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데뷔 이후 한결같은 속도로 달려온 이들.

음악 
68 0 Comments

밴드 신에는 혜성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예들이 부지기수지만, 밴드 더 폴스 10년째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음악을 지켜오고 있다. <하입비스트> 1년 만에 다시 마주한 그들은 각자 한층 선명해진 색깔만큼 팀의 완성도도 높아졌다며 조용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변에서 이들을직장인 같다고 농담해도 멤버들은 크게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앨범 작업에 돌입하며 정해진 시간에 스튜디오에 모여 매일 일정량의 작업을 해내자는 자체 규칙까지 세웠다고 한다. “영감이 안 떠오르면 떠오르게 만든다는 각오로 창작에 임하는 모습에서는 다소 전투적인 기색마저 느껴진다. 자유분방한 록스타의 허세 대신 성실함을 선택한 이 아이러니한 근면함이야말로, 더 폴스만의 색깔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기반이다.

그리고 더 폴스의 10주년이자 특별한 이정표였던 첫 단독 콘서트 ‘SPACE BOYS’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들은 새 싱글 ‘Dancing Bird’를 내놓으며 또 한 번 쉬지 않고 날아올랐다. 데뷔 이후 한결같은 속도로 달려온 이들은 지금도 뚜렷한 방향을 잃지 않고 있다. 과연, 그들을 그렇게 오래도록 움직이게 만든 힘은 무엇일까. <하입비스트>와 더 폴스의 다니엘, 황제, 경배 세 멤버가 함께한 인터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더폴스, 김다니엘, 김경배, 이황제, 다니엘

<하입비스트> 1 만에 다시 만났네요. 지난 1, 더폴스에게 가장 변화는 뭐였나요?
다니엘: 벌써 1년이나 지났나요? 지난 1년은 저희 멤버 개개인이 음악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룬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각자 자기만의 색깔을 더 뚜렷하게 찾으면서, 팀 전체의 음악적 완성도도 함께 높아진 느낌이에요.

황제: 저희 음악의 방향성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경배: 무엇보다도, 저희 세 명의 유대감이 훨씬 더 단단해졌어요.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깊어졌고요.

더폴스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사람의 이야기에 따르면, 멤버들은직장인 다름없어 보인다고 하더군요.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니엘: 앨범 작업을 시작하면서 저희는 실제로 출근 시간을 정해뒀어요. 정해진 시간에 스튜디오에 모여서, 매일 일정량의 작업은 꼭 해내자고 서로 약속했죠. 영감이 안 떠오르면, 떠오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어요. 하하.

지난 인터뷰에서 다니엘은 전투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했어요. 아직도 그런가요?
다니엘: . 앞으로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마음 한켠에선 쉬고 싶어질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두 밴드를 하는 건 즐겁습니다.

조금 쉬고 싶지는 않나요? 계속 한결같이 달리다 보면 지치기도 텐데.
다니엘: 그 마음은 데뷔 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여전히 매일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내려고 하는 건 똑같아요.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는 노력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를 더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알게 됐다는 거예요. 예전엔 무작정 전력질주했다면, 지금은 필요한 곳에 집중해서 하나씩 채워가는 법을 배운 느낌이에요.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적당히라는 기준이 자연스럽게 통하는 지점이 생긴 것 같아요.

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더폴스, 김다니엘, 김경배, 이황제, 다니엘

단독 공연 ‘SPACE BOYS’ 무사히 마쳤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다니엘: 정말 꽤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열심히 준비했던 단독 공연이었기 때문에 끝나고 나니 뭔가 후련하면서도 마음 깊이 감사함이 남는 시간이었어요. 관객 분들의 모습이 참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황제: 이번 공연이 부모님께서 처음으로 직접 보러 와주신 공연이었거든요. 이제야 조금은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기뻤어요.

경배: 이번 공연은 참 특별했던 거 같아요. 연주를 하면서 문득 지난 10년간의 무대와 공연들이 필름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아티스트로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던 공연이었어요.

