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카트처럼 뽑아 쓰는 코인 '쉐어 스툴'
공원 의자라고 움직이지 말란 법 있습니까.




왜 공원 의자는 한자리에 정착해야 할까? 스톡홀롬 디자이너 토마스 베른스트란드는 공공장소에도 이동 가능한 의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는 나무 밑에 혼자 앉는 걸 좋아하고, 어떤 이는 햇살 아래, 누군가는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앉는 걸 즐기는데, 붙박이 의자는 그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없음을 개탄하면서. ‘오늘 내가 앉고 싶은 자리’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날씨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는 의자를 찾아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방문자가 앉고 싶은 곳 어디든 함께할 수 있는 이동식 ‘쉐어 스툴’이다.
2월 초 열린 스톡홀롬 가구 박람회에서 선뵌 이 제품은 아웃도어 브랜드 놀라의 공공 ‘스트리트 퍼니처 시리즈’. 생김새는 공항이나 슈퍼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롤리와 비슷하다. 다른 의자와 함께 묶일 수 있게 체인이 부착되어 있고 동전으로 잠금장치를 작동하는 방식이다. 물론 도난 가능성은 있지만 공원 방문객들이 뒷자리를 깨끗이 치우리라는 기대가 더 크다. 1유로의 양심을 믿는 것. 내구성과 무게를 위해 메탈 소재를 사용했다. 쉽게 옮길 수 있게 바람처럼 가벼워야 하지만 정말 바람에 날아가면 곤란하니까. 신개념 ‘쉐어 스툴’은 층층이 쌓아 수납할 수 있어 공원의 미관을 깔끔하게 살리고, 제초 시 길을 비켜주는 쓸모 있는 의자다. 공원은 물론 광장이나 쇼핑센터에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