의지가 느껴졌던 지난 전시에 비해 <MY CUP OF TEA>에서는 전반적으로 이완된 느낌이 전해진다.
작가: 장콸
일정: 8월 2일까지
장소: 에브리데이몬데이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48길 14
정보: www.everydaymooonday.com
<BE WITH>
그동안 많은 국내외 갤러리와 아트페어에서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왔던 문형태 작가는 2020년의 시작을 새로운 공간으로 택했다. 작품의 주제에서 시작하여 보고 느끼는 감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평범한 일상 중 하나라고 여기는 작가의 태도가 화이트 큐브가 아닌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어진 셈이다.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들과 함께하며 평범한 일상이 주는 진짜 행복과 위안을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작가: 문형태
일정: 8월 3일까지
장소: MUE 청담 |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80길 40
정보: www.instagram.com/mue__official
<MOVE, WAVE, LIVE>
데상트 블랭크를 무대로 펼쳐지는 전시 <MOVE, WAVE, LIVE>는 우리에게 각인된 바다의 이미지 중 일부를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또는 함축하는 방식으로 조금 특별한 바다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최근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입체감 있는 파도 작품을 선보이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디스트릭트를 포함하여, 포토그래퍼 장덕화, 디자이너 오주원(틸테이블), 일러스트레이터 원라이프, 제제랜드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 디스트릭트, 수토메 아포테케리, 원라이프, 오주원, 장덕화&이건희, 제제랜드, SCR&Wavecord
일정: 8월 19일까지
장소: 데상트 블랭크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439 유화빌딩 1,2층
정보: www.instagram.com/descente_kr
<여름의 산책: 감각의 박물학>
어쩌다 산책에서는 감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며 한계와 초월을 경험하는 시간을 만듭니다. 다이앤 애커먼의 <감각의 박물학>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감각을 말하는 책들을 소개하며, 연결된 공간에서는 수토메 아포테케리가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로 하는 슈만(Robert Alexander Schumann)의 숲의 정경 Waldszenen, Op.82에 대한 오마주 작업으로 향기 전시를 진행합니다.
작가: 수토메 아포테케리
일정: 8월 31일까지
장소: 어쩌다산책 | 서울 종로구 동숭길 101
정보: www.instagram.com/uhjjuhdah_promena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