전에 발매한 EP부터 이번 단독 공연 ‘SPACE BOYS’까지, 꾸준히 ‘SPACE’라는 키워드를 이어가고 있어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다니엘: 저희가더 폴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극점을 노래하는 밴드라는 타이틀을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극점이라는 개념을 조금 더 넓은 시야로 확장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우주(Space)’라는 테마로까지 확장하게 됐어요.
EP <The high tide club>
에 등장하는 ‘Space’는 작은 방의 의미였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지구 바깥의 공간까지 나아가는 흐름을 담고 있어요.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점점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그런 서사를 저희 음악 안에 녹여내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도 이 ‘SPACE’라는 키워드를 통해 다양한 해석과 이야기들을 이어가고 싶어요.

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더폴스, 김다니엘, 김경배, 이황제, 다니엘

공연이 끝난 불과 2 만에 싱글 ‘Dancing Bird’ 발매됐습니다. 쉬어갈 틈도 없이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싱글 ‘Dancing Bird’ 어떤 곡인가요?
다니엘: 나이가 들고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 상실과 공허함을 상상하며 가사를 썼어요. 더 이상 새처럼 자유롭고 가볍게 춤출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추억이 서린 그 따뜻했던 풍경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차갑고 복잡한 도시의 콘크리트로 대체되어 가는 모습을 떠올렸죠.
그 안에서 여전히 영원을 꿈꾸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춤추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 그런 감정들이 이 노래의 중심을 이루고 있어요. ‘Dancing Bird’는 어쩌면 잃어버린 시간 속 자유와 사랑을 향한 작지만 간절한 몸짓일지도 몰라요.

최근 영감 받은 음악, 영화, 혹은 누군가가 있나요?
다니엘: 오랜만에 Beck <Sea Change>를 계속 돌려 들었어요. 어릴 때도 분명 좋아했던 앨범인데, 이번에 다시 들으니 새삼 새롭게 들리는 디테일들이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정말 멋진 앨범입니다.

황제: 이번에 오아시스 내한 공연을 다녀왔었는데요. 그 공연 자체가 제게 새로운 열정과 영감이 된 것 같습니다.

경배: 최근에 슬럼프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요, 초심을 찾자는 마음으로 Dave Grohl의 음악을 다시 듣게 됐어요. 그 덕분에 슬럼프도 사라졌고,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더폴스, 김다니엘, 김경배, 이황제, 다니엘

다니엘은 얼마 수액 맞는 SNS 스토리를 올렸던데, 멤버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 솔직히 어떤가요? 걱정, 혹은 조금의 답답함도 있을 같아요.
황제: 당연히 걱정이 되고, 당장의 멋있고 좋은 작업물도 좋지만 더 오래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고에는 감사합니다.

경배: 걱정이 정말 큽니다. 제가 앞으로 혼내 가면서 몸 관리 시켜야겠습니다 (웃음).

더폴스 멤버들은 요즘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나요?
다니엘: 요즘은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다 보니, ‘이너 피스’를 외칩니다. 정신없으면 놓치기 쉽상이니까요.

황제: 저는감사하자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많이 합니다. 조금 바쁘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도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말이에요.

경배:초심을 잃지 말자입니다. 드럼이라는 악기와 음악을 대하는 열정,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항상 정말 불타오르던 시절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명이 함께 오래 일하다 보면, “이건 말하지 않아도 알겠구나싶은 부분이 생기잖아요. 반대로 여전히이건 모르겠다싶은 지점도 있을까요?
다니엘: 왜 저러지 싶을 때가 많죠. 특히 경배요 (웃음). 근데 저도 이제 물드나 싶어요.

황제: 다니엘의 쉬는 날과 경배의 점심 메뉴 선택.

경배: 둘 다 저의 손바닥 안에 있기 때문에, 딱히? (웃음).

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더폴스, 김다니엘, 김경배, 이황제, 다니엘

새로운 협업이나 다른 아티스트와의 교류 계획이 있을까요?

