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자신의 얼굴에 타투를 했을까?

잉크에 담긴 삶, 후회 등의 이야기.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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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전 세계 유일하게 타투가 불법인 국가다. 지난 2021년 12월 타투이스트 도이(김도윤)는 ‘무면허 의료 행위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22년 2월, 인권위 상임위원회는 ‘비의료인 문신 시술행위 비범죄화’와 관련하여 “현행법이 비의료인(타투이스트)의 시술을 형사처분 대상으로 삼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법적 내용과 별개로 타투를 향한 시선은 취향과 혐오로 엇갈린다. 누군가는 시술상의 위험, ‘보기 불편하다’라는 감정을 말하고, 누군가는 자기표현, 미용적 효과 등을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나름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지만, 타투는 여전히 불법이다. TV 방송에서 연예인의 타투를 가리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타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옷 아래 가려진 것들부터 팔 위로 드러난 것까지 위치와 스타일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끄는 동시에 보기 어려운 것은 페이스 타투일 것이다. 그들이 새긴 잉크는 눈썹 바깥에 그려졌다는 이유로 ‘괴짜의 것’이 된다.

타투를 직접 새긴 사람들이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왜 얼굴에 타투를 했을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얼굴에 새겨진 타투로 인해 그들의 삶, 경력, 생활 방식 등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하입비스트>는 얼굴에 타투를 새긴 5명과 만나 잉크에 새겨진 내용에 관해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일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모델 일을 하고 있고, 촬영 현장에 익숙해지고 싶어 스태프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배우를 꿈꾸고 있어요.

타투를 처음 한 것은 언제예요?

중학교 때부터 접했어요. 형제가 여럿 있는데 누나가 타투이스트였거든요. 제가 24살 때 누나 숍에 놀러 가서 핸드 포크를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누나가 저에게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너도 타투 같이 하자”라고 권유했어요. 제가 성격이 엄청 꼼꼼해서 꽤 잘했나 봐요.

얼굴에 타투를 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타투를 할 줄 알게된 것이 시발점이었던 것 같아요. 얼굴에 원래 생각하던 것들을 무작정해버렸어요. 예를 들어 ‘ARTSY’는 제게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이를 할 수 있는 방향이나 비전이 보일 때 차리고 싶은 회사의 이름이에요. 책이나 매체 같은 것들을 보면 예술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면 예술을 손에서 놓을 것 같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갖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옛날에는 예술 하면 굶어 죽는다고 했지만, 요즘은 말도 안 되는 말이잖아요. 그렇게 예술에 관한 내용을 생각하다가 나온 단어에요.

얼굴에 타투를 한 뒤 주변 시선을 느낀 적 있어요?

모든 순간이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타투를 하기 전부터 그랬어요. 제가 옷을 되게 튀게 입고 다녔거든요. 그때도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는데, 페이스타투는 옷보다 더 강렬하잖아요.

불편을 겪은 적은 없어요?

제가 예전에 얼굴에 피어싱이 많았어서 예열이 되어 있었다고 할까요. 당시 지하철에서 어떤 아주머니랑 눈이 마주쳤는데 저를 벌레 보듯이 쳐다보시는 거예요. 눈이 마주쳤는데,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이 껄끄럽다는 것을 티 내시더라고요. 그 순간에는 화가 났죠. 그런데 어찌 보면 당연하잖아요. 다르게 생각하면 좋은 옷으로 차려입은 사람을 나쁘게 보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제 겉모습에 호기심이 있는 것이지, 불편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저도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하겠지만요.

페이스 타투를 후회한 적 있나요?

본인 생각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먼저 페이스 타투를 추천하지는 않겠지만, 하고 싶다는 사람을 말리고 싶지는 않아요. 타투를 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본인도 알고 있을 테니까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하면 좋겠어요.

파이보이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파티를 만들 수 없으니, 유튜브 안에서 음악이 들어간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잘 만들어서 코로나19가 끝나고 제가 사랑하는 음악을 DJ들과 조명하고 싶어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은 한국에서 비주류 취급을 받거든요.

타투를 처음 한 것은 언제예요?

솔직히 처음 한 타투는 100% 허세가 껴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중학교 때 저희 동네에 이레즈미나 레터링 열풍이 있었어요. 안 하면 무리에게 소위 ‘찐따’ 취급을 받았어요. 그때 다른 아이들이 이레즈미를 할 때 저는 컬러가 섞인 타투를 하기 시작했어요.

얼굴에 타투를 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제가 존경하는 아티스트를 보면 감사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나 동네, 단체 등을 상징하는 것을 얼굴에 타투로 새기더라고요. 그래서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를 상징하는 ‘G’를 그렸어요. 그게 20대 초반이었어요. 그다음부터는 유약한 제가 사회 안에서 저만의 싸움을 해온 과정을 얼굴에 표현한 것 같아요. 계획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우발적으로 한 것이 많아요.

얼굴에 타투를 한 뒤 주변 시선을 느낀 적 있어요?

공항에서 환승할 때마다 야쿠자라고 의심받은 적 있어요. 아니라고 증명하기 위해서 엄청 노력했죠. 유럽에 도착했을 때는 동양인인데 얼굴에 타투가 있다는 것 때문에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났어요. 그 나라의 연예인이 길 가다 저랑 사진을 찍자고 한 적도 있고요. 인종차별도 안 당했고요. 공항 빼고는 좋은 취급을 받았어요.

불편을 겪은 적은 없어요?

