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etsnaps: 힙노시스 테라피

“눈치 보지 마.”

음악 
1,890 Hypes

힙노시스 테라피가 정규 2집 <PSILOCYBIN>으로 돌아왔다. 정규 1집 <HYPNOSIS THERAPY>와는 정확히 일 년의 텀을 뒀다. 정규 1집과 2집의 타이틀은 각각 ‘+82’, ‘종로’로, 대한민국과 서울을 조명한다. 빠른 멜로디, 반복되는 발화는 이들이 궁극적으로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궁금하게 만든다. 한 번뿐인 인생임을 강조하고, 대한민국에서 더 빨라지자고 외치는 힙노시스 테라피는 그런 태도와 함께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하입비스트>는 힙노시스 테라피의 음악을 오감으로 느끼기 위해 ‘종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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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노시스 테라피가 결성 1주년을 넘겼다. 돌아보면 어떤가?

짱유: 아직 1년이라니. 돌아보면 2년 정도는 된 것 같다.

제이플로우: 정규 1집 <HYPNOSIS THERAPY>를 내고 1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바빴다. 짱유의 말처럼 우린 꽤 오래된 팀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힙노시스 테라피’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짱유: 우리 둘의 만남은 10년이 넘었다. 2년 전 혼자서만 음악을 하다 보니 음악적 과도기가 와서 제이플로우에게 도움의 요청을 보내자, 제이플로우가 먼저 “팀이 돼 앨범을 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시작됐다.

두 앨범을 거치며 작업 과정에도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제이플로우: 우린 매주 모인다. 작업실에서 나는 비트를, 짱유는 가사를 만든다. 이 루틴은 변함이 없다. 음악적으로는 전자 음악의 서브 장르를 파헤치곤 했다. 레이브 성향의 음악과 관련된 자료를 많이 찾아봤지. 영국 태생의 ‘정글’이라는 장르도 많이 참고했다.

이번 앨범은 어떤 이들이 즐겼으면 했나?

제이플로우: 젊은이들. 우리도 여러분처럼 살거든. 억압된 사회적 환경에서 벗어나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건 정규 1집과 정규 2집 모두 해당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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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비주얼에서는 심볼과 그래픽의 반복도 돋보인다.

제이플로우: 그래픽은 디자이너 마빈 킴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우리가 음악을 정보 값으로 보내면 마빈 킴이 이를 형상화한 이미지로 출력하는 식이다. 각 프레임을 중첩되어 아프리칸 스타일의 얼굴 형태가 만들어졌다. 우리도 원초적인 형태를 원했다.

짱유: 난 직관적인 사람이다. 이건 그냥 좋더라.

음악적으로는 어떤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썼나?

제이플로우: 좋아했던 장르의 음악적 색채를 녹이고자 했다. 힙노시스 테라피의 아이덴티티는 잃지 않으면서. 정규 2집의 제목이기도 한 ‘PSILOCYBIN’은 환각 버섯을 뜻한다. 여기서 우린 건강한 팀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려 한다. 다만 음악으로 최대한 환각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했다. 사운드와 가사에서 이런 포인트를 찾아내며 듣는 것도 앨범을 즐기는 다른 묘미가 되지 않을까.

‘포 온 더 플로어’ 장르의 분위기가 묻어나오는 듯도 하다.

짱유: 전자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작업했다. 누군가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제이플로우: 맞다. ‘포 온더 플로어’적 요소가 포함되면 클럽에서 틀 수 있을 법한 음악이 완성된다. 정규 1집 발매 당시에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전개하는 클럽에서 플레이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정규 1집의 반응을 토대로 사람들이 어떤 사운드에 반응하고, 춤추는지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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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의 ‘^_^’, ‘@_@’ 같은 트랙 명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

제이플로우: ‘@_@’의 원래 제목은 ‘헤롱헤롱’이었다. 그런데 영어 제목으로 쓰려니 번역이 어렵더라. 그래서 이모지로 대체했다. ‘@_@’은 곧 비디오가 나온다. 그때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거다. ‘^_^’는 이모지의 모양새처럼 행복하게 웃고 살자는 뜻을 내포한 트랙이다.

y2k92의 지빈, 재키와이, 이무기와 협업하기도 했다. 각각 어떤 역할을 기대하며 섭외했나?