다니엘: 다른 아티스트들과 대화를 나누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어쨌든 저희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멤버들끼리만 바라보며 살게 되다 보니, 그런 대화들이 좋은 창구가 되는 것 같아요. 다만, 협업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살짝 들려주세요.
다니엘: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가 지금 새로운 스튜디오로 이전하고 있는 중이에요. 더 좋은 사운드를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고민하다 보니, 결국엔 작업 공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당장 앨범에 엄청난 변화가 생길 정도는 아니겠지만, 환경이 좋아지면 저도 그렇고 밴드 멤버들도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더폴스를 설명하는 마디.
다니엘: 친구. 이보다 더 잘 맞는 단어가 또 있을까요?

더 폴스 인터뷰: 춤추는 세 마리의 새처럼, 더폴스, 김다니엘, 김경배, 이황제, 다니엘

더 보기

이전 글

코르티스 인터뷰: K-팝의 다음 챕터
음악 

코르티스 인터뷰: K-팝의 다음 챕터

힙합 붐은 온다.

제이통 인터뷰: 오직 직진의 종착지
음악 

제이통 인터뷰: 오직 직진의 종착지

“바다가 한강이랑 같은 줄 아나.”

매미 인터뷰: 시대가 부화시킨 록스타
패션 

매미 인터뷰: 시대가 부화시킨 록스타

Presented by kangol
껍질을 벗고, 기타를 울리다.


이브 인터뷰: ‘나답다’는 말의 무게

이브 인터뷰: ‘나답다’는 말의 무게

이달의 소녀 이브가 아닌, 오늘의 이브.

11월 셋째 주 주목할 만한 이주의 파티 5
음악

11월 셋째 주 주목할 만한 이주의 파티 5

서울에서 베를린의 밤이 펼쳐진다.

업데이트: 포터 x 스톤 아일랜드 컬렉션 출시 정보
패션

업데이트: 포터 x 스톤 아일랜드 컬렉션 출시 정보

최초로 의류 아이템이 출시된다.

온 x 뷰로 보르쉐 ‘아이콘’ 컬렉션 공개
패션

온 x 뷰로 보르쉐 ‘아이콘’ 컬렉션 공개

새롭게 등장한 워터프루프 재킷까지.

꼼 데 가르송 셔츠 x 아식스 젤-카야노 14 공개
신발

꼼 데 가르송 셔츠 x 아식스 젤-카야노 14 공개

꼼 데 가르송의 향기가 풍긴다.

스파이크 리가 공개한 리바이스 x 에어 조던 3 퍼스트룩
신발

스파이크 리가 공개한 리바이스 x 에어 조던 3 퍼스트룩

루머로만 떠돌던 스니커의 실물이 목격됐다.

알파 인더스트리 x 페기 구 협업 공개
패션

알파 인더스트리 x 페기 구 협업 공개

페기 구 답다.


업데이트: 니고 x 나이키 에어 포스 3 로우 ‘킨츠기 팩’ 출시 정보
신발

업데이트: 니고 x 나이키 에어 포스 3 로우 ‘킨츠기 팩’ 출시 정보

니고의 첫 도자 전시가 열린다.

오클리 팩토리 팀 x 브레인 데드 25 FW 컬렉션 공개
신발

오클리 팩토리 팀 x 브레인 데드 25 FW 컬렉션 공개

한층 더 실험적이다.

이븐 리얼리티스, G2 스마트 글라스 & R1 스마트 링 공개
테크

이븐 리얼리티스, G2 스마트 글라스 & R1 스마트 링 공개

언어가 번역되는 진짜 ‘미래 안경’.

수능이 끝나고 몰아보기 좋은 OTT 시리즈 9
엔터테인먼트 

수능이 끝나고 몰아보기 좋은 OTT 시리즈 9

‘하입비스트’ 어른들이 직접 선별했다.

반스 ‘올드스쿨 36 펄라이즈드’ 공식 출시
신발

반스 ‘올드스쿨 36 펄라이즈드’ 공식 출시

빈티지한 질감.

골드윈 x _J.L-A.L_ 두 번째 협업 컬렉션 출시
패션

골드윈 x _J.L-A.L_ 두 번째 협업 컬렉션 출시

자연과 기술 사이.

More ▾
 
뉴스레터를 구독해 최신 뉴스를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