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복각하고 싶은 국산차 7

포니만으론 부족하다.

자동차
4,526 Hypes

현대자동차가 디자인 원작자 조르제토 주지아로까지 등판시키며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했다. 이벤트성에 그쳤지만, 양산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은 반응은 예상 이상이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에겐 포니 외에도 괜찮은 차가 많았다. <하입비스트>가 살려만 낸다면 당장이라도 계약하러 뛰쳐나갈 한국의 클래식카 일곱 대를 사심 담아 꼽았다.

내일은 초음속, 기아 콩코드

Kia Motors

현대에 인수되기 전 독립 브랜드로 남아있던 시절, 기아엔 괴짜 엔지니어들이 많았다. 아직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완전한 의미의 제조사는 아니었어도 출력 좋은 엔진을 얹고, 차체 및 핸들링을 조율해 가며 평균 성능을 웃도는 화끈한 차를 여럿 만들었다. 콩코드는 기아가 패기로 밀어붙이던 1980년대 후반에 처음 나온 작품이다. 기아와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일본 마즈다의 카펠라를 기반으로 만든 중형 세단이었다. 모델명엔 당시 기아의 의도가 모두 담겨있다. 초음속 여객기로 유명했던 비행기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빠르고 고급스러운 세단이라고 대놓고 어필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뒤따라올 차 없이 독주할 만큼 성격 있는 세단이었으며 레이싱 대회에서도 우승을 독점하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단정한 외모와 반대로 달리기 좀 하는 세단. 지금 시대에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매력이다.

세기말의 클래식, 쌍용 칼리스타

지금 당장 복각하고 싶은 국산차 7, 르망, 엘란, 칼리스타, 포니, 복각 국산차, 스피라, 어울림 모터스, 한국 클래식카, 한국 올드카, 빈티지 한국차, 빈티지 국산차, 중고차, 갤로퍼 복각, 갤로퍼 페이스리프트, 기아 오피러스

KG Mobility

쌍용(현 KG 모빌리티)의 현행 모델 라인업을 생각해 보면 비현실적인 모습이지만, 분명 쌍용이 만든 차가 맞다. 그리고 1백 년 전도 아닌 1990년대에 만들었다는 사실은 충격을 더한다. 사실 칼리스타는 1970년대 영국의 ‘팬터 웨스트윈즈’라는 브랜드가 1930년대 유행하던 디자인으로 만든 차를 20여 년이 지나 쌍용이 다시 제작한 모델이다. 복각의 복각을 거친 셈이다. 디자인 덕분에 관심이야 많이 받았으나 가격이 흉폭했다. 2천만 원 아래로 거의 모든 차를 사던 시절에 그 곱절을 내야 구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2인승 구조는 실용성이 최우선이었던 당시 정서상 구매를 멈칫하게 했다. 결국 70여 대 생산을 끝으로 칼리스타는 쓸쓸히 퇴장한다. 하지만 ‘종의 다양성’이 존중받는 현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생산 기술이 발전해 가격도 현실적인 선에 묶어둘 수 있다. 21세기에 환생한 1백여 년 전 디자인의 신차라니. 재출시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이렇게 드림카가 하나 늘었다.

초심의 오프로더, 현대 갤로퍼

Hyundai Motors

30년 전만 해도 ‘찦차’라는 기괴한 단어로 SUV를 싸잡아 지칭했다. 하지만 장르가 점점 세분화하면서 ‘도심형 SUV’라는 개념까지 도입됐다. 투박했던 디자인이 순화되었고, 부드러운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수요에 의해 결정된 방향일 테니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각진 외형과 거침없이 돌무지를 달리던 때가 가끔 떠오르기도 한다. 갤로퍼는 야성의 시대를 대표하는 오프로더였다. 뼈대 역할을 하는 강철 프레임 위에 차체를 올리는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인 데다 네 바퀴를 모두 굴리는 사륜구동이다. 목표가 명확하다. ‘거칠고, 튼튼한 차’. 지금은 안전을 이유로 금지됐지만, 범퍼에 달린 금속 ‘캥거루 바’ 역시 이젠 보기 힘든 아련한 포인트다. 이런 SUV가 다시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지도를 펴고 험난한 목직지를 찾을 것만 같다.