짱유: 내 디스코그래피를 돌아보면 늘 여성 보컬과 합이 좋았다. 그래서 최대한 여성 뮤지션을 섭외하고자 했다. 각 트랙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를 고려해서. 우리 음악이 쉽게 녹아들기는 어려운 스타일이니까. 예상대로 이들은 자신의 몫을 잘 소화해 줬다.

더 협업해 보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제이플로우: 지금 당장 염두에 두고 있는 뮤지션은 없다. 정규 3집 제작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며 찾게 되겠지.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길을 단단히 가고 있는 뮤지션과 늘 협업할 생각이 열려있다.

공연을 염두하고 만든 트랙도 있나?

짱유: 없다. 보통 작업할 때 본능적으로 만들고 잊어버린다. 항상 현재를 산다. 뒤를 돌아보지 않는 타입인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2집의 두 번째 트랙 ‘ELEPHANT’는 제작 당시 라이브로 소화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제이플로우가 라이브로 해 보자고 했다. 그래서 무대에 올라섰더니 이상하게 에너지가 나왔다. 사실 모든 트랙이 무대에만 가면 그렇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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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노시스 테라피의 무대를 ‘거리 공연’ 형태로 꾸린다면 어떨까?

제이플로우: 1세대 레이브라 칭하고 싶은 ‘종로 퍼레이드’ 공연 같은 형태일 거다. 우리의 파티 브랜드 ‘머쉬룸 하우스’를 가지고 그런 걸 해 보고 싶다. 디제잉이든, 거리 공연이든 형태는 상관없다.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있다면 바다든, 산이든, 우주든 다 갈 수 있다.

힙노시스 테라피의 공연에는 어떤 사람들이 왔으면 하나?

짱유: 우리를 좋아하면 누구든 상관없다. 남녀노소. 할아버지든, 아기든…아기는 좀 그렇겠다(웃음).

‘SXSW 시드니’는 어떤 경험이었나?

제이플로우: 오는 2024년에는 ‘SXSW 텍사스’에도 참여한다. 최근 확정됐다. 아마 시드니에서 우리의 에너지가 컸나 보다. 준비해야 할 게 많다.

에너지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짱유: 반항심. 이 사회는 누군가를 평범한 사람들 속에 스며들게 만든다. 개성을 표현하기 어렵고. 무대에서는 어떤 과격한 행동을 해도 퍼포먼스라고 생각해 주니 더 강한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

특히나 어떤 요소에서 억압을 느끼나?

짱유: 조금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사회의 시선. 작은 것도 날카롭게 받아들인다.

제이플로우: 나는 이것의 근원을 알겠다. 우린 지방 출신이다. 인터넷도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지방에서 왔으니 거기서 오는 결핍이 컸다. ‘우리는 좀 더 다른 것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부산에서 온 짱유와 김해에서 온 나는 음악을 하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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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이 아닌데도 ‘종로’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나?

짱유: 제이플로우가 이 트랙을 완성한 후 “이 음악은 종로다!”라고 외쳐서. 다른 이유도 있다. 이 음악은 런던에서 탄생한 ‘정글’이라는 장르다. 이를 로컬라이징해서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 서울에서도 진짜 근원지라 할 수 있는 ‘종로’로. 그렇게 해서….

제이플로우: 그렇게 해서 정하게 됐다. 당시 빠져있던 1세대 레이브 문화를 담은 영상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들은 광화문 일대에서 트럭을 몰며 파티를 전개했다. 트랙에 들어가는 “한국사람이 하는…(중략)”이라는 내레이션도 샘플 클리어를 거친 것이다. 그분은 아직도 1세대 뮤지션으로 활동 중이다. 요즘 사람들보다 멋있지.

