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피 넛츠 인터뷰: 일본에서 코첼라까지

랩 배틀 챔피언과 DJ 세계 챔피언이 뭉쳤을 때.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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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피 넛츠 인터뷰: 오사카에서 코첼라까지

랩 배틀 챔피언 R-시테이와 세계 DJ 챔피언을 거머쥔 DJ 마츠나가. 일본 힙합 신에서 각자의 정점을 찍은 두 남자가 뭉치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음원을 의심케 하는 또렷한 딕션의 랩과 현란한 스크래치의 턴테이블이 맞물리자, 이들은 세상에 없던 ‘크리피 넛츠’라는 하나의 장르를 탄생시켰다.

유일무이한 이 일본 듀오는 마침내 ‘Bling-Bang-Bang-Born’으로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발매와 동시에 천만 뷰를 기록하고 현재 7억 뷰를 돌파한 이 곡은 일본 로컬 신에서 단숨에 글로벌 신으로 이들을 이끌었고, 결국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는 <코첼라 2026 페스티벌> 라인업에 ‘크리피 넛츠’의 이름을 똑똑히 새겼다.

크리피 넛츠가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은 한국 역시 비켜가지 않았다. 작년 여름 <2024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울려 퍼진 ‘떼창’을 신호탄으로, 그런 팬들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화답하듯 마침내 크리피 넛츠가 첫 단독 콘서트로 서울을 찾았다.

이에 <하입비스트>는 <Creepy Nuts ASIA TOUR 2025 in Seoul> 현장에서 크리피 넛츠를 만나 이들의 현재와 다음 챕터에 대해 물었다. 일본과 한국, 그리고 코첼라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리피 넛츠 인터뷰: 오사카에서 코첼라까지

만나서 반갑다. 크리피 넛츠를 처음 접할 한국 독자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한다.

R-시테이: 오사카 출신 R-시테이다. 우리는 래퍼와 DJ 듀오로 활동하고 있다. 잘 부탁한다.

DJ 마츠나가: DJ 마츠나가다. 니가타현 출신이다.

최근 싱글 ‘Mirage’는 <Billboard Global Japan Songs Excl.> 1위를 차지했다. 어떤 곡인가?

R-시테이: 조금 더 요염하게 춤출 수 있는 곡. ‘Bling-Bang-Bang-Born’처럼 빠른 템포가 아니라서 우리들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을 거다. 가사도 ‘철야의 노래(よふかしのうた)’나 ‘타천(堕天)’과 세계관이 이어지는 속편 같은 내용을 담았으니 주목해 주면 좋겠다.

DJ 마츠나가: 사운드 측면에서는 우리가 이전에 도전하지 않았던 아프로 비트와 라틴 사운드를 시도했다. 앞으로도 이런 그루브의 곡들을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다. 

축하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코첼라 2026 페스티벌>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R-시테이: 어떤 라이브를 해야할 지 벌써부터 두근거리고 긴장하고 있다. 우리 노래가 글로벌에서 어떻게 통할지 궁금하다.

DJ 마츠나가: 정말 깜짝 놀랐다. <코첼라 2026 페스티벌>은 우리가 나갈 수 있는 무대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내년 4월인데 여전히 실감이 안 난다.

크리피 넛츠 인터뷰: 오사카에서 코첼라까지

<코첼라 페스티벌>은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로 불린다. 꿈을 이룬 셈인데 다음 목표도 생각하고 있나?

R-시테이: 한국 페스티벌에 이어 단독 공연을 연 것처럼, 코첼라 다음 스텝은 전 세계를 투어하며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싶다.

DJ 마츠나가: 좋은 곡을 많이 만들고 싶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곡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할 생각이다.

R-시테이의 대답처럼, 한국에서는 <2024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후 약 1년 만의 내한인데 소감이 어떤가?

R-시테이: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다. 지난 페스티벌에서 한국 팬들의 열기가 엄청나서 정말 기뻤다. 관객들이 떼창을 하는 걸 보고, ‘한국에도 우리 팬이 이렇게나 있구나’ 하고 확실히 체감했으니. 그래서 최대한 빨리 다시 오고 싶었다.

DJ 마츠나가: 나 역시 마찬가지다. SNS 댓글로 한국 팬들의 반응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눈앞에서 직접 리액션을 목격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페스티벌에서의 ‘떼창’도 정말 기뻤지만, 단독 콘서트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에는 우리만을 보러 와주는 공간이지 않나. 단독 콘서트를 서울에서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고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내한 소식이 알려지자 ‘크리피 넛츠 떼창 가이드’까지 생겨났다. 알고 있었나?

R-시테이: 전혀 몰랐다. 꼭 보고싶으니 인터뷰가 끝나면 링크를 보내달라. 우리가 미리 숙지하고 있으면 타이밍 맞게 마이크를 넘길 수 있지 않나.

DJ 마츠나가: 믿을 수가 없군···. 정말 기쁘다.