눈물 젖은 고전, 기아 오피러스

거짓말 조금 보태면, 국산차인지 몰랐다. 그동안의 디자인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차체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경계 지어 투톤으로 구성하고, 당시 유럽차 사이에서 유행하던 ‘쌍눈이(트윈 헤드램프)’까지 달고 나온 모습이었다. 게다가 내수 버전의 경우 ‘KIA’ 대신 독자적인 엠블럼을 붙이고 나왔다. 어쭙잖은 금액으론 엄두도 못 낼 프리미엄 수입차 같았다. 이것이 오피러스에 대한 첫인상이다. 2003년 처음 출시된 오피러스는 1997년 부도 처리된 기아가 현대에 안긴 후 개발한 세단이다. 때문에 오피러스는 현대 에쿠스보다 한 급 아래에서 그랜저 XG와 승부를 봐야 했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았다. 디자인과 사양을 대대적으로 수정한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내고서야 시원시원하게 팔려나갔다. 하지만 판매량을 떠나 오피러스 첫 버전의 고아한 디자인은 다시 출시한다고 해도 근사할 듯하다. 마침 경쟁 모델 그랜저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급발진 중인 상황. 몇몇 디테일을 수정하고, 첨단 사양만 추가한다면 오피러스의 우아함에 동의한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을지도 모른다.

르망과 로망 사이, 대우 르망 레이서

Daewoo Motors

‘해치백의 무덤’.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특성을 말할 때 사골처럼 우려먹는 표현이다. 그러나 대중의 기호는 시대마다 변하기 마련이다. BMW 1시리즈나 미니의 대성공을 보면 더는 불변의 진리 같은 이야기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멋들어진 해치백이 있었다. 무려 3도어 형으로 길이까지 압축한 르망 레이서다. 르망은 GM의 브랜드 오펠이 만든 ‘카데트’의 국내 생산 버전이었다. 타깃 연령은 20~30대. 세단형과 달리 3도어 해치백은 철저하게 젊은 세대에게 어필했다. 더구나 바늘식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당시엔 혁신적이었던 LCD 계기판을 달아 첨단 그 자체를 타고 달리고 있다는 최면을 거는 듯했다. 쉐보레(전 대우자동차)가 ‘핫 해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르망 레이서를 상기했으면 한다. TV 광고에서 서프보드를 싣고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은 이런 문장을 흘려보냈다. “젊음의 현장에서, 르망 레이서! 넘치는 활력으로, 르망 레이서!”

근본의 패션카, 현대 스쿠프

지금 당장 복각하고 싶은 국산차 7, 르망, 엘란, 칼리스타, 포니, 복각 국산차, 스피라, 어울림 모터스, 한국 클래식카, 한국 올드카, 빈티지 한국차, 빈티지 국산차, 중고차, 갤로퍼 복각, 갤로퍼 페이스리프트, 기아 오피러스
90년대엔 참 기발한 자동차 이름이 많았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단언코 스쿠프였다. ‘스포티’와 ‘쿠페’를 합쳐 ‘Scoupe’라고 지었는데, 특종을 의미하는 ‘Scoop’처럼 들리기도 했다. 이름처럼 스쿠프는 이슈 제조기였다. 국산차 최초의 쿠페라며 주목받는가 하면, ‘오렌지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그들이 즐겨 타는 차로 뉴스에 단골처럼 등장했다. 하다못해 1990년 스쿠프를 출시하며 현대가 사용한 ‘Sports Looking Car’라는 용어도 이슈가 됐다. 작명 담당자들은 마케팅과 정직 사이에서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까. 생긴 건 분명 성난 듯 달릴 스포츠카였지만, ‘제로백’이 12초대에 머무는 평범한 성능이었으니까. 이제 현대는 ‘유사 스포츠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성장했다. 고성능차 개발 기술을 축적해 고성능 디비전 ‘N’까지 거느린 성숙한 브랜드가 됐다. 언젠간 ‘스쿠프 N’을 볼 수 있을까? 다시 한번 떠들썩한 특종을 기다린다.