‘종로’ 뮤직비디오에 담긴 종로의 모습이 재미있다.

짱유: 난 종로에 산다. 보면 종로에 있는 사람들의 개성이 제일 강하다. 이런 동네의 모습을 담으면 어떨지 해서 곧장 찍었다. 실제로 평생 살면서 못 볼 사람들을 다 봤다.

제이플로우: 크레딧의 ‘종로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우연히 만났다. 콘티도 없이 종묘 주차장에서 나오며 촬영을 시작했는데, 오메가 사피엔이 지나가더라. 자기도 인터뷰하러 왔다기에 엑스트라로 출연시켰다. 마이크를 쥐고 노래하는 장면은 촬영 당시 근처의 할아버지가 “너희 누구냐” 하시기에 “저희 음악 하는 사람들입니다” 했더니 “그러면 와서 한 곡씩들 해!”라고 하셔서 마이크를 잡게 된 거다. 이어 골목에서 촬영을 이어가자, 식당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우리한테도 들려줘 봐”라고 하셔서 “좋지요”하고 마저 찍었다. 영상에서 구독을 누르신 아주머니는 뮤직비디오 공개 이후 댓글도 달아주셨다. 즐거운 추억이다.

그럼, 종로와 어울리는 룩이란 뭘까?

제이플로우: 편안한 옷.

짱유: 한복? 한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착장에 관해서 설명해 준다면?

짱유: <하입비스트>와 앞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내포했다. 오늘 입은 아우터웨어 두 종류는 오디너리피플, 팬츠는 커먼센스컨스트럭트, 액세서리는 베르크슈타 뮌헨 제품이다. 특별히 네온 컬러의 나이키 에어 포스 1에 힘을 줬다.

제이플로우: 최대한 ‘종로’ 뮤직비디오의 테마에 맞게 입었다. 선글라스는 모두 젠틀몬스터, 데님 베스트는 커먼센스컨스트럭트, 팬츠는 오디너리 피플. 오늘 입고 온 후디는 매일 음악 장비만 사는 나를 위해 선물한 베트멍의 후디이다.

힙노시스 테라피의 음악 및 콘셉트를 고려한 스타일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까?

짱유: 힙노시스 테라피 전에는 화려하고 특이한 스타일링을 선호했다. 요즘은 내추럴하게 입으려고 한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소위 ‘꾸안꾸’ 스타일을 시도 중이다.

제이플로우: ‘침착한 음악’을 할 때는 안경을 끼고, 힙노시스 테라피의 음악을 할 때는 선글라스를 낀다. 이게 확실한 차이다.

짱유: 제이플로우는 디제잉을 할 때도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다. 대신 밝고 작은 조명 하나를 꼭 옆에 두더라(웃음).

힙노시스 테라피의 음악을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짱유: 망치. 오함마.

제이플로우: 선글라스.

짱유: 세상을 똑바로 보고 싶지 않은가 봐(웃음).

힙노시스 ‘테라피’이지 않나. 누구를 치료하기 위한 음악을 만드나?

제이플로우: 우리의 에너지가 여러 사람에게 테라피와 에너지로 작용했으면 한다. 우리가 앨범에 투영했던 것이 대중에게도 전달되는 음악을 제공하고 싶다.

짱유: 창작자들. 우린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창작자들을 치료하고, 고민의 울타리 너머에 있는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팀이다.

‘테라피스트’로서 치유의 한 마디를 건넨다면?

제이플로우: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세요. 소셜 네트워크에 넘쳐나는 정보로 자신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라떼는’이 되는 것 같은데, 요즘은 우리때 처럼 자신을 오프라인으로 돌아볼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짱유: 눈치 보지 마. 아무도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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