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나이키 덩크 SB의 역사
덩크 ‘농구화’는 어떻게 스케이트보드 신의 풍운아가 되었나.
덩크의 시작은 코트 위였다. 1985년, 나이키는 대학 농구 선수들을 위한 농구화를 디자인한다. 유니폼처럼 학교마다 각기 다른 색깔을 입힌 운동화였다. 각설하고, 그래서 이 농구화는 어떻게 스케이트보드와 스트릿 컬쳐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을까?
덩크를 지금의 덩크로 만든 건 ‘컬러’다. 당시 덩크는 각 농구팀을 구별하고자 화려하고 눈에 띄는 색깔로 디자인되었다. 지금이야 메탈이나 플라이니트 등 온갖 소재와 색감의 운동화가 넘쳐나지만, 그때만 해도 운동화는 흰색이나 단조로운 단색으로 제한되었던 시대. 덩크 특유의 화려한 색상은 ‘센세이션’에 가까운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우수한 내구성과 편안한 착화감까지 삼박자를 이루며 거리의 젊은 스케이트보더마저 매료시켰다. 덩크의 혁신적인 색깔과 디자인은 그 자체로 스트릿 컬쳐의 자유와 반항 정신을 대변하기 충분했다. 그렇게 이 운동화는 보더들에게 이식되었다.
보더들의 발에서 발로 전해지며 거리를 점령한 덩크는 2000년대 초반 스트릿 컬쳐와 함께 본격적인 발화를 시작했다. 2002년 3월, 나이키는 아예 덩크의 스케이트보더 라인을 따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프로 보더들을 영입해 스케이트에 최적화된 덩크를 재설계한 것. 두꺼운 혀와 줌에어 백 패드로 보강한 스케이트보드 전용 운동화, 덩크 SB는 이렇게 탄생했다.
여기까지가 나이키 덩크 SB의 역사. 스포츠와 서브컬쳐를 넘나드는 덩크의 패션 시장 제패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나이키가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한 단편 만화 ‘THE NIKE DUNK SB: A VISUAL HISTORY’를 통해 나이키 덩크 SB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