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인물이 꼽은 칸예 웨스트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
음악, 패션, 스니커 등.
<하입비스트>가 오랜만의 칸예 웨스트 내한을 기념해 여러 분야의 인물에게 그의 분야별 인상적인 순간을 물었다. 음악부터 스니커, 패션까지, 칸예 웨스트가 남긴 족적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White Dress’
칸예 웨스트를 처음 알게 된 건 그가 2집을 발매했을 때다. 당시 그를 보며 ‘왜 래퍼가 수트를 입고 공연을 하지?’라고 자문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이후 수트를 입고 찍은 그의 4집 콘셉트 아트를 보고선 나도 래퍼가 된다면 그처럼 입고 싶다고 생각했고, 5집 때는 그가 수트를 입었을 때 가장 멋지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리고 칸예 웨스트가 수트를 입고 랩을 하는 모습이 가장 잘 그려지는 노래는 바로 이 곡이다. 창모
‘Bound 2’
<Yeezus>의 다른 수록곡과는 고립된 따뜻한 순간이라 인상적이었던 곡. 일명 ‘올드 칸예’의 전통적인 힙합 샘플링 방식과 그가 당시 시도하던 새로운 음악적 실험 사이의 균형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여담으로 정식 발매되진 않았지만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프로듀싱한 버전도 있으니 함께 비교하며 들어보길 추천한다. 휘민
‘XTCY’
더 뉴 이어의 ‘My Bleeding Wound’를 완벽하게 샘플링했으며, 대충 한 랩은 트랙의 무드에 잘 녹아든다. 터무니없는 가사와 앨범 아트 또한 칸예 웨스트답다. 역시 음악에선 기술보단 감정과 느낌이 우선인가 보다. 그의 은퇴 전엔 이런 사운드로 채워진 앨범 한 장을 꼭 만나보고 싶다. 김심야
‘GOOD Fridays’ 프로젝트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전후 작업물이 모인 프로젝트다. 정식 음원이 아니기에 스트리밍 서비스에선 들을 수 없다는 희소성도 갖췄다. 이와 비슷하게 정식 음원 외에 칸예 웨스트가 피처링했거나, 프로듀싱 한 곡을 찾아 들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냥노창
이지 시즌 3
칸예 웨스트의 이지는 등장과 동시에 큰 화제를 이끌었지만, 브랜드 초창기의 제품은 내가 소비하기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세 번째 시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겼다. 쇼 연출은 여러 국내외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 레퍼런스로 차용될 정도로 뛰어났고, 샛노란 ‘갓 썬’ 컬러 시어링 재킷을 입은 이안 코너의 이미지 또한 너무나 강렬했다. 결국 난 거금을 들여 그 제품을 구매했고, 지금도 찬바람 불어오는 날이면 그 재킷을 꺼내입어 보곤 한다. 홍광일, 샘플라스 대표
이지 갭 엔지니어드 바이 발렌시아가
지금 세상에 넘치는 협업들은 대체로 더 비싸고 또 희귀한 걸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칸예 웨스트는 극도로 적은 양을 만들어 소수에게 판매하기보다, 자신이 ‘기본’이라 생각한 물건을 널리 퍼트리는 데 관심이 더 많은 듯하다. 갭과의 짧은 협업이 끝나기 직전에 출시된 ‘이지 갭 엔지니어드 바이 발렌시아가’는 아쉬운 순간이라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해당 컬렉션의 두 번째 드롭 상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협업은 철회되었고, 모든 상품은 내려갔다. 그러나 뎀나의 베트멍을 널리 알리고, 이후 <DONDA>로, 또 발렌시아가 협업으로 이어진 둘의 관계는 과거 눈에 띄는 명품 브랜드 사이를 배회하던 칸예 웨스트가 ‘예’로서 구현하는 세계관을 새롭게 장전한 출발점이 아니었나 싶다. 홍석우, 텍스고라운드/더네이비랩 디렉터
아디다스 이지 QNTM 배스킷볼
이지는 수많은 스니커를 발매했지만, 대부분은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 스니커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이 스니커는 아디다스의 스폰서를 받는 NBA 선수들도 경기 중에 착용하기도 했는데, 2020 NBA 올스타전에서 잭 라빈이 착용한 순간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루디, 스니커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의 자녀 등교
칸예 웨스트가 빌려온 소방차를 타고 자녀를 등교시키는 영상. 아이들은 모두 엄청나게 기뻐하고, 그 모습을 보며 칸예도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영상 말미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한다. “모두가 멋진 아빠가 되고 싶어 하는데, 때로는 그냥 소방관 모자를 써야 해요. 무슨 말인지 알죠? 가끔은 부활절 토끼 의상도 입어야 해요.“ 패션을 그렇게 중시하는 칸예가 자녀 앞에선 어떤 사람이 되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성수, 노예 웨스트 계정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