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를 철회한 이유가 공개됐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도 원래 제작되지 않을 뻔했다.

스즈키 토시오 스튜디오 지브리 대표이사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여러 내용을 공유했다. 그는 <NHK> 단독 인터뷰에서 작품 홍보를 하지 않는 이유, 포스터를 홍보 수단으로 선택한 까닭,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를 철회한 이유 등을 밝혔다.
스즈키 토시오는 작품 홍보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내용을 미리 알려주지 않겠다는 방침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지금까지와 같은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영화 홍보 방식은 한 번 멈춰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홍보 방식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일본에서 ‘제작위원회’라는 방식을 고안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위원회란 복수의 스폰서가 공동으로 작품에 투자하고, 손실 혹은 이득이 생기면 투자 비율에 따라 이를 분배하는 방식이다. 스즈키 토시오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제작 시 이 방법을 처음 도입했다.
그는 제작위원회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영화관마다 얼마나 많은 관객이 올지 등을 엄청나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뻔한 흥행 성적밖에 보지 않게 된다”라며 “이걸 돌파하고 싶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도박을 해볼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도 처음엔 불안을 표했지만, 나의 ‘도박’에 동참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정보는 포스터 한 장만이 공개됐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그동안 고수해온 특별한 캐치프레이즈도 포스터에서 배재됐다. 이에 대해 스즈키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린 포스터는 사실 전신이 더 있다. 총 10가지를 만들었다”라며 “어떤 매체에서 포스터를 보고 ‘두 마리 새’라고 썼는데, 그게 굉장히 기뻤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제목과 그림 한 장으로 영화 내용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캐치프레이즈를 배제한 점에 대해서는 “없는 것이 곧 캐치프레이즈”라며 “여러 사람들이 직접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를 철회한 상황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번 그만두겠다고 말해 소란을 피운 사람이지만, 이번엔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그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7년 전 작품 기획서를 돌고 왔고 5개월 후 콘티를 완성했다”라며 “사실 작품 제작을 거절하려 했다. 나도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바친 청춘이 있다. 그가 은퇴하면 되찾으려고 했는데, 다시 빼앗아 가겠다는 거지 않나(웃음)”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서 토시오는 “콘티가 꽤 재미있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다잡고 ‘재미없다’라고 말하기로 마음 먹었다. ‘명작을 만들어낸 많은 영화감독이 마지막에 다시 만든 영화 중 성공한 영화는 한 편도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거절 의사를 밝히러 갔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에게 꼭 만들고 싶으며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꼭 도와달라고 말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제작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토시오는 작품 제작 방식에 대해 “젊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애니메이션 제작 스태프를 떠올렸다”라며 “미야자키 하야오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리는 사람을 찾아 작화를 맡기려 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후 콘티 제작이 끝난 후 미야자키 하야오가 먼저 제안한 작화 감독이 동일한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그는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가 직접 선택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토시오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모두 손을 댄 지난 작품과 달리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콘티 제작에 전념하고, 작화감독이 나머지를 구체화하는 체재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콘티는 ‘이런 걸 그릴 수 있을까!’ 식으로 자신은 못 그리는 대단한 걸 강요했다. 작화감독은 지지 않고 시도했고, 작품이 더 재밌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일본에서 7월 14일 개봉한다. 일본 외 개봉일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