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라이드 먼스 앤썸
재미와 자유, 믿음과 연대를 위한 9곡.

6월은 전 세계 LGBTQ+와 앨라이들이 스스로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프라이드 먼스다. 한 달간 세계 곳곳에서 프라이드 마치, 퀴어 퍼레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프라이드 먼스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한국 또한 클럽에서는 파티로, 을지로 일대에서는 문화축제로 프라이드 먼스를 맞이하는 중이다. 그리고 파티와 축제에 음악이 빠질 순 없는 법. <하입비스트>가 프라이드 먼스를 기념하는 아홉 명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프라이드 앤썸을 모았다.
민수 ‘섬’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에요. 가사처럼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아무 걱정 없이 손잡고 뛰어놀고, 함께이고 싶어요. 현실에서는 사회적인 시선이 어느 정도 있다 보니, 스킨십을 할 때나 함께 다닐 때 눈치를 볼 때가 많거든요. 김문독, 포토그래퍼
슬레이터, ‘Mine’
‘프라이드’ 하면 재미와 자유가 떠오릅니다. 슬레이터의 ‘Mine’은 시즌에 딱 맞는 노래죠. 경쾌하고 중독적인 가사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걱정하지 않고, 친구들과 밤새 춤을 추고 싶어지거든요. 조나 아키, 아이돌 안무가
시크 ‘Chic Cheer!!’
전 세계 프라이드가 초여름부터 시작하잖아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뉴욕 월드 프라이드에서 런웨이를 하던 기억이 나요. ‘쇼걸’ 미니한이 클럽 트렁크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런웨이를 하던 때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도 들고요. 여러분도 운전을 할 때든 길을 걸을 때든 한 번 들어보세요. 지금도 듣고 있는데 신나네요. 앗싸. #loveislove. 미니한, 미니바한남 운영자
실베스터 ‘You Make Me Feel (Mighty Real)
1978년도에 나온 이 디스코 클래식을 들으면 UK 퀴어 클럽의 밤이 떠올라요. 자유를 지지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선언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축하하는 곡인데요. 실베스터는 1988년 에이즈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열렬히 성소수자 인권 지지자이자 에이즈 운동가로 활동했어요. 세상을 떠난 후 이 곡의 로열티를 모두 샌프란시스코 LGBTQ+ 비영리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죠. T.T.E, DJ,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 디바인 힘, 와이 올웨이즈 민트?!
아그네스 ‘Nothing Can Compare’
제가 프러포즈 받았을 때 스튜디오 한구석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예요. 프라이드 먼스의 생명력은 가장 개인적인 수준의 행복감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제가 가장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던 그 순간과 함께 한 노래가 제 프라이드 앤썸이에요. 밤비, 네온밀크 대표
유리스믹스 ‘Sweet Dreams’
제가 프라이드 애프터 파티에서 음악을 틀 때 매번 꼭 트는, 시대를 초월한 곡입니다. 나이와 지역을 모두 뛰어넘는 명곡이에요. 땀에 흠뻑 젖은 댄스 플로어와 거침없는 자유로움을 상징해요. 리그레이, DJ, 포토그래퍼, 셰이드서울 & 보이즈 오브 서울 파운더
제시 웨어 ‘That! Feels Good!’
제시 웨어의 네 번째 정규 앨범 <What’s Your Pleasure?>는 그의 커리어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어요. 앨범은 LGBTQ+ 집단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요. 어느 새부터 제시 웨어의 MV엔 논바이너리들이 등장해 보깅을 추기 시작했고, 페스티벌엔 그녀를 보기 위해 게이들이 모여들였죠. 평론가들도 그의 새로운 시도를 반겼어요. 훵키하고 그루비한 리프, 현란한 각종 관현악기들, 합창, 하이노트, 보컬 샘플 등이 드라마틱하고 화려한 전개와 맞닿으며 앤썸의 성향이 한껏 짙어진 곡이에요. 홀랜드, 최초의 커밍아웃 아이돌
조니 미첼 ‘Woodstock’
빛나지 않아도 돼요. 자신이 빛나고 있다는 걸 알면 되니까요. 타인의 말에서 믿음을 찾기보다, 그 믿음을 내면에서 발견할 힘이 우리에겐 있으니까요. 혼자 걷는 것도 아름답지만, 우리 함께 걸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은하수의 별들처럼 다 함께 빛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정글, 트랜스패런트 서울
콜린 셀프 ‘Dispossessed’
2019년 발매된 EP <Orphans> 수록곡이에요. 이름 없는, 소외된 비-생물학적 가족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요. 오케스트럴한 편곡이 주는 숭고함과 제목의 ‘박탈된, 빼앗긴’이란 의미와 반대되게 ‘새로운 세상으로 너와 함께 나아가길 갈망한다’로 시작하는 가사, MV에 등장하는 뉴욕 아티스트 찰린 인카르네트의 퍼포먼스까지, 공동체와 가족이 주는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순간 들으면 자유의 눈물과 박탈된 자들이 그려가는 무한의 자유를 느낄 수 있어요. 넷갈라, 뮤지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