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코어 패션 스타터 팩
권총 가방부터 점프수트까지, 위험해 보이는 패션 아이템.
근 몇 년 사이 틱톡의 알고리즘 파도를 타고 유행하기 시작한 ‘워코어’(warcore)는 여태껏 등장한 다른 패션 트렌드와는 다르다. 테크웨어, 고프코어 등이 목적성을 가진 의류에서 출발해 그 의도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과 달리, 워코어는 군복에서 영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장에 적합한 견고함 보다는 시각적으로 전투에 적합해 보이는 것을 주안점으로 두기 때문이다.
워코어 패션의 특징으로는 눈에 띄지 않기 위한 어두운 컬러,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를 넣을 수납공간과 총알도 거뜬히 막아낼 것 같은 디자인 등이 있다. 최근엔 고프코어 트렌드와 영향을 주고 받으며 고성능 소재가 활용되기도 한다. <하입비스트>는 글록의 가방부터 발렌시아가의 파카까지, 워코어 스타일에 적합한 특색있는 제품을 한데 모아보았다. 기능성 역시 고려했으니, 일부 아이템은 고프코어 스타일로 소화해 봐도 좋다.
발렌시아가, 파리 올 인 파카
발렌시아가 2023 SS는 조지아 내전을 목격한 뎀나의 기억에서 출발한 자전적인 컬렉션이었다. 당시 아디다스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칸예 웨스트를 필두로, 모델들은 군화 발굽 소리를 샘플링한 BFRND의 사운드트랙에 발맞추어 진흙탕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컬렉션에 녹아든 전쟁의 요소는 ‘파리 올 인 파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재킷 앞뒤엔 ‘발렌시아가’ 로고 프린트와 여러 개의 카고 포켓이 자리했으며, 내부에도 히든 포켓이 부착되어 수납력을 극대화했다. 견고한 조직감과 오버핏 실루엣 역시 특징이다. 가격 7백26만5천 원
글록, 슬링 백팩
실제 전투에 활용되는 제품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글록의 슬링백이 제격이다. 오스트리아의 방위산업체인 글록은 자동 권총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만큼 권총과 관련된 액세서리 제작에서도 일가견이 있다. 배낭엔 분리할 수 있는 두 개의 포켓을 포함해 총 다섯 개의 크고 작은 수납공간이 있어 대형 랩톱을 비롯해 다양한 물건을 편하게 수납할 수 있다. 백팩이 아닌 슬링백 형태로 제작되어 한여름에도 쾌적하게 맬 수 있는 것 역시 장점이다. 가격 65.99 달러, 한화 약 8만8천 원
햄커스, SSRC 멀티 패널 점프수트
햄커스는 공상과학 세계관을 바탕으로 여러 가상 행성의 기후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 그중 브랜드의 기술력과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반영된 대표적인 피스인 SSRC MPC 점프수트는 제품 하나만으로도 워코어 무드를 연출하기에 적합하다. 해당 점프수트는 햄커스가 상정한 세계관 속 구조대 유니폼으로, 포켓이 부착된 여러 겹의 패널로 구성됐으며 부위별로 장착된 드로우스트링을 조절해 체형에 맞게 착용할 수 있다. 가격 9백99 달러, 한화 약 1백34만 원
1017 알릭스 9SM, 택티컬 베스트
2018년 <보그>는 워코어 스타일을 런웨이에 올린 공로를 매튜 윌리엄스에게 돌린 바 있다. 그는 비행기 좌석 혹은 군용 벨트에 사용되던 롤러코스터 버클을 활용해 패션 신에서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 방탄조끼를 닮은 1017 알릭스 9SM의 택티컬 베스트는 그 버클이 무려 다섯 개나 장착된 상징적인 제품이다. 버클에서 오는 무게감은 제품의 대부분을 메시 소재로 구성해 완화했으며, 앞뒤에 부착된 벨크로 패치는 다양한 액세서리를 달 수 있게끔 했다. 다만 방탄, 방검 성능은 없다. 가격 1백74만 원
게릴라 그룹, KONSTRUKT 고어텍스 글러브
전장에서 전술 장갑은 냉기나 화기의 열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워코어 스타일에서 장갑은 그저 편하고 날렵해 보이는 것으로 충분하다. 게릴라 그룹의 컨스트럭트 고어텍스 글러브는 이런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는 동시에 견고하게 제작되어 아웃도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글러브는 3M 리플렉티브 디테일이 더해진 고어텍스 인피니움 원단으로 제작되어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는 동시에 멋도 챙겼다. 가격 1백 달러, 한화 약 13만4천 원
프라다, 모놀리스 브러시드 컴뱃 부츠
프라다의 우아한 이미지는 거칠고 투박한 전쟁의 이미지와는 사뭇 대비되어 보이지만, 모놀리스 컴뱃 부츠는 워코어 스타일을 논할 때 빠져선 안 될 제품이다. 이 부츠의 작은 카고 포켓과 러그 트레드 아웃솔이 수많은 워코어 스타일 부츠 디자인의 원조 격이기 때문. 한편 은은한 광택감이 돋보이는 브러시드 레더 소재는 기능성 원단이 주를 이루는 착장에 무게감을 더하기에 제격이다. 가격 2백22만 원
크리스찬 스톤, 파라코드 크로셰 바라클라바
크리스찬 스톤의 파라코드 크로셰 바라클라바는 특색 있는 워코어 룩을 연출하기에 적합한 아이템이다. 얼굴 전체를 감싸는 형태로 제작되어 얼굴을 적당히 가릴 수 있는 한편, 페이스 홀 덕에 눈과 코를 완전히 가리지 않아 바라클라바 특유의 답답함도 해소했다. 무엇보다 덴마크 특수부대의 그물망 바라클라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위협적인 무드를 배가할 수 있다. 가격 43만8천 원
코디 필립스, 쇼츠 NO.04
쇼츠는 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군 군복을 시작으로 밀리터리 복식의 역사를 함께 해온 아이템이다. 코디 필립스의 쇼츠는 유서 깊은 밀리터리 카고 쇼츠의 참신한 변용을 선보인다. 제품에 부착된 8개의 크고 작은 포켓은 스마트폰부터 수류탄까지 여러 물건을 안정적으로 수납할 수 있으며, 웨이스트밴드에 부착된 카라비너엔 자동차 키나 다용도 나이프를 달 수 있다. 크링클 나일론 소재로 제작된 덕분에 다림질할 필요가 없어 관리하기에도 용이하다. 가격 89 달러, 한화 약 12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