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파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8선
시위가 아트 위크를 뒤흔들고 있다. 아방가르드한 이미지부터 제니 홀저의 빛의 선언문까지, 급변하는 세계에 맞서기 위해 예술가들이 그려낸 다채로운 상상력을 만나보자.
지금 파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8선
시위가 아트 위크를 뒤흔들고 있다. 아방가르드한 이미지부터 제니 홀저의 빛의 선언문까지, 급변하는 세계에 맞서기 위해 예술가들이 그려낸 다채로운 상상력을 만나보자.
그랑 팔레만으로는 ‘아트 바젤 파리(Art Basel Paris)’를 온전히 담아내기 부족하다. 예술계에서 가장 기대되는 주간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행사는 올해 5회째를 맞아, 페어 현장과 위성 전시, 심지어 애프터 파티에서 오가는 대화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각과 가능성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유독 절박하게 다가온다. 교육 예산 삭감과 물가 상승에 반대하는 시위로 인해 여러 페어, 미술관, 갤러리가 주말 프로그램을 축소해야 했다. 메인 행사가 갑작스럽게 막을 내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백 년 동안 예술가들이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했던 주제인 현실의 삶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화이트 큐브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 안의 시각을 정의하고 있다. 새로운 관점, 조상의 역사, 그리고 파리 자체의 시위 역사로의 여행에 이르기까지, 내년까지 진행되는 많은 전시들은 예술가들이 자신이 속한 세계에 맞서고 그것을 새롭게 상상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J’ai Vu’,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2027년 2월 21일까지.
제니 홀저의 텍스트에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의 ‘The History of Tears’, 부르스 드 코메르스(Bourse de Commerce)
2027년 1월 25일까지.
바바라 크루거의 대규모 부르스 드 코메르스 커미션 작품은 그녀 자신의 예술적 발자취는 물론, 우리를 지배하는 시각적 시스템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평가한다. 로툰다를 가로지르는 텍스트, 비디오, 콜라주 스트림은 권력, 섹슈얼리티, 소외의 문제를 조명한다. 1997년 제프리 다이치(Jeffrey Deitch)의 18 우스터(Wooster) 공간의 포문을 연 1996년 비디오 작품 ‘Power, Pleasure, Desire, Disgust’와 공간 곳곳에 굵고 크게 확대된 조지 오웰(George Orwell) 및 에메 세제르(Aimé Césaire)의 명언을 놓치지 말 것. 1984에서 영감을 받은 그녀의 바닥 설치 작품에서 그 의미를 확인해 보자: “미래의 이미지를 원한다면 인간의 얼굴을 짓밟고 있는 장화를 영원히 상상하라.”
이브라힘 마하마(Ibrahim Mahama)의 ‘The Harvest Season’,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Fondation Cartier)
2027년 2월 28일까지.
산업화된 과거의 잔재는 이브라힘 마하마의 The Harvest Season에서 내일의 원재료로 재탄생한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가나 출신 작가 이브라힘 마하마는 그의 오랜 협력자 9명의 작품과 함께 새로운 신작과 대표적인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사물, 건축, 인프라가 어떻게 제작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지 살펴보는 그의 작업 방식은 재창조 그 자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그의 고향인 타말레(Tamale)에 위치한 유리병 공장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처음 선보인 ‘Things Fall Apart’다.
니시무라 유(Yu Nishimura)의 ‘Towards a Sea’, 라파예트 안티시파시옹(Lafayette Anticipations)
2027년 1월 3일까지.
니시무라 유의 파리 첫 개인전 Towards a Sea는 현재까지 그의 개인전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편안한 시선을 사로잡는 섬세한 터치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 일본 작가는 라파예트 안티시파시옹에서 드로잉부터 대형 회화에 이르는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나가와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받은 니시무라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해변의 영묘한 특징으로 시선을 돌렸다. 풍성한 무드와 풍경으로 가득 찬 작품들은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아주 사소한 순간에 숨겨진 신비로움을 풀어내어 시각적 깨달음을 선사한다.
‘Rafael Pavarotti: Photographer’, 장식미술관(Musée des Arts Décoratifs)
2027년 5월 2일까지.
하파엘 파바로티(Rafael Pavarotti)는 패션 사진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업계 내에서의 재현과 소속감, 그리고 넓게는 이미지 문화에 도전장을 내미는 작가다. 잡지 표지부터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200여 점의 작품을 장식미술관의 소장품과 함께 배치하여 새로운 회고전을 선보인다. 화려한 색감과 고도의 양식화를 보여주는 그의 사진은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서 자랐던 시절의 색채를 연상시킨다. 자연환경, 전통, 가모장제는 그의 핵심 영감의 원천이며, 이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조각에 가까운 강렬하고 화려한 색채의 결과물로 탄생시켰다.
실비아 켄(Sylvia Ken)의 ‘Land and Sky’, 카산드라 버드(Cassandra Bird)
2027년 1월 17일까지.
호주 원주민 예술가 실비아 켄은 별을 바라보며 땅에 뿌리를 둔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지의 풍경과 천상의 가족들을 섬세하게 점으로 표현한 그녀의 회화는 세대의 무게를 담아낸다. 이 작품들은 남호주의 신성한 장소들을 기존의 풍경화 방식을 뛰어넘는 형태로 형상화하여, 조상의 기억, 고국(Country), 우주를 결합시켜 압도적인 장엄함을 넘어선 생동감 넘치는 구도를 보여준다.
라 셰펠 생 루이 드 라 살페트리에르(La Chapelle Saint-Louis de la Salpêtrière)의 오프스크린 파리(OFFSCREEN Paris)
2026년 10월 25일까지.
그랑 팔레의 프로그램은 일찍 막을 내렸지만, 파리의 많은 위성 행사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가장 독특한 페어 중 하나인 오프스크린은 이번 주 파리에서 가장 실험적인 이미지 기반의 설치, 사진, 영화, 경험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17세기에 지어진 예배당을 배경으로 한다. 아방가르드한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올해 에디션은 마하마의 설치 작품을 포함해 29명의 예술가가 참여하며, 초청 작가인 아나 멘디에타(Ana Mendieta)의 작품도 전시된다.
‘Estampes choisies’ 그룹전, 갤러리 르롱(Galerie Lelong)
2026년 11월 14일까지.
인간의 몸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갤러리 르롱에서 열리는 그룹전의 핵심 주제다. 마마 안데르손(Mamma Andersson), 날리니 말라니(Nalini Malani), 앨리슨 사르(Alison Saar) 등 각기 다른 국적의 트리오가 참여하는 이 판화 셀렉션은 세계관 구축에 있어 세 가지 뚜렷한 기술적, 스타일적 접근 방식을 조명한다.
특히 인도의 분단 시절 난민이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뭄바이 출신의 선구적인 예술가 말라니의 작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신화와 역사를 통해 그녀는 우리가 과거를 이해하는 방식과 그것이 현재에 미치는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갤러리 및 미술관 운영 시간은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