잃어버린 로드스터, 기아 엘란

지금 당장 복각하고 싶은 국산차 7, 르망, 엘란, 칼리스타, 포니, 복각 국산차, 스피라, 어울림 모터스, 한국 클래식카, 한국 올드카, 빈티지 한국차, 빈티지 국산차, 중고차, 갤로퍼 복각, 갤로퍼 페이스리프트, 기아 오피러스
엘란은 지금도 전무한 국산 컨버터블 스포츠카인 동시에 시기를 잘못 만난 비운의 모델이다. 사연만 놓고 본다면 엘란을 이길 차는 없다.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열망을 내려놓지 않던 기아는 마침 휘청거리던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에서 엘란의 생산 라인을 들여온다. 기아가 개발한 엔진을 넣고, ‘방지턱 맛집’인 국내 도로 사정을 고려해 최저지상고를 높였다. 그런데도 보닛에서 빼꼼히 고개를 드는 팝업 헤드램프와 스포츠카다운 외형은 자동차 애호가들의 자제심을 뒤흔들고도 남았다. 하지만 출시 1년 만에 몰아친 IMF 시대에 고가 스포츠카가 낄 자리는 없었다. 엘란은 허무하게 짧고 굵은 전성기를 마쳤다. 지금 기아가 발 들이지 않고 있는 드문 영역 중 하나는 한때 엘란으로 채웠던 ‘로드스터’ 카테고리다. 그리고 엘란이 출시된 지 이제 30년이 다 되어 간다.

더 보기

이전 글

UN 사무총장, “지구 온난화는 끝났다”
테크

UN 사무총장, “지구 온난화는 끝났다”

2023년 7월은 역사상 가장 더웠다.

노엘 갤러거가 내한 공연을 발표했다
음악

노엘 갤러거가 내한 공연을 발표했다

‘곧 보자, 이 아름다운 놈들아!’

플레이시스 플러스 페이시스, 10주년 기념 캡슐 공개
패션

플레이시스 플러스 페이시스, 10주년 기념 캡슐 공개

캠페인 화보엔 센트럴 시가 등장한다.

브랜드 디렉터, 포토그래퍼, 댄서 등이 추천하는 목적별 해외 여행지 8
여행

브랜드 디렉터, 포토그래퍼, 댄서 등이 추천하는 목적별 해외 여행지 8

뭘 좋아할 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

7월 다섯째 주 주목할 만한 파티
음악 

7월 다섯째 주 주목할 만한 파티

릴리즈 파티 소식이 많은 한 주.


몽클레르 x 빌리네어 보이즈 클럽, 신규 컬렉션 출시?
패션

몽클레르 x 빌리네어 보이즈 클럽, 신규 컬렉션 출시?

나란히 배치된 두 브랜드의 시그니처.

‘D.P. 시즌 2’ 포함, 이번 주의 넷플릭스 신작 목록 공개
엔터테인먼트

‘D.P. 시즌 2’ 포함, 이번 주의 넷플릭스 신작 목록 공개

아이유, 박서준 작품도 있다.

업데이트: 앰부시 x 나이키 에어 모어 업템포 로우 ‘라임스톤’ 공식 사진 공개
신발

업데이트: 앰부시 x 나이키 에어 모어 업템포 로우 ‘라임스톤’ 공식 사진 공개

그래피티와 축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킬리언 머피, “‘바비 2’ 만들면 켄으로 출연할 의사 있다”
엔터테인먼트

킬리언 머피, “‘바비 2’ 만들면 켄으로 출연할 의사 있다”

‘바벤하이머’의 실현?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파리 2024’ 공개
패션

오메가, 씨마스터 다이버 300M ‘파리 2024’ 공개

2024 파리 올림픽의 공식 컬러가 사용됐다.

More ▾
 
뉴스레터를 구독해 최신 뉴스를 놓치지 마세요

본 뉴스레터 구독 신청에 따라 자사의 개인정보수집 관련 이용약관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