크리피 넛츠 인터뷰: 오사카에서 코첼라까지

이렇듯 한국 팬들의 열기가 뜨겁다. 특별히 ‘떼창’으로 듣고 싶은 곡이 있다면?

R-시테이: 역시 ‘Bling-Bang-Bang-Born’. 난이도가 높겠지만, ‘떼창 가이드’가 있으니 예습을 기대하겠다. 어렵다면 ‘오토노케(オトノケ)’의 ‘단다단’ 부분도 좋다.

DJ 마츠나가: ‘Bling-Bang-Bang-Born’이나 ‘오토노케(オトノケ)’를 떼창해주면 한국 팬들과 우리가 하나가 됐다는 엄청난 일체감이 느껴질 것 같다. 아니면 ‘철야의 노래(よふかしのうた)’ 후렴 부분? “오예!”는 따라 부르기 쉽잖아.

사상 첫 아시아 투어이자 한국에서의 첫 단독 콘서트다. 가장 신경 쓴 포인트는 무엇인가?

DJ 마츠나가: 셋 리스트. 매번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지만, 이번에는 더 세심하게 고민했다. 예를 들자면 새로운 앨범 <REGION>의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트랙을 배치했달까. 이번 셋 리스트를 들으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장르를 하는지 알 수 있을 거다.

R-시테이: 나 역시 셋 리스트다. ‘Bling-Bang-Bang-Born’이나 ‘오토노케(オトノケ)’처럼 우리를 세계에 알린 곡부터, 내가 자신 있는 곡들까지 촘촘하게 구성했다.

‘자신 있는’ 곡들?

R-시테이: 전부 다 자신 있지만, 굳이 꼽자면 ‘철야의 노래(よふかしのうた)’와 ‘타천(堕天)’. 우리가 기존에 하던 곡들과 무드도, 사운드도 다르기 때문에 셋 리스트에서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모든 곡이 빛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크리피 넛츠 인터뷰: 오사카에서 코첼라까지

R-시테이의 랩 스킬과 딕션, DJ 마츠나가의 라이브 비트메이킹은 경이로울 정도다. 타고난 건가?

R-시테이: 전혀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된 건 내가 하고 싶고, 재밌고, 끝났을 때 기분 좋은 것들을 한 곡에 쏟아내면 지금의 스타일이 된다는 거다. 오로지 즐기면서 연구한 결과물이다.

DJ 마츠나가: 디제이는 오로지 ‘연습’.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긴 시간을 들여 연습하는 것이 그대로 실전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연습은 주로 어떻게 하나?

DJ 마츠나가: DJ의 연습은 결국 ‘시간 투자’다. 긴 시간을 들여 연습하는 것이 그대로 실전에 반영된다고 생각한다.

R-시테이: 이렇다할 특별한 연습 방법은 없다. 실전 라이브 무대에서 가장 많이 배운다.

실전에 강한 걸 증명하듯 관객에게 무작위로 단어를 받아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무챠부리’도 유명하다. 준비했나?

R-시테이: 이번에는 없다. 한국어를 랩에 쓸 정도로 잘하지는 못하지만, 공연의 분위기를 띄울 한국어 단어들은 알아보고 있다. ‘손들어’, ‘뛰어’, ‘소리 질러?’. 오히려 내가 꼭 알아야 할 한국어 단어가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하나 알려주자면, 한국 팬들 사이에서 R-시테이는 ‘지정이 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R-시테이: 지정이 형? ‘R-指定’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한국 이름을 지어줘서 고맙다.

DJ 마츠나가: ‘지정’이라는 이름이 생겨서 부럽다. 나도 한국말로 이름이 생기도록 본명을 바꿔야겠다. 나는 ‘마츠지정 형’으로 불러 달라.

크리피 넛츠 인터뷰: 오사카에서 코첼라까지

어느덧 콘서트가 시작되기까지 두 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내한 공연에서 한국의 치킨 버거 ‘맘스터치’를 샤라웃해 화제를 모았는데, 오늘 공연이 끝나면 선택할 크리피 넛츠의 첫 한국 음식은 뭔가?

R-시테이: 사실 어제 한국에 도착했을 때 불고기, 부대찌개, 족발, 치즈 돈까스, 만두 전골이 다 나오는 식당에 다녀왔다. 정말 맛있었다.

DJ 마츠나가: 한국은 요리를 시키면 밥이 하나씩 다 나오더라. 너무 많이 주문해서 밥이 10개가 나왔다. 깜짝 놀랐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R-시테이: 한국에 더 빈번하게 와서 공연하고 싶다. 반대로 우리를 알게 된 한국 팬들이 우리 공연도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일본에 온 김에 관광도 하고.

DJ 마츠나가: 한국 아티스트와 협업도 하고 싶다. 오히려 우리가 잘 모르는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으니, 이 인터뷰를 보게 된다면 추천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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