페이스 타투를 한 사람이 실수를 하면 두 배의 실수가 되고, 선행을 하면 두 배의 선행이 돼요. 그리고 매일이 핼러윈이에요. 실제로 핼러윈 다음 날에 아직도 분장을 안 지웠느냐고 물어보신 아주머니랑 친해진 적이 있어요. 다만,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를 제외하고 모든 친인척과 사이가 틀어져서 경조사를 못 가요.

제가 이 얼굴로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내지 못하면 평생 이런 관계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분들에게 맞추기 보다는 제가 저 다운 것이 더 중요해요. 이런 불편함은 많이 익숙해졌는데, 제가 달리기를 하거나 할 때 마주친 할머니들이 소리치며 놀라시는 것은 아직 마음이 아파요. 절대 익숙해지지 않네요.

페이스 타투를 후회한 적 있나요?

후회하기에는 배운 것이 더 많아요. 여기에 제 성장이 흔적으로 남아 있어요.

정예진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포토그래퍼 겸 아트디렉터입니다. <Masquerade ; 나는 내가 없어서 남의 그림자를 훔쳐 입었다>라는 이름의 전시를 진행했어요. 사람들의 모습에 제 생각과 감정, 그들을 바라보는 제 욕망을 투영한 사진을 찍으며 저를 찾고 있어요.

타투를 처음 한 것은 언제예요?

예전에 정신적으로 힘들 때 자해를 하곤 했어요. 그걸 보다 못한 친구가 차라리 타투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어요. 그때부터 시작했어요.

얼굴에 타투를 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마찬가지로 친구가 타투를 권했고 그때 아무 생각 없이 페이스 타투를 하겠다고 했어요. 달이랑 반짝이는 것. 무슨 생각을 하며 타투를 하지는 않아요. 주변에 타투이스트 친구가 많고, 타투 문화 자체도 좋아하고, 이렇게 완성된 것도 저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얼굴에 타투를 한 뒤 주변 시선을 느낀 적 있어요?

사실 한국에서는 제가 만나는 친구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얼굴에 타투가 있든 말든 신경 안 써요. 제가 대중교통을 잘 안 타거든요. 그런데 가끔 탈 때 사람들이 쳐다보기는 해요. 타투가 많으니 쳐다 보는 것이 당연하죠. 튀니까 저를 신경 안 쓰는 것이 더 이상해요.

불편을 겪은 적은 없어요?

출장을 나가면 공항에서 무조건 불시검문을 당해요. 폭발물 검사부터 가방, 카메라 속까지 전부 다 까야해요.

페이스 타투를 후회한 적 있나요?

더 하고 싶으면 했지, 후회한 적은 없어요. 어차피 제가 먹고 살 기술이 사진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이준영이고, 친구들은 텅이라고 불러요. 디자이너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의류나 제품도 만들어요.

타투를 처음 한 것은 언제예요?

중학교 때? 아버지가 타투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첫 타투는 한국에서는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불법으로 받았어요. 뭐, 어차피 불법이지만요.

얼굴에 타투를 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온몸을 타투로 다 채웠더니 더 할 곳이 없더라고요. 20살이 되자마자 눈물을 그렸죠.

얼굴에 타투를 한 뒤 주변 시선을 느낀 적 있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흰 바둑돌 사이에 검은 바둑돌 같은 거잖아요.

불편을 겪은 적은 없어요?

불편하거나 그런 것은 따로 없어요. 아, 공항에서는 100% 검문을 당해요. 팬티까지 벗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페이스 타투를 후회한 적 있나요?

많아요. ‘왜 했을까’ 이런 느낌보다는 아무래도 세상에 졌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할 수 있는 일에 제약이 많아요. 아르바이트 같은 것도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요. 제가 얼마 전에 연극을 봤는데 배우가 정말 멋있어보이는 거예요. 저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아니면 공무원 같은 것들이요. 저는 군대도 타투 때문에 못 갔거든요.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것들을 못할 때 후회가 생기는 것은 사실이에요.

박신희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통신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타투를 처음 한 것은 언제예요?

얼마 안 됐어요. 몇 년 전부터 팔에 꽃과 관련된 타투를 받기 시작했어요. 제가 꽃 타투를 좋아하거든요.

얼굴에 타투를 하게 된 이유는 뭐예요?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을 보면 유명 연예인들이 얼굴에 타투를 한 사진을 보잖아요. 그게 멋있어 보였어요. 카피캣으로 저도 한 거죠. 팔 같은 곳은 긴 옷을 입으면 잘 안 보이잖아요. 얼굴을 가리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요. 튀어 보이려고, 멋있어 보이려고 한 것 같아요.

얼굴에 타투를 한 뒤 주변 시선을 느낀 적 있어요?

어쩔 수 없죠. 타투가 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역사가 짧다 생각하거든요. 타투를 받은 사람보다 받지 않은 사람이 많으니까요. 돌출되어 보이는 것들은 어쩔 수 없어요.

불편을 겪은 적은 없어요?

저는 그런 것들을 크게 신경 안 쓰는 성격인데, 친구랑 같이 다닐 때 친구가 “저 사람이 너 쳐다보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경우는 있어요. 그런 식으로 시선이 녹록지 않더라고요.

페이스 타투를 후회한 적 있나요?

타투 때문에 직장에서 어려움을 겪은 적 있어요. 더군다나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아르바이트 시장이 정말 얼어붙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고, 먹는 것도 싫고 온갖 것이 다 싫어서 세 달 가까이 집에만 있었어요. 그때 후회를 좀 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밥벌이는 하고 사니까요. 후회라기보다는 아쉬움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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